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맛있는 커피를 찾아서, 2014 서울 커피엑스포

드물게 찾아오는 여유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 순간, 노을을 바라보며 지친 하루를 마감하는 순간, 좋아하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 이렇게 일상 속에 여유와 평안이 찾아올 때면 우리는 항상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있게 된다. 어떤 곳을 걷더라도 10분이면 무조건 카페 하나 정도는 찾아볼 수 있게 된 지금, 커피는 이제 우리의 삶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이토록 커피의 위상이 높아지는 시대에, 정작 당신은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는가?
총 5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진 파노라마 사진. 커피엑스포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은 4개 사진 한가운데로 커피엑스포 메인 포스터가 자리 잡고 있다. 메인포스터에는 ‘커피 맛 좀 봐라, 커피엑스포’라는 문구와 함께 원두에 눈, 코를 그려넣은 캐릭터가 있다. 뒤의 사진 네 장은 순서대로 커피 시음 부스의 사진, 볶기 전의 커피 원두를 그릇에 담은 사진,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 부스의 사진, 커피 기계를 클로즈업해 촬영한 사진 등이 있다.

전시명 2014 서울커피엑스포
전시 일시 2014년 4월 10일(목) ~ 13일(일)
전시 장소 코엑스 A홀
전시 주최 (사)한국커피연합회

2014년 봄, 삼성동 코엑스에서 ‘서울커피엑스포’가 열렸다. 우리가 무심코 커피를 마시는 이 순간, 전국각지의 커피전문가들은 최상의 커피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를 거듭하고 있고, 그 결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 이에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를 완성하기 위한 조건들을 커피엑스포에서 알아봤다.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의 조건 1. 오감을 만족시켜라

애초에 커피는 홀짝 홀짝 마시는 음료가 아니다. 커피를 마실 때는 오감을 열어서 커피가 담고 있는 깊은 풍미를 느껴야 하고 외적으로는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져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에 커피의 맛에서 ‘미각’ 외에도 시각?청각?후각?촉각을 충족시키는 요소들을 찾아봤다.

시각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은 너무 낡았다. 이제는 ‘보기 좋은 커피가 맛도 좋다’라는 현대적인 표현을 애용하는 건 어떨까? 커피를 마실 때는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커피 외적인 환경을 둘러싼 미적인 요소도 특히 강조되고 있다.
총 6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진 파노라마 사진. 왼쪽 위부터 커피 원두를 가는 그라인더, 더치 커피를 내리는 투명 유리로 된 커피 플라스크, 노란 전시장에 걸린 고흐의 초상화와 커피 원두 봉투들이 진열된 모습, 더치커피를 내리는 긴 유리관이 세팅된 모습, 커피 원두와 관계있어 보이는 주황색의 수레 틀과 같은 기계, 황금색으로 빛나는 커피잔들이 진열된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것들이다.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되는 커피 기구들. 한 모금 마시면 작품 속 세상의 향기가 물씬 퍼져 나올 것 같았다. 실제로 커피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숱한 영감을 줬고, 그만큼 커피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 역시 많다.
총 2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진 파노라마 사진. 노란 테이블에 하트를 그린 라떼아트가 홀로 놓여져 있고, 다른 사진은 라떼아트가 그려진 커피를 작은 잔에 배분하고 있는 모습이다.
라떼커피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라떼아트. 초보자도 쉽게 배우고 따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커피를 마시는 이에게 큰 재미를 주는 만큼 이제는 라떼커피의 기본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후각
에티오피아 원주민이 커피 주전자를 살피고 있는 사진. 검은 피부의 한 여인이 흰 드레스를 입고 그녀의 앞에 놓인 검은색 주전자를 잡고 있다. 앞에는 커피를 배분할 잔들이 잔뜩 놓여져 있다.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고, 질 좋은 커피는 향기부터 다르다. 진짜로 맛있는 커피를 선별하는 또 하나의 조건은 커피의 첫인상인 ‘향’을 살피는 것이다.
수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에티오피아 커피부스. 에티오피아 원주민 생산자가 직접 따라준 ‘모카하라’는 살짝 코를 갖다 대기만 해도 짙은 초콜릿 향에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였다. 커피는 신선하고 맛있을수록 향이 무겁고 강하며, 반대로 덜 신선하고 맛없는 커피는 향이 약하다.

병에 담겨있는 수많은 양초들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는 사진. 빨강, 주황, 파랑, 초록, 연두, 핑크 등 색상이 다양해 얼핏 보면 주스 같다캔 커피, 믹스커피와 달리 손으로 직접 추출한 핸드드립 커피는 쓰고 신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그 향기에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면, 커피의 종류에 따른 특유의 향과 숨겨진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 것. 이처럼 좋은 커피일수록 여유롭고 느긋한 맛보기가 필요하다. 실내에서 커피를 직접 볶거나, 향이 강한 커피를 다루면 씁쓸한 냄새가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다. 이에 짙은 커피냄새도 손쉽게 처리해주는 양초, 탈취기기도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청각
커피를 마실 때 카페에 잘 어울리는 음악을 판매하는 부스. 상단 현수막에 ‘최고의 커피는 음악을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라고 쓰여 있고 그 아래로 각종 음반들이 쌓여있다.커피를 마시기 위한 분위기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요소, 바로 음악.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은 추억에 진하게 남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잔잔하면서도 감미로운 팝송, 그리고 재즈가 손에 꼽힌다. 최근에는 ‘카페믹스’라는 장르로 카페 분위기에 최적화된 앨범도 발매되고 있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권장하 바리스타의 모습. 좌측 상단에 ‘ 노래하는 바리스타 미스터커피 대표 연주회’라는 문구가 있다. 관람객들을 위해 감미로운 통기타 연주를 선보인 권장하 바리스타. 그가 출시한 상품만 봐도 ‘커피는 분위기다’라는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커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으로 돈 멕클린의 ‘Vincent’와 비틀즈의 ‘Yesterday’를 손꼽았다.

촉각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 한 바리스타가 커피기구에 주전자로 뜨거운 물을 붓고 있다. 옅은 갈색의 거품이 올라오는 것이 흡사 핫초코처럼 보인다.혀끝에 닿는 감촉 또한 진정한 커피 맛의 한 요소. 하지만 촉각은 유독 정해진 정답 없이 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에게 꼭 맞는 취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핸드드립, 더치커피는 원두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잔존물이 걸리고, 혀를 텁텁하게 만든다. 이를 기피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깔끔한 뒷맛을 남기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텁텁함 그 자체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있으니 선택은 역시 자신의 입맛에 따를 것.

차가운 커피든, 따뜻한 커피든 각자 최상의 맛을 내는 온도가 있다. 최상의 와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와인잔을 쓰듯이 커피 텀블러, 잔에도 본연의 온도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적용되고 있다.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의 조건 2. 매번 마시던 커피는 NO! 새로운 커피를 찾아라

맛있는 커피의 조건 네 가지를 살펴봤지만, 결정적으로 커피 맛을 좌우하는 건 결국 ‘커피’ 자체다. 혹시 여러분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그 맛이 그 맛인 커피만 마셔오지는 않았는가. 커피엑스포에서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특징적인 커피를 시음할 수 있었고 그중에서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것들이 특히 시선을 끌었다.
초록, 빨강, 노랑이 혼합된 에티오피아 전통문양의 돗자리에 각종 커피콩, 커피도구가 놓여 있는 모습.

수마트라 인도네시아 커피는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브라질 커피보다 단단하고 쓴맛을 가진다. 수마트라는 가장 묵직한 맛을 지녀 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잘 맞으며, 유럽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커피로 자리 잡고 있다.

모카하라 고지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해 깊은 향이 살아있는 에티오피아 커피.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 향, 깔끔한 신맛, 중후한 뒷맛을 지니고 있어 한국사람들의 입에도 잘 맞는다.

자바 수마트라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도네시아 커피. 신맛이 적고 달콤한 초콜릿 향이 나며 초보자도 쉽게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루왁 커피열매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발효해서 만드는 커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알려져 있지만 재배기술 전환, 폭리 완화로 대중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쓴맛?신맛?단맛의 적절한 조화와 은은한 카라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의 조건 3. 커피만 마시고 살 수가 있나?

카페에 간다는 것이 무조건 커피만 마시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카페인에 물린 혀를 새콤달콤한 사이드 메뉴로 풀어주고, 커피와 하모니를 이루어 더욱 입맛을 살릴 수 있는 법. 이에 커피엑스포에서도 카페에 어울리는 다양한 디저트들이 소개됐다.

달콤한 제과류
왼쪽 위부터 커피와 먹기 좋은 케이크, 와플, 비스켓, 크로와상 등 제과류 사진들이 모여있다.
따뜻한 커피와 맛있는 빵에 과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이제는 카페에서도 간단한 식사를 마치는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카페 제과류의 비중 또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시원한 빙과류
왼쪽 위부터 빙수를 내리는 여자의 모습, 한 스쿱씩 퍼올릴 수 있도록 유리 냉장고 안에 진열된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 진열대, 빙수를 만들고 있는 기계 등 빙과류를 위주로 한 장면을 모았다.
때로는 입안을 적셔주는 상큼 시원한 자극도 필요한 법. 겨울나라 엘사 여왕님마저 홀딱 반해버릴 빙과류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꽁꽁 사로잡았다.

상큼한 주스류
왼쪽 위부터 여러 종류의 주스가 진열대에 진열된 모습, 형형색색의 리큐르가 진열된 모습, 초록, 빨강, 파랑 등의 빛이 나는 음료가 유리잔과 종이컵에 담겨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이다.
매번 마시는 커피가 지긋지긋할 때, 혹은 애초부터 커피를 안 마시거나 혹은 못 마시는 사람들에게 주스는 커피만큼이나 무게 있고 소중한 존재다. 주스류는 보관과 제조가 쉬워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낼 때, 또는 접객용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커피숍에 있는 동안 나는 내 몸이 타오르는 것처럼 느꼈다.
한 20분쯤 되었을 것이다. 나는 아주 행복하여 축복을 받은 듯 했으며
다른 사람들도 축복해 줄 수 있을 듯 했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아일랜드의 시인?극작가)

알면 알수록 깊어가는 커피의 세계! 오늘날 커피는 우리의 오감을 기쁘게 하는 것은 물론, 지친 일상 속에서 더 없는 평온과 활력을 가져다 준다. 개개인의 무수한 입맛조차 하나로 모아 전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고 통할 수 있는 커피. 이 정도면 가히 ‘신의 선물’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커피, 그리고 카페가 없다고 상상하면 삶이 얼마나 팍팍할까? 아마 사람들의 얼굴 한 면엔 짙은 피로와 냉혹함이 깊숙이 자리 잡고, 거리는 삭막하고, 흐뭇한 인연도 훨씬 적어질 것이다.
커피엑스포의 풍경을 촬영한 사진. 많은 사람들이 각 부스에서 시선을 고정해 무언가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고 가운데 남자는 다른 구경거리를 찾으며 걷고 있다.
더 향기롭고 더 맛있는 커피를 완성하기 위한 무수한 노력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음은 더없는 즐거움이자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커피가 더욱 다양해져서 온 세상 사람들이 진정으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커피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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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율화

    오감을 만족시키는 커피라니! 기사를 읽고 나니까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고 싶네요 ^.^
  • 최동준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향긋한 커피향도 맡고. 정말 오감이 만족스러운 행사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맛보지 못한 원두의 커피를 맛보고 싶어지네요. 특히 오묘한 맛과 카라멜 향을 풍긴다는 그 원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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