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찰칵! 11월은 사진의 달
찰칵, 찰칵. 사진을 찍는다.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할 것 없이, 그 도구가 핸드폰 카메라가 됐든 성능 좋은 DSLR 카메라가 됐든 우리는 찍는다. 언제부터였을까. 사진과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필름 카메라가 점점 사라지고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가 도래했어도 여전히 그대로인 건 ‘찍는다’는 그 행위 자체.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바로 인물 사진, ‘사람’을 찍은 사진일 것이다. 서울시가 선정한 사진의 달인 11월, ‘사람’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를 주제로 서울 곳곳에서 서울사진축제가 열린다.
전시 일시 11월 1일 ~ 12월 1일 (서울시립미술관은 오전 10시-오후 8시,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 일대
관람 비용 무료. 강의 및 워크숍, 영화관람은 사전 신청(http://www.seoulphotofestival.com/2013)
문의 다산콜 콜센터(120), 070-8240-9902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
서울사진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본 전시는 1, 2부로 나뉘어 지난 100여 년 간의 초상사진 6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단순히 그냥 초상 사진을 의미 없는 나열일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130년 전, 처음 사진술이 도입된 시기부터 촬영된 얼굴 사진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탄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초상화에서 초상 사진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걸음부터 가슴 한 켠에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르는 유관순, 한용운의 수형기록표까지. 본 전시 1부에서는 이러한 ‘시대의 초상’을 바라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초상 사진을 통해 한국의 사회,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사진 한 장이 모든 시대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어쩌면 지금의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한 개인의 모습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서울 시민들의 결혼이야기> 특별전에 자연스레 시선이 갈 것이다. 본 특별전은 서울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1880년~1980년까지의 결혼 사진들과 사진들을 모은 것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과거 애틋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사랑이 샘솟을 것만 같다.
여자친구들과 함께라면? <잡지가 표상하는 여성의 초상> 섹션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잡지 표지 사진에 드러난 여성의 모습을 통해 친목을 다져보자.

참여하면 더 재미있는, 서울 사진 축제
앞서 소개한 특별전 <서울 시민들의 결혼이야기>가 시민들에게 사진 공모를 받았다면, <북촌, 북촌 사람들> 또한 시민들과 함께한 전시이기도 하다. 북촌에 대를 이어 터를 잡거나 수십 년간 거주해온 북촌 주민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 사진전과 함께 북촌 투어 프로그램 『북촌을 거닐다』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더욱 다채롭다.
또한 다양한 시민 강좌와 워크숍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사진축제>는 단순히 어려운 사진을 걸어놓고 일방적으로 이해하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시민 강좌에서는 ‘초상’, ‘초상 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강좌들이 마련되어 있고, 시민 워크숍에서는 인물 사진을 잘 찍는 실질적인 방법을 가르쳐주고 함께 체험해보기까지 할 수 있다. 또한 초상을 말하는 영화 관람까지, 사전 신청만 하면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ENJOY TIP 2. 나를 추억하는 하루사진축제에 참여하는 날, 하루만이라도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보자. 셀카도 좋고 친구에게 부탁해도 좋다. 시간대별로, 혹은 장소별로 어떻게 남겨도 상관없다. 서울시 모바일 앱 SELF 사진관에 들어가 남들과 추억을 나눠도 좋고 혼자 간직해도 좋다. 하루라는 시대의 초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를 들고 따라해보자. 치~즈!
서울사진축제, 사진 종합선물세트
서울사진축제가 준비한 또 다른 선물은 11월에 펼쳐질 다양한 사진전 선물 세트이다. 사진의 달 11월을 맞아 서울시와 여타 기관이 연계하여 다양한 사진전을 연 것. 이 사진전까지 섭렵한다면, 진정한 ‘사진의 달’, ‘사진축제’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미사진미술관(로버트프랭크 사진전), 한가람미술관(마리오테스티노 사진전), 대림미술관(라이언맥긴리전), 일우스페이스, 공근혜 갤러리, 이룸 갤러리, 갤러리 나우, 갤러리 룩스, 류가헌, 토포하우스, 트렁크갤러리, 갤러리 온,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캐논플랙스갤러리 등

오래 기다렸다, 라이언 맥긴리. 이제서야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전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면서 직접 찍은 사진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언 맥긴리. 청춘을 사랑하는 그의 전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