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07년을 빛낼 루키> 아름다운 선율,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기 ‘더멜로디’














보컬 타루 씨가 인터뷰 장소인 연습실로 오는 동안에도 고운 씨의 키보드와 관영 씨의 기타는 분주히 움직였다. 인터뷰를 하러 온 기자도, 기획사에서 함께 온 직원도 그냥 멍하니 음악에 취해버렸다. 하던 일을 멈춘 채 말이다. 무슨 노래인지는 몰랐지만 ‘그냥’ 좋은 곡이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나서 그들은 ‘그냥’이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했다. 첼로와 현을 사용한 이유는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였다. 구체적인 대답은 아니지만 어느 다른 사람들보다 정확한 대답이었다. 누군가가 말하길 사람들이 이유는 있지만 그걸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그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그들은 글이나 말로 전달하는 것 보다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더 즐거워했다.




2003년에 결성된 ‘더멜로디’. 멤버 타루, 고운, 관영 이 세 사람은 말 그대로 ‘어쩌다가’ 만나게 됐다고 한다. 타루 씨가 올려놓은 자신의 자작곡을 고운 씨가 발견하면서 둘의 음악 작업은 시작됐다. 그 후 본격적으로 밴드를 하고자 하면서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이 관영 씨라고. 고운 씨 같은 경우에는 스쿨밴드부터 펑크밴드까지 밴드 경험이 꽤 있지만, 관영 씨 같은 경우 본격적으로 밴드에 들어와 음악을 하는 것은 더 멜로디가 처음이다. 이렇게 어쩌다가 만난 사이지만 그 어떤 불화조차 없었다. “음악 할 때 서로 대화를 잘 안 해요. 자기 스스로 맘에 안 든다고 하면 다시 하는 것뿐이에요. ‘이렇게 해보자’는 식으로 팀의 의견을 조율하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 첫 정규 앨범을 내는 신인이지만, 작업하는 모습에서만큼은 프로다운 면모가 확실히 느껴진다.




‘더멜로디’라는 이름으로 모이기 이전에 그들을 이끈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베이스를 연주했던 고운 씨는 실력을 떠나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그 순간을 회상한다. 학교 밴드 오디션에서 떨어진 것을 계기로 초등학교 동창과 밴드를 구성, 그 후 드럭, 껌엑스(Gum X) 등의 밴드에서 꿈을 이어온 것이다. 보컬 타루 씨의 경우는 그 열정을 조금 늦게 발견한 편이라고.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기요? ‘나’를 발견했을 때부터 인 것 같아요. 그 이전까지는 제 속에 숨어있는 풍부한 감성들을 외면했던 거죠. 어느 날 ‘아, 네가 하고 싶은 게 음악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3학년 무렵의 이런 결심으로 나름대로 방법을 모색하며 노력해왔다고. 운이 좋았다고 덧붙이며 특유의 쑥스러운 미소를 짓지만 그의 실력과 노력의 시너지 효과가 바로 지금을 만들었다는 건 예측 가능한 사실이다. 그리고 스쿨밴드나 미군밴드에서 기타를 쳤지만 진짜 음악은 ‘더멜로디’에서부터 라고 거듭 강조하는 관영 씨. 그에게 있어 음악은 삶 자체, 생활 자체, 즐거움 그 자체라고 한다. 음악이 좋아 모인 세 사람에게 음악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그냥 평생 옆에 있어 줄 벗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우리 할 말을 하고 있어요. 결성 후부터 지금까지 그 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말들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거죠.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라고 사전에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이들의 심정이다. 담담하고도 당당하다. 정리하자면 ‘기억’에 관한 음악들이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강요할 필요 없이 그냥 들어서 좋으면 된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인디밴드라고 인식되는 그들이지만 ‘인디’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사뭇 진지한 아쉬움을 표현한다.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언더 대신 쓰이는 말이 인디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인디는 굉장히 독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프로지 아마츄어가 아니거든요.” 이 외에도 불황인 음반 시장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들은 정형화된 대답을 잘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친다. “저희는 뇌가 말랑말랑하다고 생각해요. 생각은 항상 열려있고 변할 수 있는 부분이죠. 음악 하는 사람이니까 음악으로 얘기하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그랬다. 어쩌면 이들에게 인터뷰는 의미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들이 품고 있는 생각,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고자 한다면 그들이 모여 만들어 낸 멜로디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일 것이다.

글,사진_이지현 / 12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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