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봉사단 – 울란바타르에 심고 온 사랑이라는 소프트웨어

   
   
 
    언제부터 인지 방학시즌이 되면 많은 대학생들이 인도, 베트남 등지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지구촌 저편의 아픔들을 함께 나눌만한 정신적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지난 8월, 26개국으로 파견된 인터넷
봉사단은 그 중에서 약간 특별하다. 첫 번째는 정보통신부지원의 프로그램이라는 점과 투철한 봉사정신 만으로는 부족한, 즉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는 점이다.
 
높은 경쟁률에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통과한 컴도사들은 생각 외로 너무 어렸다. 팀장 지성재(21)군을
비롯해 이승한, 성기서군의 나이도 고작 스물, 스물 하나다. 하지만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들은 수상경력과 자격증으로 중무장한
    인터넷 전사들 이었다. 수상경력은 고양시 컴퓨터 경진대회 우수상(지성재),
교육인적 자원부 장관배 전국학생 컴퓨터 5종 경기에서 대상(이승한)을 비롯해 간단히 소개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여기에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인터넷 교육시 필요한 전문통역을 담당한 김혜정(28), 이은하(28)씨의 연륜이 더해져 막강
독수리 5남매(?)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었다.
     
 
    솔롱고 란 몽골어로 무지개라는 뜻이다. 몽골인들은 한국을 솔롱고의 나라, 즉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른다. 이 것만으로도 그들이 한국에 대해 얼마나 호의적인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져온다. 이들은 여기에 감명을 받아
팀명을 솔롱고라 정했다. 봉사 내용은 인터넷 교육이 주축이었다 교과목은 컴퓨터 기초 및 정보통신윤리, 윈도우즈98, 오피스군(엑셀),
홈페이지제작, 워드군(워드프로세서)로 나뉘며 강사부분은 1명의 주 강사가 되고 4명이 어시스트가 되어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대상은 울란바타르내 수흐바타르구청의 직원들이었다. 이국땅에서 무료강의를 하기 위해 찾아 온 이들에 대한 환대는 극진했다.
수준급의 숙식 제공은 물론 건강문제, 신변안전 문제도 항상 체크해 주었다고 한다.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정이 듬뿍 들어
헤어지는 날에는 뜨거운 눈물로 말없이 아쉬움을 표현해야만 했다.
 
     
 
    마약만큼이나 끊기 어려운 것이 인터넷 중독이다. 현재 한국은 막강한 인터넷 기술 및 보급률에 걸맞지
않게 인터넷 제반 문제에 관한 대책에는 미흡한 문화지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을 떠올려 볼 때 이들의 봉사 내용
중에 특히 주목이 되는 점이 있다.
“정보통신 윤리 과정. 통신 에티켓 등 기초적인 내용을 교육함으로써 밝고
건전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컴퓨터 실력보다 빛나는 이들의 의식은(더군다나 어린 나이에) 우리나라가 진정한 인터넷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컴퓨터 지식이 너무 많아도 피곤한 일이 많다. 아프면 병원을 찾듯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으레 이들을 찾기
때문이다. 아니, 이 수준을 넘어 소리 소문 없이 알려진 능력 때문에 기업체로부터 여러 가지 제의를 받기도 한다. 그
중에는 좋은 제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제의도 있다.
” 무조건 돈을 준다고 일하지 않아요. 공익성을 따져 봐야죠.”
약간은 도도한 승한군의 말투가 무척 귀엽다. 자신의 능력을 남을 돕는데 쓸 줄 아는 이들의 마음이 진정한 미래의 얼굴이
아닐까.
     
 
    26개국으로 파견된 봉사단 중에 몽골팀은 그나마 고생이 덜한 편이었다고 한다. 네
팔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현지국에 대한 정보가 희박한 국가로
파견된 봉사단은 신변의 보장마저 스스로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정부측에서도 모든 국가와의 접촉 및 현지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팀에게 맡겨진다. 신변은 보장되었지만 몽골팀 역시 모든 기획과 현지섭외를 스스로 담당했다. 이들의 봉사는
몽골에서부터가 아니라 국내에서부터 일찌감치 시작되었던 것이다. 김혜정씨는 정부에서 민간 측의 풍부한 정보들을 활용하되,
정부는 봉사단이 어느 나라로 파견되더라도 봉사단이라는 신분과 신변안전을 책임 있게 보장해 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좋은 취지의 이 봉사프로그램이 매해 여름에 개최되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글쎄요, 저희 팀이 다시 파견된다면 시행착오 없이 보다 더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겠는데…형평성에 어긋나려나? (웃음).”

정부에서 지원해 주신 노트북은 저희 목적에 비해 너무 좋은 사양이었어요. 보다 싼 노트북을 가져갔으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입모아 말하는 이들에게 가식적인 느낌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는다. 혜정씨가 팀원들의 원성까지 사가며 경비를 아껴아껴
사용한 탓에 약간의 경비를 남길 수 있었다. 지금 송골로 팀은 결코 크지는 않은 이 돈을 몽골에 어떤 식으로 기부하면
좋을지 궁리중이라고 한다. 같이 마주보고 있는 것만으로 훈훈함이 전해지는 이들… 늘 이런 사람들만 만날 수 있다면
한겨울에도 감기에 걸릴 일은 없을 것 같다.
 

글_김정하 / 8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사회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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