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도 재활용되나요?

영국의 소설가인 에드워드 불워 리턴은 말했다. “과학에서는 최신의 연구서를 읽어라. 문학에서는 최고(最古)의 책을 읽어라. 고전은 항상 새로운 것이다.” 여기 고전을 재활용한 수작, 그 숨은 포인트를 찾아서.

낡고 낡아 고리타분해 보이는 고전에는 이야기의 원형이 담겨 있는 법이다. 최신 드라마에서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성공하는 여자의 원형은 옛날 옛적 전해 내려오는 신데렐라 이야기이듯 말이다. 그리 보면 원형은 한마디로 만들어지길 기다리는 지점토와 닮았다. 누가 어떻게 주무르느냐에 따라 비행기도, 사람도, 새로운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으니까. 고전을 맛깔나게 조리해 새로운 컨텐츠로 업그레이드된 수작, 그 속엔 어떤 비결이 숨겨져 있는 걸까?

스마트폰으로 하는 첨단 수사, 드라마 <셜록Sherlock>

런던 베이커가 221B에 사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스. 케이프 코트를 입고 파이프 담배를 물고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거리를 활보하던 그가 최근 영국 드라마 <셜록Sherlock> 에서 21세기 최첨단을 살아가는 인물로 새롭게 태어났다. 21세기 셜록 홈스는 케이프코트 대신 번쩍거리는 수트를 빼입고, 파이프 담배 대신 니코틴 패치를 붙인다. 그뿐인가. 사건 의뢰는 인터넷 메일로 받으며, 사건 현장에서는 지체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 키워드를 검색해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추적한다. 고전 원작인 셜록 홈즈는 그 자체도 흥미롭지만,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동시대의 공감대나 재미를 충분히 느끼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대신 고전을 현대로 변용한 <셜록>의 시도는 고전 컨텐츠의 본래 재미에 더해 현대인의 시각에 맞는 동시대적인 재미까지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의 숨은 요괴 소탕 중, 영화 <전우치>

<셜록>에 비해 아예 고전 속 주인공을 현대에 살리는 경우도 있다. ‘만일 전우치가 현대 서울에 부활한다면?’이란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인 바로 <전우치>가 그것. 이 영화는 뛰어난 환술력으로 탐관오리를 벌하며 조선 팔도를 누빈 고전 속 전우치 캐릭터를, 현대를 배경으로 한 요괴전의 주인공으로 응용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요괴전은 그 허무맹랑한 속성 때문에 관객에게 외면당하기 일쑤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 영화는 매력적인 존재감을 입증받은 고전 캐릭터를 적극 주인공으로 기용해 그저 판타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현실적인 욕구를 채웠다. 내용은 전혀 다를지라도 주인공이 같아서 친숙한 이야기의 연장선이란 안정감을 부여한 것. 이 같지만 다른 느낌, 기발한 고전의 활용 예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위해 싸운 자가 사랑을 얻는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어공주>

‘그리고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습니다.‘로 끝나는 슬프디슬픈 원작 동화 <인어공주>.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까지 포기했음에도, 홀로 사라져야 했던 인어공주의 슬픔에 눈물지었을 터. 디즈니는 원작의 슬픈 이야기 대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로 바꿨다. 인어공주가 왕자와 만나기 위해 다리와 목소리를 맞바꾼 사실이 왕자와의 이별을 부추긴 아이러니한 상황은 가져가되, 결말만큼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이긴다는 공익적인 이야기로 끝맺어 원작과는 다른 교훈과 재미를 얹었다. 이는 원작이 가진 컨텐츠적인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컨텐츠가 다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라 볼 수 있다.


이외의 원작의 공포를 심리 스릴러로 성공적으로 승화한 영화 <장화홍련>에 이르기까지, 고전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이야기 자체를 아예 현대로 시대를 옮겨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발현할 수도, 일부 캐릭터의 성격이나 이야기를 따서 특화시킬 수도 있다. 혹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되, 일부를 비틀어 색다른 이야기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고전은 수백, 수천 년에 걸쳐서 취향이 제각각인 이들에게 인정받고 살아남은 이야기다. 이는 그만큼 강한 컨텐츠적 장점이 있음을 대변하는 것. 앞으로 고전을 바탕으로 이를 뛰어넘는 이야기가 탄생한다면, 또 다른 고전의 역사가 시작할 것이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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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 기사 재미있네요. 인어공주 원작 소설보고 마구 분노했던 기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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