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거장 – 박정훈 PD













현재 그는 SBS의 방송편성 기획팀장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 편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청률과 시청자 의견 등의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시간대를 조정하고 종영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업무이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직종이라는 것이 PD에 지원한 동기 중 하나였다는 그는 넥타이를 매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요즘을 ‘인생의 암흑기’라며 웃는다.





흔히 빅스타라고 하는 연예인들에게 데뷔 계기를 물어보면, “우연히 친구 따라 원서를 냈다가 운 좋게 합격했어요.”라고 말하는 걸 듣는다. 1980년대, 언론사들이 통폐합하던 때. 신문사나 방송사의 입사 지망생들이 언론고시를 치열하게 준비하던 시기였다. 대학시절 내내 PD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그는 우연찮게 친구가 가져온 원서를 써 낸 것이 덜컥 붙어 PD가 되었단다. 인간의 몸, 건강,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한 계기를 묻자 역시나 ‘우연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려서부터 몸이 건강한 체질이 아니었고, 게을러서 운동하는 걸 즐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책을 뒤져보게 되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는 다큐멘터리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적성에 맞는 매력적인 장르라고 한다. 완전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자신이 하는 프로에 대해서 전적으로 컨트롤 할 수 없다. 드라마는 작가가 써준 글에 대해 연출을 해야 하고, 예능 프로는 출연자의 능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다큐멘터리는 연기자도 없고 대본도 없으며, 오로지 PD의 작가적 상상력을 가지고 기획을 해서 시청자를 향해 자신이 생각했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내가 평상시에 생각했던 일반 시청자와 다른 생각 혹은 같은 생각들을 수 많은 시청자를 상대로 해서 나의 논리를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을거라고. 방송 프로가 사람들에게 어필하여 시청률 20~30%가 나오면 시청자의 단위가 1000만 명이 넘어가는데, 그것이 주는 사회적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참 매력적인 분야라는 것이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은 시도를 한 것을 자신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1995년 그가 ‘육체와의 전쟁’을 방송하기 전에는 다큐멘터리는 가볍고 경박하지 않고 심각하고 무거웠다. 생활에 가깝고 실용적인, 자신만의 색을 지닌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보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좋아한다. 끊임 없이 상상력을 발동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피곤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PD로써 사는 것이 그렇다.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삶을 살 자세와 각오로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PD는 주어지는 업무에 따라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계획에 의해서 일과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그의 제작일정을 터치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PD는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좋은 성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방송기술의 습득여부나 PD라는 직업에 대해 사전지식의 정도가 선발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것은 선발된 후 교육과정을 통해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며, 실상 PD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공부한 지식들은 현실에서는 크게 유용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자세, 다양한 변수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 풍부한 아이디어, 자기 관리능력이 PD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고 하였다. 부드러운 인상만큼 차분하고 명쾌한 박정훈PD. 인터뷰와 더불어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글_김유경 / 11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03학번

사진_홍세진 / 11기 학생기자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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