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겉치레보다는 가능성이죠






LG 홈쇼핑 1층 로비. 그녀는 약속시간 정각에 나타났다. 생방송을 두 시간 앞두고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기분 좋게 웃어주는 그녀가 고마워 인상 좋다는 말로 첫인사를 건넸다.

“얼굴이 그냥 둥글둥글하죠? 뾰족한데도 없이….”

그녀는 둥그스름 보기 좋은 턱 선을 가리키며 익살스럽게 슬픈 목소리를 냈다.
“저
인터뷰 처음 해보는 거라 아무것도 모르니까 가르쳐 주면서 해주세요.”

96년도에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 해 언론사 기자, PD준비를 했던 그녀다. 대학 때 케이블 방송국에서 작가를
했던 경력도 있다.
쇼핑호스트가 아나운서나 리포터 등과 차별되는 점을 묻자, “쇼핑호스트는 그 프로그램의
디렉터다”
라는 말로 명쾌하게 답했다. 대본도 없고 리허설도 없는 생방송에서
쇼를 책임지는 디렉터. 그러기 위해서 쇼핑호스트는 다른 진행자들과는 달리 PD, MD(Merchandiser) 등과 함께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한다.
때문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훨씬 더 많고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대본도 없는 생방송이다 보니 방송 중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다. 얼마 전에는 스폰지 베개를 판매하면서 사고가 났다.
베개 안에 달걀을 넣고 주먹으로 쳐서 달걀이 깨지지 않는 것을 보여 주기로 했으나 그녀의 주먹에 맞은 달걀이 그만 깨지고
만 것. 모두가 당황한 순간 그녀는 “저희가 방송 전에 여러 차례 연습을 했을 때는
괜찮았었는데 당황스럽네요.”
라며 솔직하게 이야기 했고 덕분인지 주문량이 급락하진 않았단다.
“쇼핑호스트가 한 쇼의 호스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도도하게 굴면 안 되요. 그렇게
해서는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죠. 항상 다정다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해요. 평소에도 겸손하고 솔직한 가게에서 물건을
사게 되지 않나요?”

방송을 하면서 동시에 5초 단위로 매출량이 집계되는 홈쇼핑의 시스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법도 한데 그녀는 “그걸
스트레스라고 여기면 이 일 못해요. 오히려 그 스피드를 즐겨야지요”
라고 당차게 말한다.


LG홈쇼핑에서 일년 반 째 주방 용품과 건강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그녀는, ‘세계 주방
용품 대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전문 쇼핑호스트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 실력파 쇼호스트는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1년 입사 당시 PD자격으로 입사했던 것.
“전 신입 사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데, 사장님께서 보시기에 제가
남들하고 좀 달라 보였는지 저에게 쇼핑 호스트를 해 보라고 권하셨어요.”

사장님의 총애를 받고 있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사실은 좀 성실한 편’이라며 넌지시 성공 비결을 비쳤다. 그러면서
그녀는 너무 화려한 겉치레에 치중하거나 말재주를 늘리기 위해 아카데미에 다닐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쇼핑호스트가 된 것을 보면 회사에서 평가하는 부분은 겉 모습이나 말재주 보다는 재능이나 가능성이라는 이야기다.
“취업이 안 돼서 고민들 많으실 텐데, 사실 저 때도 그랬어요. 하지만 저랑 같이
취직 준비했던 사람들 지금은 다 잘 됐어요. 오히려 늦게 된 사람이 더 좋은 자리로 갔어요. 그러니까 ‘될 사람은 결국
된다’는 자신감으로 밀고 나가세요.”

방송 시간이 촉박했는지 인터뷰하는 도중에 그녀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미안한 마음에 가봐야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더 하셔야 될 거 있으면 마저 물어보세요. 전 괜찮아요.”
고객을 배려하듯 상대를 배려하는 그녀의 태도에서 진정한 쇼핑호스트의 자질이 엿보였다.


1. 언제 어떤 형태로 채용하나?
기본적으로는 공채가 원칙으로 한다. 공채 시기는 부정기적.

2.
입사 시험은 어떤 것들을 보나?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1차 서류, 2차 카메라 테스트, 3차 재치 테스트를 한다. 재치 테스트는 물건을 주고 쇼핑호스트와
같은 진행을 요구한다. 천성적으로 밝고 귀여운 사람이 유리하다.

3.
근무는 어떤 형태?

현재 우리나라의 쇼핑 호스트는 전부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아직 프리랜서 호스트는 없다. 기본적으로 출퇴근이고 하루 9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한다. 토, 일요일에 방송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신 평일에 하루를 골라 쉴 수 있다.

4. 호스트가 되기 위해 평소 준비해야 할 점은?
일상이나 주변 사람, 사물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말 재주 보다는 마케팅적 감각이나 지식이 필요하다.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작은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리포터를 하더라도 경력이 있는 것이 유리하다.

5. 연봉은 얼마나?

불문율이다. 기본급은 있지만 워낙 능력에 따라 수당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 천차만별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연봉 몇 억’이라는 식의 환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글_김신록 / 9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사진_심승규 / 9기 학생기자
연세대학교 재료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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