경희대 보드 게임 클럽 ‘Nuf’

‘시대에 역류하는 재미’라는 뜻에서 Fun을 뒤집은 Nuf. ‘Nuf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왔으나 무감각한 인테리어와 몇 개의 테이블이 전부인 이곳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과연 무엇이 이곳을 소문나게 만든 것일까?

“제가 장사꾼 기질이 없어서 이렇게 꾸며 놓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디지털 시대의 부적응자라고 일컫는 주인이 아날로그적으로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러기에 이 곳의 장점은 쉽사리 눈으로 찾기 어렵다.

그렇다. 첫 번째 특징은 매달 보충되고 있는 게임. 매달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보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본다면 그 유행을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이곳 Nuf에서는 최대한 게임을 수집하고 번역해서 보드 게임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기존의 인기 게임만을 보유해도 너끈히 운영을 될 것 같아 보이지만, Nuf의 주인 스스로가 보드 게임 매니아인지라 신


작 게임을 놓칠 수가 없다.
두 번째 특징은 바로 가족과 같은 분위기. 이 곳에는 ‘현지 용병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좁은 가게가 혼잡할 때는 단골 손님들이 무보수 아르바이트 생이 되어서 게임 설명도 하고 서빙도 한다. 그러니 어수선할 수밖에. 하지만 이것이 바로 Nuf의 장점이다. 그래서 보드 게임 카페라는 이름 대신 클럽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한 쪽에선 벌칙을 받는 사람이 각 테이블을 돌며 ‘사랑한다’는 인사를 한다. 이곳에서는 그다지 낯선 풍경이 아니라고. 게이머끼리 부킹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종 고수들과 자웅을 겨루기도 쉽다.

‘Nuf’의 사장님이 조용히 귀띔 해준다.

“이곳에서 게임을 하다가 사랑에 빠진 커플도 있다.”

하지만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출입 금지란다.
마지막으로는, 한 테이블의 게이머만 남아도 연장되는 ‘마음대로’ 영업시간. 다음 날 새벽 6시라는 영업 시간은 명목상 정해진 것에 불과하다.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Nuf는 날이 새도록 문을 열어둔다.
덕분에 사장님의 수면 시간도 부족하고 클럽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돈에 욕심 없는 지라 손익과는 상관없이 고객을 위해 가게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는 후문. 14박 15일을 출근 부에 도장 찍었던 학생도 있고, 전쟁 게임 중 12시간 넘게 주사위를 굴리면서도 지치지 않는 G.I 제인과 같은 여성 게이머도 이 곳에서는 평범한 축에 든다. 하지만 보드 게임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갈 곳이 없어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환영 받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一切唯心造). 게임을 통해 시간을 적당히 때우기 보다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 익숙한 것만 하기 보다는 좀더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는 챌린저 정신이 필요하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한다.
여러 사람들과 open mind로 어울려 게임을 즐긴다면 보드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추천 게임으로는 선풍적인 열기에 한글판까지 나온 ‘카탄’, 그리고 연인들을 위한 게임으로는 ‘푸에블로’, ‘토레스’, ‘까르까소’ 등이 있다.
Nuf는 폐쇄적인 놀이 문화를 대체하는 대안 문화의 장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리고 정겨움과 따스함이 있는 곳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식상한 놀이 문화에 지친 사람들, 혹은 여러 사람들과 open mind로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을 한번 방문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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