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컨덕터

누군가에겐 달콤한 휴식이, 누군가에겐 일이 된다. 후자의 주인공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운명에 처한 투어 컨덕터다.

이를 아는가? 내국인 15명 이상 해외여행을 갈 때, 관광진흥법에 따라 1인의 투어컨덕터가 동반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투어컨덕터는 해외여행의 모든 것이 지원된다. 한 마디로, 세계여행을 무료로 다니는 것(고초를 제외하고). 투어컨덕터(=국외여행인솔자)는 내국인이 단체로 해외여행을 갈 때,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여행일정을 관리하면서 여행자가 안전하고 불편함 없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여행자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투어컨덕터는 외교관이다!

투어컨덕터는 내국인이 해외여행을 갈 때, 출입국신고서를 쓰는 일부터 시작해 다시 입국할 때까지 해외여행의 절차를 돕는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했다. 물론 현재는 출입국신고서를 쓰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고객의 불편한 점이 없도록, 고객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그들을 챙긴다. 아프거나 불편한 사항이 없는지, 필요 사항을 접수해 바로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투어컨덕터의 중요한 역할은, 방문하는 나라의 문화, 역사를 인정하는 마인드를 가르치는 것. 한국의 브랜드를 높이는 목적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타 문화에 대한 무지로, 본의 아니게 나쁜 일에 연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집트에서 2명의 대학생이 그 나라 종교를 모독해서 추방된 것도 그런 예다. 결국, 투어컨덕터는 우리나라 사람의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외교관 역할도 함께 한다.

투어컨덕터에 바짝 다가가는 길

투어컨덕터가 되기 위해서는 국외여행인솔자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일정 교육을 통해 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는데, 첫 번째 방법은 소양 교육을 통하는 것이다. 여행업에 6개월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정해진 교육기관에 신청하여 15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관광 관련 고교나 대학교를 나온 학생이 도전하는 방법이다. 60시간 이상의 양성 교육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것. 이 역시 정해진 교육기관에 신청하여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교육을 수료하면 교육기관에서 수료증을 받을 수 있으며, 3~4주 후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외여행인솔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여행사에서 혹은 프리랜서로 투어컨덕터 활동을 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국외여행인솔자협회 윤기명 사무총장의 투어컨덕터 탐구

한국브랜드 가치 상승과 내국민의 국외여행이 급증하는 요즘, 투어컨덕터의 역할은 부쩍 중요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과 민간외교사절로서 투어컨덕터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국외여행인솔자협회가 설립되었다. 윤기명 사무총장은 수십 년 경력의 투어컨덕터를 해온 덕에, 여행으로 쌓인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빛나는 주인공이다.

럽젠Q: 투어컨덕터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요?
지난 89년부터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면서 제한 없이 떠날 수 있는 특권을 쥐게 되었죠. 그렇다 보니, 해외에서 우리 예절을 망치고, 그 나라 문화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죠. 아침 식사 시에 잠옷 차림을 한다거나 줄 서지 않는다거나 하는 등. 예의를 지키지 않는 고객 때문에 힘들어요. 민간이 한 명이 다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죠.

럽젠Q: 투어컨덕터로서 고객 때문에 부끄러웠던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얼마 전, 뉴스에도 나왔던 게 기억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쇼핑한 금액이 400불이 넘으면 관세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서 낸 벌금이 무려 100억이 넘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가서 그 문화를 배우기보다 소주를 챙겨 가죠. 해외 식당에서 몰래 술이나 한국 반찬을 먹기도 하고요. 유럽 비행기 기내에는 한국말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쓰여 있을 정도예요. 이 때문에, 몇 달 전엔 인천공항에서 ‘해외여행은 우리나라 문화, 예절을 알리는 국가브랜드’라는 캠페인을 벌인 바도 있죠.

럽젠Q: 투어컨덕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투어컨덕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에요. 고객이 불만사항을 말하거나 여행 중 급박한 상황이 찾아와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다음으로는 대인관계가 중요하죠. 많은 고객과 대화하고, 여행하면서 만나는 여러 사람과도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과 융화되는 화술이 필요해요. 이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길러지는 것이기도 하죠. 저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고객과 사진을 공유하고, 여정은 잘 푸셨는지 연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것 역시 긍정적 마인드와 대인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럽젠Q: 투어컨덕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중국에서 만든 가짜 자격증을 적발한 일이 기억에 남네요. 투어컨덕터 자격증이 있으면, 비싼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니, 이를 악용하기 위해 가짜 자격증을 제작하여 소지하고 다닌 사건(!)입니다.
최근에 생긴 국외여행인솔자협회에서 이런 점도 단속할 거예요. 또 한 번은 우리나라 사람이 한 할머니의 무거운 짐을 옮겨 드렸는데, 마약을 운반했다는 혐의로 잡힌 일이 있어요. 저는 이런 점을 고객에게 미리 숙지시키지만, 잘 지켜지지 않을 대가 많아요. 학생 단체를 데리고 여행했을 때도, 한 학생이 어느 아주머니의 짐을 옮겨 달라는 부탁을 받았길래 그냥 그 짐을 내려놓으라고 했어요. 해외에서는 남의 짐을 들어주는 것조차 함부로 해서는 안돼요. 생각보다 위험한 일들이 매우 많거든요.

럽젠Q: 투어컨덕터를 꿈꾸는 학생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세계를 내 손안에’가 저의 캐치 프레이즈예요. 저는 이 직업을 하면서 많은 나라를 다니고, 많은 고객을 만나요. 또한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죠.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를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강해집니다. 이 직업을 통해서 나를 세계화할 수 있고,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만들 수 있어요.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잖아요. 현재 우리나라가 관광적자이지만, 내국인의 건전하고 매너 있는 해외여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 곧 흑자로 전환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