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학생포럼 – 편견, 영리, 목적 불문!

 
 
   
 
    한국과 일본,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까? 바로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가장 제격일 것이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역사적, 정치적으로 볼 때 왜곡되고 모순된 두 나라간의 관계가 한국과
일본보다 더한 나라가 있을까라는 의문마저도 들게 할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지난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일간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지만, 최근 한국이 독도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은 곧바로 유감을 표명하는 예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런 알쏭달쏭한 관계는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이라며 이를 대학생들의 차원에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한일학생포럼 이다.

“역사는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겁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새롭게 다가서야 합니다. 서로에 대해 공부하고, 진정으로 이해한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우리 모임의 목적입니다. 그러나 한일 관계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를
대하는 법을 배우려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진정한 목표이니까요.”

당찬 포부를 밝히는 사람은 바로 18회 한일학생포럼 회장 복장현(연세대 상경계열 97) 군이다.

     
 
    한일학생포럼의 한국측과 일본측은 매년 11월 리포트 제출과 인터뷰를 통해 신입회원을 선발하고,
12월부터 다음 해 8월에 있을 본 행사(Main Forum)를 준비한다. 신입회원 지원자격에는 학번과 나이 제한이 없으며,
모든 행사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신입회원 선발시 영어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자신들의 생각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면서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느냐가 훨씬 중요하죠. 물론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영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해요. 우린 영어 동아리가 아니라 한일양국에 대해 공부하는
동아리거든요”

운영진을 맡고 있는 전신영(서울대 불어교육 00)양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다.

 
    한일학생포럼의 행사는 겨울방학, 학기 중, 여름방학 등 세 분기로 나누어 진행된다. 겨울방학 중에는
역사, 문화, 정치 등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1주에 한 번 있는 조별 세미나와 2주에 한 번씩 있는 전체모임을 통하여
양국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게 된다. 학기 중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별로 분과를 정하고, 양국의 토론 파트너를
정한 후 e-mail, 전화 교환 등을 통해 그 진행상황을 체크하면서 본 행사에서 발표하게 될 논문을 쓰게 된다. 이번
18회에는 정치, 경제, 문화, 역사, 사회 분과 등으로 나뉘어서 각자의 관심분야에 맞게 한일자동차산업, 일본 애니매이션과
영화산업, 일본의 가족문제, 동북아 연합 등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였다고 한다.

본 행사를 한 달 남긴 여름방학은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본 행사(Main Froum)에서 보여줄 풍물,
탈춤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연습하는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일주일에 4-5일 정도를 연습에 몰두한다고 하니 가히 그들의
의욕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여름방학 때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자신들의 토론주제에 대한 논문
완성 및 영어 번역이다.

“우리는 학술과 문화교류를 같이 시도해요. 머리로 상대에 대한 지식을
쌓고, 가슴으로는 그들을 느껴야만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 점이 우리 한일학생포럼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라며 학술 파트를 맡고 있는 석지희(이화여대 정치학 98)양은 자신 있게 말한다.

 
   
취재 당일은 마침 자신들이 방학기간에 연습한 양국의 전통문화공연을
하는 날이었다. 18회 한국측 회원들의 경우는 봉산탈춤, 풍물, 연극 등을 준비하였고, 일본측은 와다이코,
소란부 시 등의 일본 전통문화를 보여줬다.
 
 

“지난 10개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라는 장혜진(이화여대 언론영상홍보 99)양의 말에 “이 경험이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일본측(일한학생포럼) 회장인 미츠(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
4년)군이 덧붙인다. 옆에 있던 모리(와세다대학 전자통신 4년)군은 “한국의 봉산탈춤과 풍물은 정말
멋졌어요. 기회가 된다면 꼭 배우고 싶어요” 라며 굳은 다짐을 보여준다.

이들은 약 10개월간의 준비를 마친 후 2주간의 본 행사(Main Forum)를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가며
격년으로 개최하는데 올해는 한국에서 행사를 치뤘단다. 행사기간에는 자신들이 준비한 논문을 가지고 토론하는 것
외에도 양국의 역사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필드트립(Field Trip), 한일문제에 대한 전문가를 모시고 토론의
깊이를 더하는 심포지엄(Symposium), 팀을 이루는 운동으로 우정을 확인하는 스포츠데이(Sports-day)등의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모든 회원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역시 홈스테이(Homestay).
양국의 학생들이 서로 다른 상대방의 문화를 일반 가정집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홈스테이는
2박 3일 동안 서울, 수원, 대구, 대전 등에서 이루어졌다. 그 지방 특유의 음식이나 유적지를 찾아보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점점 더 넓혀 나가는 기회였다고 한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겪다 보면 2주간의 공식일정은
끝을 맺게 되고 끝을 맺을 즈음이면 그들은 이미 남이 아닌 하나가 되어 버린다. 글로벌 시대를 외치는 요즘,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은 바로 국제적인 협력이다. 하지만
가까이 있는 나라와도 협력하지 못한다면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와 어떻게 협력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시대에
따라 변하는 한일 양국의 관계에 대해 대학생들이 어떠한 일말의 편견도 없이, 또한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영리적 목적도 없이 순수하게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모임. 바로 한일학생포럼을 통해 양국간의
관계에 있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그것을 토대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도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즐거운 기대를 해본다.

 
     
 

글_이재홍 / 8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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