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일간의 자유와 환상의 오딧세이




이창수(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휴학 중)에게 여행을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 묻자 그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진짜 어른이 무엇이냐고 부가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그는 진짜 어른이란 자신의 삶에 있어서 기초적인 가치관을 정립해가는 단계를 마친 사람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삶을 나름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 만큼의 자양분의 축적을 요구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는 실제 경험을 되도록 많이 느껴야 하며 이와 같은 노력들을 자신이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서야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답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의도를 왜 ‘나쁜’ 여행으로 실천하려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얼마간의 생각 끝에 우선 여행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가능한 신나는 여행을 하고 싶었으며 그 신나는 여행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첫째, 스무 살 무렵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여행 둘째, 가능한 돈이 적게 드는 여행 무엇보다도 즉흥적이고, 각본 없는 판에 박혀있지 않은 여행이 그가 제시한 조건들이었다. 그리고 그는 위의 조건들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으로 ‘자전거 여행’을 택했다.




이러한 그의 결심에 그의 부모는 엄청난 체력과 많은 위험이 따르는 자전거 여행에 강한 우려와 반대의사를 표명하였고, 그의 부친은 그가 계획 중인 여행을 가리켜 ‘나쁜 여행’이라 정의하였다. 이와 같은 주위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행을 실행에 옮긴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나쁜’ 이라는 형용사에 가려져 남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기회와 경험들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여행의 여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의 HERO인 돈키호테를 만나기 위해 스페인을 여행의 시작지로 택한 그는 바로셀로나를 거쳐 자전거를 타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고흐와 세잔의 예술 혼이 묻어있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을 방문하였다. 이어 그는 번지점프를 하기 위해 스위스의 인터라켄으로 향해 알프스의 V자 협곡에서 몸을 던졌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그가 과거에 거주한 적이 있던 독일이었는데 그곳에서 그는 광란의 Rock am Ring Festival 에 참가, 7만명의 축제의 터질듯한 에너지를 경험하였다.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로마와 고즈넉한 엘바섬을 거쳐 장장 60일간의 여정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자신의 두 발이 유일한 동력인 자전거로 하루에 100Km 이상을 달린 그에게 배고픔과 피로 그리고 예기치 못한 교통 사고와 신변상의 위험 등은 여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각오해야 할 부분으로 60일 내내 그를 따라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여행에 대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으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100배는 더 즐거웠던 여행이었다며 그는 연신 강조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전거 여행은 미련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여행이라며 여행을 할 당시 그 역시 하루하루 자신의 결정에 회의하며 후회하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여행방식에 대한 그의 선택과 목적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결국에는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굳건하였기에 여행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고 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기에 책으로 출간하였다고 그는 말했다.

그에게 자전거 여행이 요구하는 체력적,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잃을 수 있는 것 역시 존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자신이 무엇에 더 가치를 두고, 선택하느냐에 달렸다고 그는 답했다. 즉 사진 상의 에펠탑과 로마의 콜로세움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느냐에 중점을 둔다면 파리와 로마 사이에 쉬이 연결해 주는 그 무언가에 의지하여 루트를 정해서 따라가면 되는 것이고 이는 곧 자전거 여행이 아닌 다른 형태의 여행을 택하면 된다.
하지만 그 목적지와 목적지 사이에 이동하기 위해 존재하는 내면의 충돌과 단상이 주는 매력을 원한다면 그리고 생경한 환경에 나날이 대면하는 여행의 중심에 자신이 서있길 원한다면, 관광객으로 그저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살을 맞대어 보고 싶다면, 그는 자전거 여행을 선택하면 된다고 그는 말했다. 즉 그에게 있어 자전거는 그의 긴 여정의 가장 민감한 더듬이이자 최적의 주파수를 맞추어 주는 그의 ‘나쁜’ 여행의 가장 긴밀한 공모자였던 것이었다.



향 후 그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복학 후 학교 생활이 매우 기대된다며, 그가 군입대전에 하였던 대학문화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다시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 생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대학생들 특히 1학년에게 계획만 하지말고, 대학생에게 주어진 ‘자유’와 ‘선택’을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실천할 것을 충고하였다. 그의 말인즉슨 “해봐” 로 요약할 수 있는데 아무런 경험 없이는 자기계발과 자기실현이 없기에 그는 직접 경험의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언급하였다.
그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예전의 자신에서는 느낄 수 없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삶에 있어 ‘최고의 순간’은 정체된 것이 아니라 계속 갱신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며, 과거의 한 시점을 삶의 전성기라 쉽게 말하는 자세가 제일 싫다며 그에게 있어 내일은 더 즐겁고 도전해 볼만한 것이다 고 그는 답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신념을 지닌 채 풍차를 향해 돌진한 그의 영웅인 돈키호테처럼 그만의 막대한 에너지와 고갈되지 않는 영감과 강한 확신으로 그의 삶을 축조해 나가리라는 인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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