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민간교류의 가능성 ‘한일학생포럼’에서 찾다



한일학생포럼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이들이 합숙하고 있는 서울 방화동의 국제청소년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8월 2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합숙행사 ‘메인 포럼’을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숙소에서 만난 20기 회장 조동욱(고려대 경영학과 99) 씨는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 인접국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거리가 무척이나 멉니다. 저희 한일학생포럼은 민간차원의 학생교류가 한일관계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시작되었지요”라는 말로 포럼 소개말을 대신했다.

한일학생포럼은 올해로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닌 학생단체다. 1984년, 한일양국의 외교관계에 관심이 많던 서울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일본 대학생들과 교류를 가진 것에서 시작하여 4기부터는 연합동아리로 성격을 바꿨다. 초창기에는 경제력의 차이로 한국 학생들이 일본으로 갈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한국에서만 열리다가, 1988년 이후 양국을 한번씩 오가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매년 한 기수씩 총 20기수의 학생들이 한일학생포럼을 거쳐갔다.


학술을 담당하고 있는 신해정(이화여대 생명과학부 02)씨에 따르면 매년 11월에 홍보, 모집활동을 통해 새로운 회원을 선발한 후 12월 말부터 다음해 6월까지 스터디와 세미나를 중심으로 일본에 대해 공부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국화와 칼’, ‘누가 일본을 왜곡하는가’, ‘일본근현대사’ 등의 책을 가지고 일본에 대한 기초학습을 해요. 2월경부터는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분과로 나뉘어 보다 심도 있는 공부를 하구요.”
공부의 성과는 여름에 열리는 합숙행사 ‘메인 포럼’ 때 발표, 토론을 하게 될 각자의 개인논문으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이번 20기의 경우에는 ‘재일조선인의 정체성’, ‘한일역사교과서의 문제와 대안으로서의 신마르크스주의’, ‘한일양국의 스타시스템’, ‘북한 핵 위협과 자위대의 역할’ 등의 개인 논문을 완성했다는데 하나같이 시의적인 관심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한일학생포럼은 위에서 말한 각 스터디 활동 외 보름 간의 합숙, 메인 포럼의 토론과 더불어 양국의 문화공연 ‘Korean Night’과 ‘Japan Night’, 그리고 홈스테이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 및 체육행사로 진행된다. 메인 포럼은 일본과 한국에서 격년제로 번갈아 열리는데, 이번 20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해로 인사동, 창덕궁, 코엑스 등 시내 관광과 강원도 철원에서의 래프팅, 비무장지대와 판문점 방문 등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았다고 한다.
메인 포럼 현장을 찾아간 날, 합숙 장소인 국제청소년센터는 일정을 마치고 자유시간에 무엇을 할 지 계획 중인 양국의 회원들로 북적거렸다. 포럼 행사의 공용어로 지정된 영어 외에 일본어와 한국어를 섞어 이야기 나누는 회원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한일학생포럼을 거쳐간 회원들은 모두 메인 포럼이 끝난 뒤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고 한다. 이름하여 메인 포럼을 그리워하는 ‘포럼 향수병’이라는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인 포럼을 경험한다는 재무 담당 박지나(이화여대 수학과 01) 씨는 “메인 포럼 기간 동안에는 현실에서의 고민을 잊은 채 일본, 한국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이 시간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현실로 돌아갔을 때 후유증도 큰 것”이라며 웃는다. 곁에 있던 일본측 학술 담당 타케우치 사토미(International Christian College 국제학부 02)씨는 작년 메인 포럼이 매우 값진 경험이었기에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임원을 맡아 1년간 더 할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길게는 9개월 동안 이어지는 활동 기간 중에, 짧게는 메인 포럼 준비와 진행에 걸리는 여름방학 동안에 일본에 대한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공부, 탈춤, 풍물, 응원 등의 문화 공연, 그리고 학교와 국경의 벽을 넘어 끈끈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의 만남, 더불어 즐거운 술자리까지~ 대학생이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에 그 기억이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니겠냐는 말이 일본측 회장 아베 카츠히로(가쿠슈인대학 정치학과 01)을 포함하여 자리에 모인 임원진들이 입을 모아 한 답변이다.


마지막으로 포럼활동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회장 조동욱 씨는 “2년간 한일학생포럼에서 활동하면서 한일관계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외교적인 알력과 긴장에서 벗어나, 가장 비슷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이웃나라 젊은이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 한일학생포럼의 합숙현장에서 본 양국의 내일 기상도는 ‘맑음’이었다.

한일학생포럼은 매년 11월경 포스터링과 설명회를 통해 홍보행사를 가진 후, 신입회원을 모집한다. 모집대상은 나이에 상관없이 일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이면 가능하다. 신입회원 선발은 자기소개서와 정해진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한 후, 임원진과의 면접을 통해 이루어진다. 메인 포럼 공용어는 영어로 반드시 활동에 일본어 실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일본어에 대한 부담은 접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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