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국경 넘어 장 봐왔어

백팩커들 사이에서의 불문율, “그 나라를 알려면, 시장부터 가라.” 유럽의 시장을 슬쩍 둘러보니 검은 머리의 아줌마가 아닌 금발의 아저씨가, 젓갈이 아닌 치즈, 그리고 반할 만큼의 온심이 있었다.

작지만 매운 고추, 하벨 시장Havelská

하벨 시장은 프라하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규모는 비록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되지만, 물건의 종류 만큼은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 현지인이 구매하는 채소와 과일, 꽃부터 관광객이 탐내는 이색적인 기념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평일에는 현지인을 위해 주로 청과물을, 주말에는 관광객을 위해 기념품을 주로 판매하는 편이다. 특히 과일은 인근 대형 마트인 Tesco보다 저렴하며, 기념품 역시 프라하 전역에서 백팩커의 배고픈 현실을 가장 잘 위로할 만큼 싼 가격이다. 하벨 시장의 싱싱한 과일은 짠 음식과 고기로 버거운 체코 여행의 오아시스가 되기에 충분! 다양한 기념품이 골머리라면 이곳 상인과 상의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Location Mustek 역에서 하차 후 구시가 광장 방향으로 도보로 3분, 또는 바츨라프 광장에서 도보로 10분
Price 각종 과일 15~1백코룬, 마녀 인형 2백코룬, 각종 기념품 30코룬부터
Open 오전 8시~오후 6시
Tip! 값싸고 맛있는 과일을 먹으며 하는 시장 구경의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의 정석, 할라 트라고바Hala tragowa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할라 트라코바에 가면 시장의 정석을 볼 수 있다. 이곳은 1906년부터 1908년까지 리처드라는 사람에 의해 설계된 2개의 층에 걸친 옥내 시장으로, 1층에선 청과물과 꽃, 2층에선 세제나 액세서리, 옷과 같은 잡화를 판다. 포물선 아치형의 철제 콘크리트로 이뤄진 내부가 인상적인데, 아니나 다를까 만들어질 당시엔 꽤 글로벌한 건축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안타깝게도 2차 세계대전(1945년) 당시 시장은 일부 파괴되어 철거되었다가 1980년대에 다시 재건되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브로츠와프의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시장답게 이곳의 청과물과 꽃은 싱싱함 그 자체다. 다만 시장의 역할에만 충실하다 보니, 요기할 수 있는 곳이 입구 쪽의 바bar 뿐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1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기서 파는 옷과 액세서리는 약간 유행이 지난 복고의 냄새가 물씬 풍길 것. 혹시 유로를 즐로티로 환전하지 못했다면 2층에 환전소가 있으니 참고하길!

Location 트램 할라 트라고바역 건너편 큰 건물(트램 17번이나 23번을 이용)
Price 청과물 4 ~7즐로티(1kg 기준), 음료 1.5~3즐로티
Open 오전 8시 ~ 오후 5시 30분(평일), 오전 8시 ~ 오후 3시(토요일), 일요일 휴무
Tip! 2층 환전소를 이용하기보단 리넥 광장 근처의 환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오스트리아의 종합선물세트, 나슈마르크트Naschmarkt

‘음악과 커피를 제외하고 오스트리아에 대해 얘기해보시오.’라는 질문에 도저히 답할 수 없다면 자신 있게 권한다. 바로 이 나슈마르크트를! 빈 시내에서 제일 가까운 재래시장인 이곳은 이미 18세기에 탄생했다. 본래 농산물 시장으로, 특히 우유 제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했다. 나슈Nasch라는 명칭도 실은 ‘우유를 따른다.’는 뜻에서 나온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다루는 제품의 종류도 점점 많아진 까닭에 현재 유럽의 3대 재래시장 중 하나이자 오스트리아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매주 토요일엔 벼룩시장이 열리니 이날을 방문 날짜로 잡는 게 좋을 듯. 각국에서 건너온 다양한 사람과 골동품은 당신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나슈마르크트는 지리적으로도 매우 매력적이다. 동쪽에는 제체시온 전시장이 있고, 시장 입구에는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작품인 마조르카 하우스가 있다. 시장 내엔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도 줄기차게 들어서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그만이다. 이곳이야말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가 가득 찬 오스트리아의 종합선물세트가 아닐까.

Location 지하철 U4 카를플라츠 역에서 내린 후 케텐브뤼켄 가세 방면으로 도보 5분
Price 청과물 2 ~ 5유로(1kg 기준), 비엔나 기념컵 4유로
Open 오전 6시 ~ 오후 6시(평일), 오전 5시 ~ 오후 5시(토요일), 일요일 휴무
Tip! 시식의 기회도 많다. 상인이 손이 큰 까닭에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미소는 잃지 말 것

과거로의 시간 여행, 제이트리제 엔틱 시장 ZEITREISE Antikmarket

오스트리아 여행 도중 제이트리제 엔틱 시장에 가게 된다면 당신은 행운아인 게 분명하다. 이 시장은 매달 두 번째와 네 번째 일요일에만 열리기 때문이다.(12월은 매주 일요일 오픈) 80명이 넘는 수집가들은 중세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골동품을 전시, 판매 중이다. 이곳 골동품은 단순히 옛것이 아니라 황후 sissi의 스카프, 비엔나 청동처럼 ‘족보’ 있는,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이다. 역시 오스트리아 최고, 최대의 엔틱 시장으로 불릴만하다

제이트리제 엔틱 시장이 열리는 게른트너 거리는 오페라 국립 극장부터 슈테판 성당까지 직선으로 이어진 보행자 전용 도로이며 600m에 달한다. 시장은 거리 바로 옆 그랜드 호텔의 실내에서도 열린다. 비교적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매력적인 비엔나 현지 남녀를 구경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신비로운 물건, 신비로운 사람들이 이곳엔 있다.

Location 오페라 국립 극장 바로 옆 게른트너 거리와 그랜드 호텔에 걸쳐 위치
Price 작은 뱃지 하나당 10유로, 돼지 저금통 180유로
Open 오전 8시~오후 5시
Info www.zeitrei.se
Tip! 자비로운 상인의 인상과는 다르게 가격은 매몰차게 비싼 편. 생글생글 웃으며 흥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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