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그리워하는 롤러코스터



우리의 눈과 귀는 항상 좋은 것을 보고 듣기를 원한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보는 것은 물론이요, 듣는 것 역시 최근 국내 음반시장의 불황으로, 그나마 흥행이 쉬운 천편일률적 댄스음악이 판을 치는게 현재 우리나라 대중문화시장이 아니던가.

99년 결성되어 매 앨범마다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던 그룹 롤러코스터의 4집 새 앨범이 2년 만에 나왔다. 다양한 장르의 ‘진짜 음악’을 갈구하는 대중음악 fan들에겐 귀가 번쩍 뜨일만한 소식이다. 그동안 3장의 정규앨범과 라이브 앨범에서 그들이 들려주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장르와 사운드, 연주는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부풀게 한다.

19일 정식으로 4집 앨범이 출시되고 한창 앨범 홍보에 바쁘다는 이 3인조 밴드를 청담동 카페에서 만났다. 봄 햇살이 유난히 뜨거운 날이다.

“쉬엄쉬엄 쉬면서 9개월 동안 작업을 했어요.”
유럽, 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면서 지난 2년을 보내서 인지 4번째 앨범은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그리고 이국적인 곡들로 가득 차 있다. ‘자연을 그리워한다.’라는 뜻으로 보컬 조원선이 만든 ‘sunsick’이라는 앨범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4집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꿈을 동경하는 내용이다. 3집에 전자음이 다소 많았다면 이번 앨범은 편곡뿐 아니라 악기의 선택도 퍼커션이나 어쿠스틱 기타 등으로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주를 이룬다.

“타이틀곡 <무지개>는 3집의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곡이에요. 하우스 리듬에 나일론 기타의 연주. 굳이 장르로 표현하자면 라틴 하우스 계열이고요. 보컬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기승전결이 있는 곡이죠.”

브라질리안 리듬이 주를 이루는 이번 앨범은 봄날의 나른함과 여름의 열정을 담아냈다. 완벽하리만큼 조화를 이루는 지누(bass)와 이상순(guitar)의 연주, 그리고 이제 완숙에 이른 듯한 조원선의 담담한 보컬은 편안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요즘 대중음악계의 지나치게 화려한 기교들 속에서 이 ‘덤덤한’ 음악이 오히려 빛난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고, 마음에 와 닿는 멜로디와 가사들이다.

타이틀 외의 추천곡을 물으니 3명 모두 “비행기!”라고 동시에 외쳤다. 그 외에 <해바라기>나 는 부르면서 흥이 나고, <불어오라 바람아>나 <飛上>은 스케일이 커서 좋다고 한다. 지난 앨범들에 비해 오랫동안 기간을 잡고, 수정하면서 작업한 만큼 아직까지는 만족한다고.

“1집, 2집 발표했을 때만 해도 우리가 비주류 음악이라는 얘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저희 공연뿐 아니라 외국 밴드 공연에도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무엇보다도 즐기는 문화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저희 앨범을 계기로 국내에 이런 음악이 대중에게 익숙해지고,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홍대 클럽에 다양한 장르가 많은데 그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게 현실이거든요.”

알려진 대로 롤러코스터는 홈 레코딩(Home recording)을 한다. 1집을 내던 99년 당시만 해도 홈 레코딩을 하는 뮤지션이 드물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세 명의 멤버가 한 집에 모여서 쿵짝쿵짝 만들어 내는 음악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판으로 찍은 듯 나오는 일률적인 사운드와는 확연히 달랐다. 멤버들이 각자 원하는 스타일 그대로, 개성 있는 음악이 나오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가 지켜오고 있는 이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이번 4집도 각 멤버의 스타일과 개성이 복합된 특유의 느낌은 변함없다. 이번 앨범에서는 홈 레코딩과 스튜디오 작업을 병행했다고 한다. 초반 곡 작업과 연주를 개인 작업실에서 하고, 후반 녹음과 마무리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했다. bass를 치는 지누는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하고 그걸 다시 컴퓨터로 옮겨서 편집하고를 반복했죠. 레코딩 노하우가 전문 엔지니어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우리만의 사운드를 낼 수 있어서 좋죠.”라고 말했다.

데뷔한지 이제 5년째인 롤러코스터는 1집 5만장, 2집 7만장, 3집 10만장으로 점차 판매량이 늘어가면서 대중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고, 좋은 음악을 찾는 fan들이 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처음보다 너무 편안해졌어요. 1집을 내던 당시만 해도 우리 음악은 너무 밋밋해서 대중성이 없다고 제작사들이 외면을 했거든요. 지금은 그럴 일도 없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원선)”

“1집 작업을 하면서 과연 이 앨범을 들어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우리 앨범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믿고 사시는 분들 있으니 행복한거죠. 우리 음악을 찾아서 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상순)”

“음악 관계자들이 더 폐쇄적인 것 같아요. 제작사나 음악 하는 친구들에게선 이런 음악은 대중성이 없어서 망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대중은 그냥 좋으면 받아들이거든요. 음악이 좋고, 싫음에 이유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좋으면 쉽게 즐겼으면 좋겠어요.(지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라디오와 라이브 위주의 TV 방송에서, 그리고 콘서트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좋은 음악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전의 그들의 음악에 대해 몰랐다거나, 지금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없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흥겨운 보사노바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고, 몸으로 느끼면 된다.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길고 긴 줄을 기다린 아이처럼, 대중음악 fan들에게는 기다린 보람, 그 이상의 즐거움과 짜릿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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