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WA Korea Copywriter 이창호 대리

통째로 아낌없이 드립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광고 대행사 HS애드, 제일기획, TBWA, 이노션, SK M&C의 실무진이 말하는 100% 리얼한 직업 정보를!

4년 차 카피라이터인 그는 외모에서부터 자유로운 예술가의 분위기가 뿜어 나온다. 특유의 나긋나긋한 말투에서도 느껴지듯 ‘여유’는 아이디어가 번뜩여야 하는 광고인의 자격이 아닐까.

럽젠Q. 광고 기획에서 제작(Creative)은 어떤 역할인가요?

기획이 광고를 만드는 큰 그릇을 만드는 거라면, 제작은 그 그릇에 담을 밥을 짓는 거예요. 그래서 훨씬 필드에 가깝죠. 광고 촬영 현장에서 감독들과 이야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보는 것을 만들어내니까 예술적인 것이 가미가 돼요. 아이디어만 내서 스케치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외부에 보이는 제작물이어서, 최대한 보는 사람이 좋아하도록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다듬어야 하죠. 그래서 기획보다는 훨씬 섬세한 면이 있어요. 광고로 나가기 직전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걸 장인 정신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죠.

럽젠Q. 광고에서 카피라이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TV나 라디오를 비롯한 인쇄, 지하철 광고와 프로모션 이벤트 등 모든 광고 부분에서 문구라든지 콘셉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이걸 글로 표현하는 것이고요. 예전에는 카피라이터 문안과 관련된 부분만 신경을 썼는데 요즘에는 분업화되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는 분야가 상당히 열려 있어요. 카피라이터라는 일은 카피를 책임진다는 것이지, 그 일만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글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는 거죠.

럽젠Q.작업했던 광고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최근에 ‘소니 엑스페리아’와 ‘옥션 신상뽐춤’ 광고를 했어요. 그리고 소니 엑스페리아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제가 쓴 카피로 런칭 광고가 나간 적이 있어요. ‘A는 흔하다, K는 약하다, I는 아쉽다.’ 해서, ‘X가 온다.’ 이런 식의 티저 광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회사의 경쟁 제품의 앞글자만 따서 만들었거든요. 그때 스마트폰에 관심 있던 사람들에게 반향이 있어서 보람 있었던 광고였어요. 광고 효과가 좋다는 피드백이 오면 광고할 맛 나죠.

럽젠Q. 카피 아이디어는 어떻게 착안하시나요?

소니는 글로벌 광고주니까 커뮤니케이션 자체도 복잡하고 어려워요. 그래서 안건이 거절되거나 하면 많이 어려운데, 그 엑스페리아 티저 광고는 제품이 나오기 임박해서 만들었던 케이스예요. 영화 <옹박>이라고 아시죠? 그 예고편에 ‘이소룡은 죽었다, 성룡은 지쳤다, 이연걸은 약하다.’란 문구에서 착안했어요. 앞으로 나올 강자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거기서 팁을 얻었죠.

럽젠Q. 카피라이터가 되는 필요조건은 무엇인가요?

저 같은 경우 광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처음부터 카피라이터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일하다 보니 저랑 잘 맞더라고요. 제가 발상하거나 머릿속의 생각을 꺼내놓는 걸 좋아해요. 제 적성에 맞았던 거죠. 특별히 어떤 분야를 공부한다기보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책을 보든 영화를 보든, 혹은 노래방을 가든 뭐든지 잘 관찰하고 유심히 보려고 노력해요. 또 그런 것이 습관이 되죠.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죠. 뭔가를 보고 메모하는 습관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일을 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요.

럽젠Q. TBWA의 업무 체계는 어떤가요?

경영하시는 분들 외에 실제로 광고 일을 하시는 분은 기획팀과 제작팀, BTL팀, 온라인 팀, 매체 팀 등이 있어요. 광고주와 기획팀의 미팅을 통해 어떤 광고를 진행하게 되면, 기획팀과 제작팀이 함께 회의해요. 그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AE와 광고주가 다시 미팅하죠. 이 일은 한 번에 끝날 수도 있고 여러 번 반복될 수도 있는데, 대부분 광고주의 성향과 관계없이 후자의 경우가 많죠. 우리 회사는 한 번에 좋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니 그런가 봐요. (웃음) 사실 설득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그다음에 직접 제작에 들어가요. 광고가 만들어지면 매체 팀은 어느 방송의 어떤 채널에 광고할 건지 또 고민하는 거죠.

럽젠Q. TBWA만의 개성이나 차별성이 있나요?

TBWA는 효율을 중요시해서 격이 별로 없고 사람들이 순수해요. 그러다 보면 싸우기도 하고 또 금방 풀어져서 성격이 다들 소탈하죠. 일단 목표가 좋은 광고를 만들어 그 브랜드에 도움을 준다는 가치관이 다들 있으니까 부장이든 사원이든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어찌 보면 버릇없어(!) 보일 수 있지만요.

럽젠Q.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그렇다기보다 이런 자유로운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겠죠. 원래 사내 분위기가 자유로운데, 이를 좋아하는 인원이 충원되다 보니 계속 유지되는 것 같아요.

럽젠Q. TBWA에 입사하는 길은 어떤가요?

공채가 있지만, 선발하는 인원이 많지 않아요. 일에 따라서 다른데 기획, AE의 경우는 1년에 네, 다섯 명은 신입으로 뽑아요. 아무래도 AE는 외국 광고주들과도 접촉해야 하니까 외국어 능력을 많이 보는 것 같고요. 제작은 그것보다 적게 뽑고 카피라이터는 일 년에 한 명 뽑으면 많이 뽑는 거예요. 그래서 공채로 들어오는 사람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죠. 많은 실력자 중에서 뽑힌 거니까요. 카피라이터만 보자면 꼭 공채가 아니더라도 규모 있는 대행사에 가고 싶으면 작은 회사에서 먼저 경력을 쌓고 차근차근 단계를 오르는 방법도 있죠. 아니면 인턴 활동을 통해 인정을 받아서 입사할 수도 있고요.

럽젠Q. 공모전이나 인턴 활동이 도움되나요?

공모전 인턴은 모두 다 하는 건데, 그런 이력서를 채우기 위한 ‘스펙’을 무작위로 쌓는 건 지양해야 해요. 실무진이 보기에도 어떤 이유에 의해서 이런 경험을 쌓았다는 정당성이 있어야죠.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스펙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런 ‘스펙’보다는 더 많이 놀고, 사랑하고, 울기도 해봐야죠. 감동을 잘하는 사람이 창조적이라는데 요즘은 좀 삭막한 것 같아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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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말이 와닿네요 ㅠ 스펙보단 나에게 의미있는 것들을 하는 것...흠...많이 생각하게 되네요!ㅠㅠ
  • 키맹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의 카피롸이터가 떠오르네요. 학습이나 지식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에서 나오는 창조적 활동.. 자꾸만 요 직업에 눈이 가는 이유는... 기사 때문이예요! 흥ㅠ
  • 수염 난 피터팬

    이창호CW님,
    좋은 이야기 잘들 었습니다.

    CW가 되고자 하는 저에게는 참 소중한 글이네요
    좋은 음악처럼 듣고 갑니다

    안테나를 세워주신 박보람 기자님도 고맙습니다^^
  • N

    후아 마지막 문장이, 담백하면서도 와닿네요.
    눈에 보이는 뭔가를 쌓지 않으면 불안해서 자꾸 눈에 보이는 실적만 쌓는 조급증좀 버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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