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하는 행복한 사람 – 파스텔뮤직 이응민 대표










어둑어둑해진 홍대 앞. 파스텔뮤직이 위치해 있다는 사무실을 찾는 것은 의외로 어려웠다. 약도를 가지고 쩔쩔매는데 가까운 건물에서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호기심에 들여다본 어느 건물 안. 어지럽게 널려있는 공연홍보 포스터들과 천장에 닿을 정도로 쌓여있는 CD들. 쭈뼛쭈뼛 대표님을 찾자, “제가 파스텔뮤직 사장입니다. 저녁 드셨어요?” 하고 뒤에서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이사람. 바로 이응민씨다.




‘인디’란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자유스럽고, 독립적이며 창조적인, 그들만의 세계를 말한다. 그리고 ‘레이블’ 이란 그러한 작품들과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기획, 홍보까지 담당하는 일종의 기획사이다. 즉 ‘인디레이블’ 이란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고생하며 열정 하나만으로 음악을 하는 실력파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흔히 인디밴드라고 하면 퀄리티 떨어지고 고급스럽지 못하며, 아마추어적인 그런 이미지를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실력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들에게 음반을 낼 기회를 주고 함께 좋은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우리 레이블이 하는 역할입니다.”





그에게 음악은 인생 그 자체였다. 음악 외에는 잘할 자신이 없었고, 음악밖에 잘 하는 것이 없었다는 그는 3년 전 자연스럽게 레이블을 설립하였고, 여러 실력파 인디밴드들과 가수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과정을 행복으로 여겼다. 그리고 마침내 제 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레이블’을 거머쥐는 벅찬 순간을 맛볼 수 있었다. 문득 상을 받은 후 레이블의 변화에 대해 궁금해졌다. 이제 어느 정도 이름도 떨쳤고, 권위도 생겼으니 갈수록 발전해 갈 레이블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냉정하게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딱 잘라 말했다. “상을 받고 못 받고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에요. 상이야 있으면 좋지만 받았다고 큰 변화는 없을 거예요. 지금 이 바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거든요. 물론 우리도 어렵구요.(웃음) 그런 친구들이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레이블이 마지막 보루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한결 같은 바람입니다. 이번에 받은 상은 그런 것에 대한 자그마한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이끄는 파스텔뮤직은 철저한 ‘가족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자유로움이 첫째 요건인 인디 문화계에 종사하는 만큼 일반회사와 같은 위계질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내내 직원들 및 뮤지션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장난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문득 10년 후의 파스텔뮤직의 모습이 궁금했다. 그가 생각하는 10년 후의 파스텔뮤직은 어떤 모습일까. “외국의 경우 인디레이블이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어요. 규모가 대기업 기획사 못지않은 레이블도 굉장히 많아요. 문화가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다는 거지요. 저희가 지금까지 낸 음반이 라이센스음반 포함해서 100장이 조금 안되는데, 10년 후에는 총 1000장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우리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모두 잘 됐으면 좋겠구요. 저는 놀러 다녀야죠(웃음)” 더불어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잘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이라도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지요. 평범하게 사는 것은 정말 무의미하잖아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인디란 무엇인지 물었다. 처음에는 어려운 질문인 듯 난색을 표하다가도 금새 눈빛이 바뀐다. “음식도 매일 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리듯 문화도 마찬가지예요. 다양한 문화가 발달해야 삶의 질이 더 폭넓어지게 되거든요. 저에게 인디는 행복 그 자체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없이 살아도 매우 행복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함께 먹던 찜닭이 어느덧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칼국수까지 맛있게 비워내고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책들과 팜플렛. 그리고 CD로 가득 파묻힌듯한 책상에 앉았다. 언뜻 보면 정말 난잡한 공간이지만 헤드폰을 쓰고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그에게 있어서는 이세상 어떤 공간보다도 아늑해 보였다.




◎ 2002년 10월 설립.
◎ 현재 국내 뮤지션 및 해외 라이센스 음반 포함 100여장의 음반 보유
◎ 보유 뮤지션 :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해파리소년’,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등 다수
◎ 관리하는 OST : <친절한 금자씨 OST>, <혈의 누 OST>,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OST> 등 다수
◎ 제 3회 대중음악상 ‘올해의 레이블상’ 수상
◎ 제 3회 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소규모 아카시아밴드)
◎ 제 3회 대중음악상 ‘올해의 OST’(친절한 금자씨 OST)




◎ 과거 : 스폐인어 전공. 음악을 사랑하는 대학생.
◎ 시작 : 2002년 10월 좋은 음악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 하나로 파스텔뮤직
설립
◎ 지금 : 파스텔뮤직의 대표이자 실장.

◎ 미래: 파스텔뮤직에서 함께 고생하는 뮤지션들과 직원들이 잘되길.

10년 후에는 인디계를 대표하는 레이블로 성장해 마음껏 음악하고
싶은 뮤지션들에게 힘이 되주길… 그리고 마음껏 놀러다니고
싶다는 순수한 소망을 갖고 있음

글,사진_김주성 / 12기 학생기자
동국대학교 e-비즈니스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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