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세상

 
 
     
 
    풀꽃 세상의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가
‘풀꽃상 수여식’이다. 올해의 본상은 ‘자전거’. 자전거는 세상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선정이유다. 선정 방식도
독특한데, 모든 회원들이 모여 텐트를 치고 1박2일동안 밤새 토론과 논쟁을 거듭하며 수상자를 결정한다. 올해 자전거는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 자동차처럼 편하지는 않지만, 환경오염도 시키지 않고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하게 만들어
건강을 증진시켜주기까지 하고, 기름값, 보험료를 털어가지도 않는다. 자전거는 만년 수상 후보였는데, 드디어 올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고 보니 정말 우리집 고물자전거가 달리 보인다. 본상의 존재를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부상은
광명보육원 청소년들에게 돌아갔다.
     
    지난해에는 안타깝게도 부상 수상자가 없었다.
작년 풀꽃상은 지렁이가 수상했는데, 세상에 지렁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많았지만, 지렁이를 생명 그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밭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농토 지킴이’다. 이런 지렁이에게 한 번이라도 고맙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 풀꽃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찾아 헤맸지만, 어떻게 하면 지렁이를 이용해 인간을 이롭게
할 ‘무엇’을 만들어낼 지 궁리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 있었다. 지렁이가 없는 땅이란 생명이 자라날 수 없는 황폐한 땅이다.
지렁이가 살 수 없다면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풀꽃 세상은 환경만을 이야기하는 단체가 아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에
관련된 일에도 풀꽃세상은 풀씨를 뿌리려 한다. 고아원처럼 소외된 곳, 힘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에도 풀꽃 세상의
따뜻한 시선이 닿아있다. 얼마전 촛불 시위에도 풀꽃들은 앞장섰다. 인권문제이든, 환경문제이든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거기에서 비롯된 오만한 자연관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 냄새 물씬나는 삶을 지향하다 보면 ‘환경’문제를 넘어 모든
사회문제에 대한 실천 방향까지도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이 이 모임에 참가하는 김수진 씨의 생각이다.

수요도서모임, 채식방, 풀꽃교실, 영화모임 등도 운영하고 있다. 환경운동에 필요한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 시작한 공부이지만,
이들에게는 ‘마음을 성장시키기 위한’ 공부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채식방’은 육식을 배격하고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운동이라기 보다 대량생산, 대량유통에 따라 오염되고 있는 먹거리 문화와 화학조미료에 찌들린 우리의 식단을 교정하고자 하는
모임이다. 다시말해, 소박한 것, 자연 그대로의 것을 많이 먹자는 운동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공장에서 만든 밑반찬을
먹고, 가공된 간식거리를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구조적으로 오염된 우리의 삶을 생각하자 두려워진다.

   
   
 

풀꽃 세상은 회지 <풀씨>와 <풀밭>을 간행한다. 뻣뻣한 재생지로 만든 이 책들은 겉
표지에서부터 소리 없는 실천의지가 느껴진다. 풀꽃 세상의 모든 움직임들은 과격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있다. 이들의 소박하고 담백한 운동방식은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어떤 폭력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방학마다 ‘환활(환경활동)’이 열리는 등 대학가에도 환경운동 움직임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 그렇지만 여타의 사회운동만큼 활성화되고 있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거창한 운동은 차치하고 라도,
MT를 비롯하여 각종 행사들을 마치고 나면 으레 남는 산더미 같은 1회용품 쓰레기에 문제제기를 하는 친구들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환경을 위해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치유책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일 것이다. 그리고 나서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풀꽃 세상에 잠시 들러봐도 좋겠다. 기업으로부터의 일절의 후원금을 받지 않고 회원들간의 회비만으로 꾸려가는 단체이기 때문에,
재정이 그다지 넉넉한 편은 아니다.

가장 손쉬운 풀꽃 세상 후원은 풀꽃 세상에서 제작한 2003년 달력을 구입하는 것. 풀꽃 세상 정상명 회장(화가)이 직접
그린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들이 담긴 달력을 크리스마스 카드에 넣어서 보내면 더없이 따듯한 선물이 될 것 같다.

     
   
     
   

1. 파리나 모기를 잡을 때에도 생명에 대해 생각합시다.

2. 쫀쫀한 사람이 됩시다. 조금 쓰고, 쓴 거 또 쓰고, 뭐든 아낍시다.

3. 동물을 사람의 장난감으로 취급하지 맙시다.

4. 개발만능주의에서 비롯된 정책에 대해 목소리 높여 항의합시다.

5. ‘물 쓰듯 쓰다’라는 속담을 폐기처분합시다. 물은 생명입니다.

 

6. 믿을 만한 녹색상품이 더 값 싸지도록, 다소

비싸지만 녹색상품을 구입합시다.

     
   
     
 

글_김정하 / 8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사회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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