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범 – 이제는 대학생들의 당면 문제에 눈을 돌릴 때…

   
 
  대학생들이 많이 바뀌었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애들은~’

이란 말로 자신들의 젊은 시절과 다른 새 밀레니엄 이후의 학번들의 성격과 문화를 규정짓기 시작했는데,
영~ 마땅치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00학번 이후의 학생들이 대학가에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대학생들의 문화, 특징 등이 이전 세대와 현격하게 달라진 것이다. 여기에 대해, 권혁범
교수는 자신이 처음 교단에 섰던 1994년도의 학생들과 혹은 자신이 대학에 다니던 70년대의 학생들과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994년에는 대학가에 운동권 문화가 남아 있어서
상투화 되기는 했지만, 정치적 관심이나 열정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자들을 그 열정들이 많이
식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는, 대학생들의 변화된 모습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설명한다. 사회가 이전 시대와 비교했을 때,
안정되어 간다는 것이다. 자신이 대학을 다니던, 70년대에는 대학에 정치 논리나 관심이 강해서 개인의
삶의 방식을 억압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대학생들은 자기 삶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일상적인 이슈에 대하는 관심이 많다고 그는 보고 있다. 한편, 걱정스러운 것은, 문화적 다양성이
부족하고 획일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만든 이데올로기에 입각해서 사고하는
경향을 종종 발견하고는 자유로운 세대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인다.

     
     
   
    대학생들의 문화와 특징이 바뀌어 감에 따라 이전의 대학생들과
지금의 대학생들의 위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는 21세기 대학생들은 이전의 대학생들과 비교해서 양적 규모나,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밝힌다. 이전 세대는 이론적으로 먼저 깨우친 대학생들이 사회 운동을 이끈 세대였다면,
여성, 농민, 노동자, 환경에 대한 민중들의 인식이 높아진 요즘은 대학생들이 선도적으로 나설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럴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운동이 강한 것은 사회가 비정상적이라는 뜻이며, 사회가 서서히 정상 궤도로 진입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피력한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과거에는 학생 운동이 너무 높은 위치에 있었는데, 요즘 들어 점점 정상의 위치로 다가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대학생들이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눈을 돌릴 때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학의 정책이나 관행,
제도에는 아직도 전 근대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 있는데,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문화와 제도의 정착을 위해 학생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각 대학의 학생회들이 너무, 자신들의 학내 문제에만 치우쳐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중용의 덕을 요구했다.

   
    그는 보수적이라는 교수 집단 내에서 진보적인 인사로 유명하다.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서 그가 진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의 타고난 기질과 정치학자로서의 관심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사회가 진보한다는 진리에 대해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민 운동과 여성주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 운동에 대해서는 ‘국가가 해주길 바라거나 방치해서는 안되며,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권력과 시장에 맞서야 의미 있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그가 매년 배출하는 제자들 중 한 명 씩이라도 시민운동을 한다면,
사회의 발전 속도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밝힌다. 현재, 두 명의 제자가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희생정신으로 시민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후원과 지지를 보이면서, 부분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정치학이라는 그의 전공보다 더 열을 쏟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여성주의다. “40대
후반으로 제가 가고 있는데, 20대 초반의 제자들이 저보다 더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여서 때론, 놀라곤 합니다.”

그는 가부장제적 제도와 문화가 한국사회의 큰 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단순한 개인의 관심사로 둘 수가 없어서, 그가
펜을 잡고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남성들의 수준이 높지 않아
얕은 지식으로도 글을 쓰게 됩니다.”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칼럼은 냉철하기로 유명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수업에서 성평등에 대한 과목을 의무화 했으면 합니다.”
남녀 문제에 있어서 청년들의 논리와 정서가 뒤떨어져 있는데, 그는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성평등에 대한 교육의 의무화를
제안한다.

     
   
     
   
    진보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하기에 쉽사리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4.19세대 혹은 386세대 정치인들의 변절을 두고 기자가 ‘사회는 진보한다’는 진리에 대해 조바심을 보이자, 그는 오히려
정치 불신과 허무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명한 정치인 몇 명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으로 실망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역사는 진보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믿고 실천해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 시절의
생각이 사회에 나가서까지 유지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허한 관념들에 묶여 있을 것이 아니라, 현실과 부딪히면서
바뀌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독일의 녹색당 같은 진보정당을 기대하는 그에게 있어서, 대한민국의
진보정당 지지율이 15%가 되는 것은 그리 불가능해 보이지 만은 않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그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제자들이 있고, 인터넷을 통해 그의 칼럼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는
혼자가 아닌 것이다.
     
   
     
 

글_우지환 / 8기 학생기자
카이스트 전자전산학과 석사과정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