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중 – 1991년 부활의 노래에서 2003년 동승까지

   
 
    올해 최다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해외 관객들에게
먼저 열렬한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 감독. 그를 만난다는 설렘을 안고 벽면에 걸린 동승 포스터와 사진, 영화 관련 상품들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기다렸다. 잠시후, 주경중 감독은 긴 롱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바쁘게 들어왔다. 감독이라는 이미지에
덧붙여 살짝 기른 턱수염과 가볍게 두른 목도리. 그리고 눌러쓴 모자까지도 왠지 모를 카리스마로 다가왔다.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하고 망설이다가 기자는 엉뚱하게도 “감독님은 어떤 대학생이셨어요?” 하는 질문부터
꺼내 들었다.
“음…. 나는 놀기 좋아하는 학생이었지. 하하하. 사실은 대학생이 되면 내가 좋아하던 여학생과 영화 동아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었어. 대학에 들어가면 당연히 영화 동아리가 있는 줄만 알았거든. 그런데 막상 대학에 오니 영화 관련
동아리조차 존재하지 않았단 말이야. 그때 당시 서울대에만 ‘얄라셩’이라는 영화 관련 동아리가 딱 하나 있었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화 동아리 ‘울림’을 창립한 그의 두 눈에는 아직도 그 시절 장난끼와 도전이 넘쳐 흘렀다. ‘울림’
동아리 창립 이후로 여러 대학들에 속속 영화 동아리가 창간되기 시작했고 그는 동아리를 통해 본격적인 영화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함께 뜻을 모아 ‘울림’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지금 한국 영화 곳곳에서 영화사랑을 온몸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독점적 경제, 강렬한 반미, 사회주의 색채로 얼룩졌던, 수업시간보다는
데모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대학시절.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는 그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터져 버릴 것만 같았던
열정을 서슬 퍼런 시절의 중심에서 광주의 상처를 ‘부활의 노래’로 풀어내었다. 1991년 <부활의 노래>에서
2003년 <동승>까지 오랜 시간, 그의 영화에 대한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과연 꿈을 팔아먹는 것이
영화인가? 세계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영화는 무엇인가? 일상적인 이야기와 보편적인 정서를 어떻게 담론으로 이끌어낼 것인가?

“아…. 그땐 정말 영화를 선택한 것이 후회가 되더라구. 글을 썼다면 펜과 종이면 되는 것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스텝들과 하루에도 잠깐 사이 몇 만원씩 넘어가는 필름들…”
희미하게 웃는 그는 그래도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뛰었던 7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다시 만들었고, 영화는 그런 그의
또 다른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동승>은 생각하지 않고 봐도 재밌고, 생각하면서 보면 또 다르게 재밌거든.”
다의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각색한 그는 사실 글쓰기를 좋아했던 문학도였다. 영화 <동승>은
‘어머니’라는 모티브를 아름다운 자연 경관 안에 녹아들인 작품이다
     
   
    “아직도 신춘 문예 모집한다는 공고가 뜨면 가슴이 두근거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단 말이야.”
그는 대학생들에게 가슴 속 내면의 목소리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지금 대학생들이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기에 약해져 가는
이유는 바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주경중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을 넘어선 확신이 있었다.
“관객은 정확하게 똑똑하다고 나는 믿어요. 좋은 작품은 반드시 관객이 알아주기 마련이거든.”
“영화에 표현되는 감독님의 색깔을 형상화한다면 무슨 색깔로 볼 수 있을까요?”
호기심에 눈을 반짝거리며 마지막 질문을 던지자 감독은 ‘허허’ 웃어버리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글쎄…. 7년 동안 영화를 만드느라고 정작 내 가슴은 까맣게 탔는데 말이지.”
그는 아직도 <동승>을 완성하지 못했다. 7년 동안 그의 가슴에 품었던 영화는 이제 관객들의 품 속으로 들어갈
마지막 단계가 남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그의 영화를 타는 노을빛으로, 또 어떤 사람은 물에 젖은 애잔한 푸른빛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가 만드는 영화는 그만의 색깔이 담겼고 그 색깔을 이해해 내는 것은 전적으로 영화 <동승>을
보는 관객들의 몫이다. 그날, 기자가 들여다 본 그의 색깔은 영화에 대한 진지함을 담고 삶에 대한 즐거움으로 반짝거리는
눈부신 아침햇살, 투명한 하늘빛이었다.
     
   
     
   
   
  제6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최우수 각본상’ 수상
(2002년 6월)
제26회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초청 (2002년 8월)
제3회 버스터 코펜하겐 국제 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초청 (2002년 9월)
제17회 퀘백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 (2002년 9월)
제38회 시카고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02년 10월) ‘BEST OF FEST’ 선정
제26회 카이로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 (2002년 10월)
제26회 상파울로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02년 10월)
제22회 하와이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02년 11월)
제4회 브라티스라바 국제 영화제 (2002년 11월)
제26회 예테보리 국제영화제 (2003년 1월)
제13회 씨네주니어 국제영화제 (2003년 1월)
제20회 아노네 국제영화제 (2003년 2월)
제53회 베를린영화제 초청(2003년 2월)
제14회 트레블링-르네 국제영화제 (2003년 2월)
제2회 티뷰론 국제영화제 (2003년 3월)
제9회 타오스 토킹 픽쳐 페스티벌 (2003년 3월)
제3회 릴월드 국제영화제 (2003년 3월)
제21회 라온 국제영화제 (2003년 4월)
제6회 스포르케츠 토론토 국제영화제 (2003년 4월)
제18회 파리국제영화제 (2003년 4월)
제2회 트리베카 국제영화제(2003년 5월)
제21회 알키노 국제영화제(2003년 6월)
     
   
     
   
     
 

글_이가연 / 8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생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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