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LG전자연구소 Digital TV 연구원 강익선







최근 국내 선두업체의 세계 1위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세계 1위의 Digital TV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서있는 LG전자 DTV연구소를 찾아가 어렵다는 취업 관문을 뚫고 전문 연구원으로 입성한 강익선 씨를 만나 전문연구원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연구소에 들어서면서 처음 본 사람이 외국인 엔지니어. 세계일류라는 별칭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난다.



전문 연구원이라고 하면 실험실에서 꼼짝 않고 실험하는 것만 떠오르는데, 실제 생활도 그런가요?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게 기본입니다. 하지만 연구원이라는 특성상 유연하게 바뀌는 게 보통이지요. 주로 퇴근시간만.^^

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연구원에게는 만들 제품의 규격만을 담고 있는 ‘spec집’만 주어집니다.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 막연하지요. 하지만 그에 따라 알고리즘(회로를 짜는 것) 셋업을 거쳐 수신 칩을 구현하는 과정을 마치고 나면 정말 엄청난 ‘성취감’ 을 느낍니다.
말하자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랄까. 세상에 없던 그 무엇을 제가 만들어내는 거니까요.^^



전문 연구원이 된 후 후회한 적은 없나요?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엔 ‘내가 과연 엔지니어가 맞는가’ 라는 회의가 들어서 참 힘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출하는 일이 쉽다면 거짓말이죠. 그래서 처음엔 능력 부족이랄까. 자신에 대한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정말 많습니다. 알고리즘(회로 설계) 상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실제 칩 구현에 들어가면 아주 사소한 버그 때문에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하지만 계속 노력해서 해결했을 때의 그 성취감이란 무엇보다도 큽니다. 실용적인 일이기 때문에 눈에 보일 수 있는, 당장 인간 생활에 필요한 변화를 보게 되는 보람 또한 크지요.
눈 앞에 닥친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에 적응하고 나니 요즘은 만족합니다.^^



LG DTV 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LG전자는 Digital TV, PDP, 이동통신단말 등의 세 가지 분야를 ‘승부 사업’으로 정해 중점 투자하고 있습니다.
DTV는 이 중 시장 점유율과 기술 면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지요.
2002년에는 LG전자 내 가장 우수한 연구 개발 프로젝트 팀에게만 주어지는 ‘TL 2005 대상’ 도 수상했습니다.
정말 기분 좋았죠. 사회 생활 초반에는 여러모로 어려움도 많다는데 저희 연구소는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아무래도 여러모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Digital TV의 시장 규모가 앞으로 엄청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LG전자의 내부 역량과 연구 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이죠. 이만하면 전문 연구원으로 일하기에 더 이상의 조건이 없겠죠.^^



Digital TV라는 전문 분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미래 기술 동향을 생각해 봤을 때 Digital TV 시장이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전공이 전기 공학이라 관심도 많았고요. LG전자가 Digital TV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LG그룹에 대해 가지고있던 호감도 많이 작용을 했지요.



전문 연구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저는 전공 공부 외에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았어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봉사 활동, 정치 모니터 요원도 했고, 어학 연수를온 일본의 게이오 대학생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기도 했고요. 참, 미래의 얼굴 4기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답니다.
학부 시절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전체적인 시야를 넓혔고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제 전공 분야를 찾아 준비했습니다. 이때 DTV를 제 전공 분야도 선택했죠. 개인적으로 시장 자료를 분석해보고 미래 DTV 예상 매출액, 기술 추세도 전망해봤습니다. 그 결과 비전을 가지게 됐고요. 대학생 여러분도 연구원을 꿈꾼다면 어떤 분야에 뛰어들 것인지 선택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물론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라도 기초적인 사항이 안되면 한낱 꿈일 뿐입니다.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이겠죠?

또 입사한 후 알게 된 사실인데, 해외에서 열리는 기술 컨퍼런스나 박람회에 참석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외국 엔지니어와 대화할 수 있는 영어 실력도 갖추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전문 연구원에게 가장 필요한 점은 새로움에 대한 ‘개척 정신’ 입니다. 연구원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새로 만들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다들 알겠지만 기술 동향이 매일매일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변화에 빨리 적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해 보이는 사실조차 한번쯤 의심해보는 날카로움도 필요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21세기는 테크놀로지 기반 사회입니다. 결국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엔지니어지요. 시야를 넓게 가지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길게 생각해 봤을 때 기술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한 기술 경영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테크노 MBA 과정도 고려하고 있지요.

좁은 연구실 안에서 아주 작은 칩 하나를 놓고
머리를 싸매는 전문연구원. 그들은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의 최선방에 서있다. 얼핏 사무실 안의 좁은 세계속에서 사는 듯 보이지만 정작 그들은 세계를 상대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이란 것은 ‘문화예술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형 어디서도 인간다움을 찾아볼 수 없다는 첨단기계 안에 가장 인간다운 속성이라 하는 ‘창의성’이 깃들어 있었던 것. 전문연구원들이 스스로의 직업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글_이정수 / 9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

사진_심승규 / 9기 학생기자
연세대학교 재료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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