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심판2급 –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고 정순영

   
   
   
 
  그녀가
축구 심판이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녀는 평소에 스포츠 자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는 99년 미국 여자 월드컵을
보고 여자도 축구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단다. 그 이후 자신도 축구와 관계되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은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축구선수가 되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 생각되어 다른 길을 찾게 되었죠.
우연찮게 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 심판모집 광고를 보고 그라운드에는 축구선수 말고도 다른 주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나서 ‘심판’이 되기로 결심했죠.” 축구 심판이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이처럼 야무지게 말했다. 서류접수
→ 교육 → 필기시험 → 실기시험 까지의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축구심판의 험난한 길에 그녀가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01년.
당시 여자 축구심판에 응시한 사람은 4명이었지만, 그녀 외에 나머지 응시자는 모두 체육관련 전공자였다. 축구 규칙에 대한
교육을 책자와 비디오를 통해 받고 필기시험을 본 후, 2400m, 50m, 200m, 50m, 200m 를 연속으로 달리는
체력 테스트를 통과한 다음에 그녀는 3급 심판 자격증을 거머쥐었다. 축구 심판은 3급, 2급, 1급으로 나뉘고 1급 심판들은
다시 프로심판과, 국제 심판으로 나뉜 다. 3급은 중학교 부심, 2급은 고등학교 부심,
1급은 대학부와 일반경기 부심까지 가능하고, 프로심판은 국내프로경기 주심을을 볼수 있으
며, 국제심판은 국제경기 주심을 보는 심판과 주/부심을 모두 볼수 있다. 올해 2급을 땄으니
그녀는 고등학생 시합의 부심까지 볼수 있는 것이다.
심판의 복장은 상의(검정, 노랑, 빨강, 초록)와 양말, 축구화, 바지(검정색)로 이뤄지는데, 그녀는 노랑색 심판복을
가장 좋아한다고.
     
    라며 그녀는 잠깐 내비쳤던 서운한 감정을 다잡는다.
심판으로 뛴 첫 시합이 너무도 떨렸다는 그녀. 그래서 유난히 속상했던 첫 시합의 기억은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있다. 시합
도중 머리 속으로는 반칙이야! 라고 생각했으나 떨려서 휘슬을 불지 못했던 것. 그 경기 당시 시합 팀들의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냥 심판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해라!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하지만 결국 제가 제대로 심판을 보지 못한
탓이죠.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라며 그녀는 딱 짤라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녀는 심판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대담함’이라고 말한다. “소신을 가지고 결정을 내려야 해요. 판정에는 늘 시비가 있는 법이니까
조심해야 하지만 그것에 너무 신경 쓰지는 말아야 해요. 그리고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경기 후 심판들의 판정에 대한 평가가
있기 때문에 편파판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선수와 코치진의 거친 항의는 엄중하게 경고하면서 시합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축구는
크게 선수, 심판, 관중으로 나뉘죠. 선수는 FIFA Fair Play 정신에 입각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고, 심판은
선수들이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며, 관중은 그들의 플레이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며 화답 해야하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붉은악마의 응원은 모범적이라 할 수 있지요” 라며 그녀는 축구에 대해 나름대로의 단단한 철학을
내보인다. 학기 중에는 학업을 병행하면서 심판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방학 기간 중에 많은 시합에서 심판을
보고 싶다는 그녀. 내년에는 1급 심판 자격증에 도전하고, 그 이후 국제심판이 되고 싶다는 그녀. 그녀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심판이 되었으면 해요. 또한 심판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우니, 다른 일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죠.” 카메라를 들이대면 쑥스러워 하는 순진한
여대생이다가 심판복장으로 그라운드에 서게 되면 카리스마 넘치는 심판으로 변하는 그녀. 머지 않아 월드컵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심판을 보게 될 그녀의 당당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_이재홍 / 8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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