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것을 꿈꿔라” 하버드식 성공을 말하는 젊은이 김형섭





10년 전 하버드에 다니던 젊은이가 ‘무모한’ 프로젝트 하나를 벌였다. 전세계 유명 기업의 CEO와 지도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을 구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기대와 달리 일주일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한 달이 가까워오던 어느 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우편함을 열어본 젊은이는 기쁨의 탄성을 내질렀다. ‘미쓰비시 그룹 마키하라 미노루 회장’이라고 쓰여있는 답장이 온 것이다. 이후 코카콜라, 암웨이, 코닥, 닌텐도 등의 CEO들, 앨 고어 부통령, 잭 웰치, 월터 아넨버그 이하 세계 유명 인사들이 그의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었다. 1천여 통의 편지 중 101통이 돌아왔다. 젊은이는 답장을 그러모아 ‘멈추어 서기엔 너무 젊은 한국인에게 보내는 60초 편지'(2004, 밀리언 하우스)라는 책을 펴냈다.



이 젊은이의 이름이 김형섭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부유한 가정형편 덕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이혼, 아버지의 재혼으로 미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가야만 했던 것. 뉴욕 소호를 뛰어 다니며 고운손 닳도록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김형섭은 공부를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제일 좋다는 하버드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밥하고 빨래하고… 완전 소년 가장이었죠. 그래서 나는 엄마, 아빠 있는데도 공부 못하는 애들 보면 웃어. 나는 잠이 오면 칼로 다리 그어가며 공부했거든요. 노력 아니면 죽는다고 써놓고 공부했어요”


92년 코넬대에 입학했지만 2학년에 하버드 경제학과로 편입했다. 어렵사리 들어간 하버드는 전세계 괴짜들이 죄다 모인 곳이었다.
“매년 중국에서 1등 하는 애가 하버드에 들어와요. 고등학교 때 우주왕복선에 실험 표본 싣었던 애도 있고요. 또, 8개 국어 하는 친구가 있고요. 대학교 4학년 때 60억 버는 친구도 있어요. 이러니 겸손해질 수 밖에요.”
하버드에서 김형섭의 편지 프로젝트는 ‘개성적이기는 하나 견주어 볼만한’ 경력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버드가 있었기에 그런 프로젝트를 구상해낼 수 있었던 것이리라. 김형섭은 하버드에서 하버드에 가야 하는 이유를 배웠다.

그렇다면 왜 하필 하버드인가? 그것은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형섭은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이 미국에 가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개개의 가문에서 한 명씩, 딱 한 명씩만 선진국 가장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까요, 안될까요?” 커다란 샐러드 볼(bowl)처럼 온갖 인종이 한데 어우러진 미국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결국 전 세계를 만나는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세상을 놀이동산으로 비유하자면 롤러코스터만 타는 사람, 회전목마만 타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장 즐겁게 논 사람은 두루 다 타본 사람일 게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다 경험해 보고 죽자는 뜻이다.


그는 재미교포나 유학생의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게 아니다. 세계인의 눈으로 한국을 바라본다. “한국은 섬나라에요. 북쪽으로 못 가니까. 근데 사람들은 그걸 몰라요. 제 생각에는 일본보다 조건이 더 worst한 섬나라에요.” 쓴 소리. 바른 소리. 범인(凡人)의 길을 걸었다면 세계 경제의 심장부, 월 가에서 억대 연봉 받으며 뛰고 있을 그가 한국의 경쟁력을 우려해 왔다.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고. 친구가 많은 나라여야 한다고. 한 명이라도 외국에 나가 견문을 넓혀야 한다고. 딴따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독불장군 마냥 배타적인 심성은 버려야 한다고. 그는 열심히 말했다.


그는 더 이상 하버드 재학생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하버드를 나왔다는 사실은 기러기 아빠 많은 한국에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동아일보에 ‘하버드맨’이라는 격언 만화를 연재했다. ‘만화 보다가 하버드 갔습니다’, ‘하버드식 인생성공법’ 등 6권의 책이 모두 하버드와 관련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하버드식 공부 방법, 공부하는 마음에 대해 강연을 한다. ‘아이비 플랜’이라는 교육 컨설팅 회사의 대표다. 한인 유학생들을 아이비리그로 진학시키기 위해 일한다. 사업가의 면모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미래는 스승을 닮았다. 그는 그의 영어 이름인 켄트(Kent)를 따서 ‘켄트 클럽’을 만들 생각이다. 전국의 ‘똘똘한’ 청소년들을 모아 정기 모임을 갖고 하버드 선배들과 대면하게 해주는 등 우수 인재를 키우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십만양병설의 계획으로 제자를 기르고 화랑도 정신으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견결하게 만들고 싶다는 그는 리더이자 스승이다.


“1번 타자가 치고 2번 타자가 치고 계속 그렇게 치다 보면 언젠가는 홈런이 나오겠죠.” 김형섭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번의 성공을 위해서는 아홉 번 실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실패 역시 생각만큼 쓰지 않다. 100억이 있고 1년 밖에 못 산대도 꼭 지금처럼만 살 거라는 사람, 그는 이미 성공의 끈을 당겼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우린 이렇게 한겨울을 견디곤 해

어느 통학러의 빡친 하루

‘신박한’ 효과가 실화? 한 남자가 체험해봤습니다.

[파인다이닝] 서윤후 시인, 글 쓰는 청춘을 다독이다

사회초년생의 기본예절

사진 좀 찍는다는 그들의 미러리스 카메라

배틀 로드, 샤로수길 VS 망리단길

캠퍼스별 떡슐랭 가이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