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종교인 나라 -프랑스의 문화 다양성을 벤치마킹한다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는 스크린 쿼터 사수라는 문제가 전국을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구어 놓았었다. 그리고 내년
봄 다시 한 번 스크린 쿼터를 놓고 미국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 에 처해 있다. 스크린 쿼터라는 한국적
상황에 대한 대안을 찾아 프랑스로 떠난 이들이 있 으니 이들이 바로 LG 글로벌 챌린저 고려대학교 팀. 이들이
프랑스를 택한 것은 전공이 불 문과라는 배경도 있지만, 문화에 대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에서

한국의 문제를 투 영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들이 처음 꺼낸 프랑스에
대한 소감은 그들에게 문화는 바로 ‘공존’이라는 사실이었다. 사실 문화의 다양성, 문화의 공존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일찍이 자신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다른 문화와 공존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그래 서인지 프랑스의 모든 문화는 다양성을 향해 무한히 열려 있다. 한국 사회에서 문화의 다양 성은
단일 민족인 우리에게 사뭇 포용하기 어려운 개념. 하지만,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를 코 드로 문화 전반에 걸쳐
산업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요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우리의 관 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문화 산업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과 연 자국의 문화 정체성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도 프랑스 는 문화를 예외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WTO 체제에 자신들은 예외로 인정해줄
것 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의 문화중 무엇을 강력하게 지키자고 주장 할 수 있을까?
   
 
   
 
  각종 영화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는 전체 세계 영화 시장의 85%를
장악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 영화를 키워가는 모범적인 사례로 한국과 프랑스를 들 수 있다. 지난 해
양국에서 각각 ‘친구’와 ‘아멜리에’가 600만 명 이상의 관객 동원을 기록했고, 자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
또한 40%를 상회하는 등 한국과 프랑스는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 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프랑스는 영화
정책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은 스크린쿼터 제도를 통해 영화 산업을 보호·발전시키는 정책을 시도한 반면,
프랑스는 스크린쿼터 제도가 아닌 영화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자국 영화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고 려대학교 글로벌 챌린저 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프랑스의 영화산업에 대한 모범 사례였고, 이를
통해 한국 영화 산업의 허실을 찾아보고 영화 산업 전반을 환기시켜보자는 당찬 의도 에서 이들의 모색은 시작되었다.
그 모색을 생생한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본다.
   
 
 
강리브가 : 한국에서의 문화 다양성은 국수주의나
민족주의로 흐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 국의 문화 다양성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지요. 하지만 프랑스의 문화
다양성은 ‘공존’인 것 같습니다. 편견없이 그 나름대로의 가치는 존중해주는 풍토, 그것이 프랑스식 문화 공존입니
다. 저는 프랑스의 엄청난 문화 인프라에 세 번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훌륭한 영화를 볼 줄 아는 관객층에 놀랐고,
영화의 다양한 실험을 지원하는 선지원방식의 투자 환경에 놀랐고 마지막으로 두텁고 다양한 연기자층에 놀랐습니다.
프랑스는 여러 채널의 방송국에서 영화 투자에 선지원한 뒤 판권을 가져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더군요. 이러한 투자
방식이 프랑스 자국 영화의 보호의 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보다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법을
무엇보다 일찍 배운 프랑스의 문화 저력에 그 답 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김민선: 글쎄요. 어려운 질문인데, 제가 CNC 관계자로부터 들은 얘기로
질문의 답을 대신해 보겠습니다. 어려서 가지를 먹는 습관이 없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를 먹지 못합니다. 문
화도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다양한 문화 가치에 대해 어려서부터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 면 즐길 수가 없죠.
그래서 문화적 다양성은 오랜 전통과 교육에서 축적된 그 무엇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전통이 국민 전체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수준 있는 관객으로 만들 어준 것이지요. 프랑스는 문화적 자존심으로 사는 나라입니다.
그 문화적 자존심 밑에는 수 준 있고 문화적 다양성에 잘 훈련된 문화 수용자가 있습니다.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개념은 오랜 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일종의 시각같은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현진: 한국과 프랑스는 문화 인프라가 다릅니다.
프랑스식 처방이 우리의 대안이 될 거라 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울 점은 많은 것 같아요. 프랑스에는
많은 영화 소극장들 이 있어요. 매일 다른 테마로 지나간 영화를 상영하더군요. 저희가 갔을 때, 샹들리제 소극
장에선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테마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더군요. 이렇게 소극장에서 계속 되는 다양한 문화 실험은
어떤 부러움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도 대학로의 극장 에선 ‘어머니’라는 테마로 영화 축제를 하고,
충무로의 극장에서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축제 를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프랑스가 지닌 문화 저력은 오랜 전통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분명 위대한 첫걸음이 있었겠죠. 우리나라도 이제 하드웨어적인 정책뿐 아니라,
소 프트웨어적인 정책으로서의 문화 수용자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봅니다.
   
 
짧은 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영화 정책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문 화를 향해 가지고 있는 뜨거운 애정에 대해서는 오롯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는 다양 한 가치가 공존하는
나라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양성이라는 말조차 아직 생소하다. 그렇기에 이들이 던지는 문화적 다양성에의 화두는
뜨겁다.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풍류와 흥을 알던 문화 민족이었다. 또한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가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꿈꾸었다. 보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온 이들의 가슴 속에는 백범 선생의 말씀이 살아
숨쉬는 듯 보였다. 이들 이 말하는 진정한 문화의 다양성이 대한민국 문화의 토양에도 깊게 뿌리내리기를 바래본다.

 

글_윤명덕 / 8기 학생기자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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