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 의 경쟁력 OLLEH KT 부산법인사업단 남부산법인지사 임정열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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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에서 모두 12번. 손가락으로 세고도 두 번이 모자란 어마어마한 수상경력을 지닌 임정열 씨. 공모전의 신이었던 그는 지난 2004년 졸업과 함께 KT 부산법인사업단에 입사했다. 그가 졸업한 경성대에는 그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시작은 사소했다.

“제가 1학년 때 활동한 AISEC이라는 단체에 아시아태평양지역 행사가 있었어요. 거기서 우연히 부산지역을 대표로 선발된 거죠. 국제행사다 보니 진행되는 언어가 영어였어요. 대학생이 된지 6개월 정도이니 저는 다른 애들이 다 저처럼 영어를 못하고 거기서 거기일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다들 영어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전 더듬대면서 말도 되지 않는 영어를 쓰고 있는데 옆에는 너무 유창하니 비교가 되더라고요.”

그의 표현에 의하면 ‘충격’이었다. 열등감 혹은 위기감으로 끝났을 수도 있을 가벼운 충격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차이에 대한 고민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생각의 끝을 여기서 맺지 않았다는 것.

“당시 여러 대학 친구들을 만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대학 수업에 관한 것이었어요. 어느 대학에서는 마케팅 수업에 실무 마케팅 담당자들이 교수진으로 온다고 하더군요. 한 학기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제적인 마케팅을 배운다는 것이었어요. 책에서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죠. 이러한 사소한 차이들이 쌓이면 큰 차이를 만들 것 같았어요”

이렇게 다른 학생들과 어떻게 배우고 살아가고 있는지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옆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사람을 보게 된 것. 그리고 자신의 방향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이 가진 꿈이라던가 비전들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과 다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력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이 나의 실력을 인정 줄 때 진짜 실력이 되잖아요? 그래서 경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경쟁의 어감은 부정적이다. 경쟁에서는 늘 앞서가는 이가 있다면, 그에 따른 뒤처지는 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다한 경쟁을 유도하는 환경에서 부작용이 늘어나면서 더욱 경쟁은 나쁜 것, 좋지 않은 것이라는 이분법 체계가 강해졌다. 하지만, 임정열 씨의 경쟁은 이러한 느낌과는 한 발짝 떨어져 있다. 경쟁이 누군가를 뒤처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쓰였기 때문이다.

“당시엔 학점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건 터무니 없을 정도로 인플레가 심했어요. 어느 정도 너무 바닥 칠 정도만 아닌 정도로 받으려고 했었죠. 전공인 경영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가장 가까운 것이 공모전이었어요.”

하지만, 어떤 능력을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해에 가까운 기간을 시행착오로 보내면서, 초반에 함께 준비했던 팀원들은 슬그머니 발을 빼기도 했다. 팀워크가 중요한 공모전에서 팀원 분열은 사실상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다.

“복학 후 일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공모전만 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제출할 때마다 떨어졌어요. 며칠 후가 아버지 생신이고 공모전 마감이고 시험이 겹쳐 있다고 가정하면 보통의 대학생들은 공모전보다는 두 일을 먼저 할 거예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공모전 준비를 했었어요. 그런데도 그 공모전에 떨어졌었죠”

가까스로 얻은 성공은 실패에 면역력이 생길 즈음이었다.

“마케팅 공부, 컨설팅 공부를 하면서 학문적인 사례를 가져온다든가 하는 활용 능력들이 많이 배양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는 그런 내공들이 쌓이면서 말 그대로 ‘그냥’ 붙게 되더라고요.”

임정열 씨가 귀띔해 준 내공은 바로 기본.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공모전일지라도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이 어느 정도 해당 분야를 알고 공부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심사위원들이 기대하는 수준이 있어요. 지원자들이 어느 정도 공부를 했는가를 보는 것이죠. 아이디어 중심이라고 하면 사실 프레젠테이션을 여러 장으로 만들 이유가 없어요. 그냥 한 장으로 간략하게 적어서 아이디어만 표현하면 되죠. 여러 장을 요구하는 것은 학생으로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하고 연구했는가를 보는 것이에요. 여러 가지 자료를 모으고 사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거죠.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재미있게요.”

하지만, 공모전은 취업의 절대적인 필요조건이 아니다. 취업을 막 앞둔 이들에게 그가 ‘다르게’를 주문한 것은 자기소개서. 엄청난 인생 역경을 경험하지 않는 한 대학생들이 겪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오십보백보에서 한발 짝 더 나아가려면 비슷한 경험일지언정 다르게 표현하는 것.

“예를 들어 형제·자매가 많다고 생각해 보세요. 요즘에 사실 형제 자매가 많은 경우가 흔치 않잖아요? 이런 것을 잘 어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1남3녀의 다복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라고 진부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어요. 고등학교 때 밴드를 했는데, 밴드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연습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남들하고 호흡을 맞춰야 하죠. 그러한 특성들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음에도 별거 아니라고 지나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무조건 엉뚱하게 튀라는 것이 아니다.
“인재상에는 창의성. 그 다음엔 열정. 이런 것들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 받죠. 혁신을 선도하는 사람을 찾는 법이니깐요. 평범한 듯 하면서도 조금 더 다른 사고, 플러스 알파의 사고를 하는 것이죠”

과하지 않게 중도를 지키되, 남들과 다르게 표현하는 일은 역설 같지만 원하는 일, 원하는 직장을 얻기 위한 전제 조건과 같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길을 쉽지 않다. 다르게 자신을 표현해내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이러한 고민에 임정열 씨의 답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라는 것. 그는 취업을 공모전과 비교했다. 몇 백 만원의 상금을 받기 위해서 몇 주 혹은 몇 달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의 몇 배를 받을 자신의 직업을 구하는 일에 며칠의 시간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가 투자한 시간은 2년 남짓, 하지만 그 이상, 몇 배의 시간이 느껴졌다. 이름만큼, 열정을 다한 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글, 사진_변수진 / 15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06학번

동영상_권수진 / 15기 학생기자
서울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0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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