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 – 돈에 얽매여 살지 않는 새로운 세상

   
   
 
  우리가 일상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떠올려 보자. 먹고, 자고, 입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떠오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런 의식주들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 거의 대부분이 ‘화폐’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교환으로 얻어진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화폐가 고유한 기능인 ‘교환’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지배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배금주의가 만연하면서 인간이 화폐 사용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화폐가 인간을 지배하게 되었고, 인간존중의 정신마저 마비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물품이나 서비스를 현금 없이 주고받으면서 기존과는
다른 경제체제를 만들어가자는 움직임, 즉 지역화폐운동 ‘레츠(LETS:
Local Exchange and Trading System)’
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한 개념이라, 이 운동의 이론화 작업에 힘쓰고 있는 홍성일(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씨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처럼 지역통화의 원리는 기존의 화폐를 통한 거래와는 개념이 다르다. 돈이 아닌 인간자체가
매개가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인간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할 수 없다. 사랑, 나눔, 연대의 가치를 더욱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게 되며, 지역별로 다양한 화폐를 통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다. 자기 생활에 쪼들려 주위를 돌아볼 틈이 없던 대도시에선 그간 잃었던 이웃을 발견하는 또 하나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화폐운동은 캐나다의 마이클 린튼에 의해 시작되었고, 전세계적으로 2000개 이상의 공동체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 모임을 통해 도입되었다. 2천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오스트레일리아의
‘블루마운틴 레츠’, 미국 전역에 200여 개 단체와 5만여 명이 참여하는 ‘타임 달러’, 스위스의 협동조합
형태인 ‘더블유아이아르(WIR)은행’ 등이 대표적인 레츠다.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미내사 클럽)의 ‘fm
시스템’, 송파구의 ‘송파 품앗이’, 대전의 ‘한밭 레츠’ 등 우리나라에도 현재 전국적으로 20여 개의 단체가
지역화폐제도를 운영중이다.
  지역화폐 운동은 결국 화폐가 아닌 다른 매개체를 통해 인간들끼리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하고,
이 가운데 인간존중의 정신을 보존한다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들이 버스카드를 대면 기계를 통해 나오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에서 정말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구하다 보면 지역화폐라는
것이 왜 필요한 지 좀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피폐해진 현대인의 삶에서 인간존중의 정신을
되살리려 실천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낯선 사람을 만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교환한다는 것이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홍성일 씨가 지역화폐운동을 시작할 때 어머니를 비롯하여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으며, 그 운동을 통해서는 석유와 같은 생필품을 구입할 수 없지 않냐는 반박을 받을 때도 할말이
없다는 점도 그를 힘들게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힘든 점들은 다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신념이었다. 어렵더라도 바꿔보자는 신념, 이론적으로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일 자체에 그는 큰 의의를 두고, 그것을 통해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각박해져가는 요즘 세상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실천하는 것이 늘 어렵죠. 이런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배금주의를
타파하고, 인간존중의 정신이 훼손된 이 사회에서 인간존중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지역화폐운동을 통해 지역공동체는 외부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들 수 있고,
지역사회의 취업, 육아, 교육, 의료, 복지 등 연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지역적 기반을 갖추게
되면, 다른 지역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현재 일본과 함께 이론화 작업을 공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글_이재홍 / 8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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