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 양심시험 ? 당연한 걸 왜 기사화하죠 ?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한다’, ‘부정행위 하다가 걸린 사람만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닌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대학가에 ‘커닝 불감증’이 만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커닝 불감증’에 걸린 학생들에게 무감독으로 시험을 보게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교수님이나 학생들의 반발 없이 시험이 잘 치러질 수 있을까? 1995년 개교 이래
7년째 ‘무감독 양심 시험제’를 시행, 정착시켜온 한동대학교는 그런 의문에 하나의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개교 직후에는 시험전 담당 교수가 ‘이 시험은 하나님이 지켜보고
계십니다’라는 내용의 문구를 칠판에 써놓고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했었죠”

한동대학교 학생처장인 건설도시환경공학부 정상모 교수님은 개교 이래 한동대학교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무감독 양심
시험제도’에 대한 소개를 이렇게 시작하셨다. ‘정말로 학생들이 커닝을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작년에 한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 시험중 부정 행위를 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 80%의 학생들이 ‘한 번도 없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부정 행위를 해 본 적이 있다는 학생들 20%중 전체 비율로 15%가 넘는 학생들이 ‘부정행위에 대해 반성하며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답을 했었죠. 즉, 학생들의 절대 다수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고 있다고 봐야 겠죠.”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한동대학교는 기독교계 학교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정직하고
유능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이 대학이 정직성 부문에서 작은 실천방안의 하나로 실시한 것이 바로 이 ‘무감독
양심 시험제’다. 이러한 학교의 뜻에 부응이라도 하듯, 학생들 역시 자체적으로 ‘한동 명예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한동인으로서의 명예를 지켜나가고 무너진 양심을 회복해 ‘한동인답게’ 살자는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에 의한 자정작용이 일어난다고 할까요?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을 누군가가 목격했다면 학교 인트라넷에 바로 목격담이 올라가고, 그것에 대한
성토와 전체적 반성이 오고 가게 되죠. 실례로 어떤 학생이 자신의 부정행위 사실에 대해 양심 선언을
한 일도 있었습니다.”

 
    경영 경제학부와 언론정보 학부를 복수 전공하고 있는 2학년 김정운 씨의 말이다.  
       
    “지난
중간 고사 기간에 한 강의실 책상에 시험 답안 내용이 적혀 있어 인트라넷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야 그것이 한 학생의 답안지 뒷면에 있던 먹지 때문에 시험 중에 작성한 답안 내용이 책상이 적혔던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한동인 모두 다시 한 번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입사를 앞두고 있는 경영경제학부 4학년 김영찬 씨의 말을 듣고 기자는 부정행위를 통해 높은 학점을 따는 몇몇
타 학교 학생들을 보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또한, 유독 한동대학교에서만 무감독 양심 시험제도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실시될 수 있는 이유 역시 궁금했다.

“글쎄요, 부정행위를 통해 학점을 높인 학생이 있다면 저는
가치 없는 일이며 억울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가의 현실이 많이 왜곡되어 있지만 정직과 양심의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이러한 제도가 기사화 될 필요도 없는 당연한 것이겠죠. 한동대에서 이 제도가 성공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부끄러움과 죄책감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 전산 00학번인 황이리나 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유학생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그곳 학생들 역시 커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처음 무감독 양심 시험제를 접했을 때의 느낌과 제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처음에는 많이 놀랐었죠. ‘진짜로 이 사람들이 커닝을 안할까?’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지금와서 보면 참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배우며
자기를 훈련시킬 수 있으니까요. 시험이라는 것이 자기 실력을 점검하는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상모 학생 처장은 이러한 양심 시험제도를 홍보하고,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저 역시 요사이 대학가에 부정행위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습니다. 우리 기성 세대들 사이에 만연한 부패와 잘못들로 인해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친 것 같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러한 큰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작은 물결을
만드는 것은 우리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눈 앞의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더 큰 꿈을 꾸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순수하게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한동 명예제도’의 지난 주제가 ‘연어’였다고 한다. 커다란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처럼, 시대의 조류 속에서 올바른 흐름을 만들어 가려는 한동대학교 학생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주제다.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직과 양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이다.

 
       
       
   

글_이호중 / 8기 학생기자
서강대학교 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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