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혁명, 버블 시스터즈를 만나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동요처럼 방송국은 늘 설레임으로 가득찬 공간이다. 그러나 그 설레임도 잠시 방송국의 삼엄한 신원 확인은 기자에게 비장감마저 느끼게 했다.
버블 시스터즈 4인방은 출연을 위해 한창 준비 중이었다. 인기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고 겸손한 환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서 향기로운 문화의 활력이 느껴졌다.

“버블이 무슨 뜻이냐구요? 거품이 동그랗잖아요. 그렇게 동글동글한 성격을 가진 친근감 있는 자매들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버블 시스터즈는 아직 자신들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재주가 덕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고전의 의미를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들은 R&B, 소울, 재즈 등 흑인음악 장르의 새로운 주자다. 흑인다운 감수성과 가창력은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높게 평가받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유학파가 아니라는 사실. 모두가 톱 가수들의 코러스를 거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그야말로 한국이 키워낸 실력파들이다.

사실 한국에서 흑인음악은 좀 낯설죠. 그렇지만 흑인의 감수성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수성은 닮은 데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눈물의 정서나 신바람, 흥, 리듬감은 닮은 꼴이죠. 흑인 정서를 어떻게 한국적으로 풀어낼 것인가는 앞으로 저희들의 숙제예요.”

팀원들의 경력도 이채롭다. 중앙대 작곡과 출신 맏언니 난다(본명 서승희),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재즈 아카데미 강사 출신의 강현정, 그리고 통통한 셋째(22,김수연)는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의 둘째 딸로 어머니의 파워풀한 보이스 컬러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막내 하루(김영지)는 허스키한 음색과 탁월한 저음을 자랑한다.

“저희 팀에는 ‘리드 보컬’이 없어요. 빨강, 파랑, 노랑의 3원색이 모여 검은 무채색을 내듯, 4인 4색의 개성이 섞여 뜻밖의 참신하고 조화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니까요”(난다)

타이틀곡 ‘버블송’은 난다가 쓴 코믹한 가사와 직접 곡 중간의 탭 댄스를 춘 수연의 재치, 그리고 현정과 하루의 표정이 압권이다. 눈을 감고 듣기만 해도 금새 그들의 유쾌한 혁명의 동반자가 되어버린다.

이들은 지금 후속곡으로 내놓을 ‘악몽’을 준비하고 있다. ‘악몽’은 힙합과 R&B를 버블 시스터즈 특유의 감성으로 소화한 곡이다. 또한 동양적인 색채가 짙은 발라드곡 ‘애원’도 주목할 만하다.

“방송 처음에 너무 힘들었어요. 단 한 곡의 출연을 위해 아침부터 연습에 연습! 무엇보다 무대의 드라이아이스 연기와 탁한 공
기는 라이브를 하는 저희에게는 견디기 힘든 복병이었죠. 이제는 요령을 터득해서 할 만합니다.”(수연)
누가 이들을 못생겼다고 하는지 통 모르겠다. 건강한 사고와 발군의 실력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기자는 버블 시스터즈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무쪼록 ‘버블 시스터즈’의 우스갯소리처럼 ‘이쁜 것들 다 죽었어!’까진 아니더라도 이 참에 ‘실력 없이 이쁜 것만 믿는 것들’을 몰아내 버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획일적인 한국의 대중문화에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버블 시스터즈 화이팅!!!

글_윤영덕 / 8기 학생기자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사진_성실한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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