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찾아 30년 세월 누비다 – 한국야생화연구소 소장 김태정 박사













60년대까지 그는 CM송 작곡가이자, 영화음악 작곡가였다. 새우깡, 진라면, 태평양 아모레의 제품 등의 CM송이 그의 작품들이었다. 음악계통에 관심이 있어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그는 야생화 연구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다. 다시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돌기 시작한 그. 그는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 산악회의 무박산행에 동행하곤 했다. 종종 신문사 기자들도 취재 목적으로 이용하였는데, 하루는 카메라 3대를 들고 단독행동을 하는 그를 수상하게 여긴 한 기자가 뒤를 쫓아왔다고 한다. 길이 없는 곳만 골라서 가고, 풀숲에 한참을 엎드려 있는 그를 간첩으로 오해 했던 것이다.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야생화 연구를 하던 그는 이틀 후 신문 1면을 장식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 때가 1984년이었다.






어렸을 적 앓던 병을 약초로 치유한 이후, 그는 약초로 쓸 수 있는 것을 찾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야생화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차 문헌에 나와 있으나 존재여부를 알 수 없던 것들을 찾아 다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 둘, 찾다 보니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다며 담담히 말하는 김태정 박사. 그는 휴전선 안의 생태 보호지역부터 북한쪽의 백두산 구석구석까지 야생화를 찾아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야생화 연구자로서 그의 1년은 정신 없이 지나간다. 아직도 365일 중에 200일 이상은 야생화를 찾아 전국의 곳곳을 걷고 또 걷는다. 야생화 연구소 회원들과 계절에 한번씩 답사여행도 간다. 종종 대학에서 강의도 하며 방송출현일정도 빡빡하다. 또한 그간 조사한 6000여 종 야생화의 식물도감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지만, 야생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는 것이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준다고 한다.





그는 야생화 연구를 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특정 지역에서 서식하는 야생화는 그 곳을 벗어나면 금방 시들어 죽어버린다. 기온, 습도, 강수량, 토양의 성분을 비롯 바람의 방향, 지형의 형태 등 모든 주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야생화의 서식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에 대해 우려를 표하였다. 경치가 좋은 곳엔 여지없이 펜션이 들어서 있고, 산등성이들은 골프장이 되어버린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립공원으로 중요 식물의 서식지였던 곳이 어느 순간 펜션이 들어선 휴양지가 되어버린 것을 보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그는 머리로 연구하지 않는다. 야생화가 있는 곳이 곧 그의 연구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나사가 풀렸다는 말을 듣곤 했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돈도 되지 않는 일을 뭐 하러 하냐며. 하지만 “몇 년을 찾아 헤매던 야생화가 눈 앞에 나타나는 순간을 경험해 봐야 되.”라며 웃는 그는 이제, 야생화를 연구하는 국내외 교수들에게까지 존경 받는 연구가이다.

그는 인생의 목적을 부나, 명예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며 안타까워한다. 연구를 도와주겠다며 함께 하던 학생들도 부모님의 반대, 결혼문제 등에 부딪혀 포기한다는 것이다.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 자체에 가치를 둔다.’며 그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이상적인 삶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다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식물도감 작업을 하시는 김태정 박사님.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진정한 삶인지를 느끼게 한다.

글_김유경 / 11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03학번

사진_심영규 / 10기 학생기자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9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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