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한없이 떨림. 그러나 조금 다른

모짜(본명: 이승재)의 일러스트는 첫사랑의 감정을 닮았다. 명확하지 않고, 부스스 흔들리는 듯한 펜 선과 정교하기보다 즉흥적인 컬러링이 딱 첫사랑의 감정 같다. 긍정적인 감정도, 부정적인 감정도 모두 날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일러스트는 풋풋하고도 직설적이다.

인터뷰 당시 박상영 기자의 초상화를 그렸던 모짜의 스피드 작품.

일러스트처럼 날카롭고 예민한 인물을 상상했다. 자유분방한 정작 일러스트의 주인공인 모짜는 유순해 보이는 첫인상을 지닌,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모짜는 미대에 진학할 당시만 해도, 극화체 컨셉트의 그림을 그렸다. 개성 없이 천편일률적인 그림에 회의를 느낀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군대에 들어갔고, 2년 여 동안의 노력 끝에 지금의 화풍을 가지게 되었다.

모짜의 일상과 아이디어가 기록된 작업 노트.

모짜의 일상과 아이디어가 기록된 작업 노트.

티셔츠의 도안부터 주간지의 에세이 삽화까지, 그의 그림은 매우 다양한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다. 일주일에 그려야만 하는 일러스트의 양이 상당한데, 소재의 고갈이 오지 않을까?

“그렇진 않아요. 항상 수첩을 들고 다니며 삽화에 쓸 아이디어나 일상에서 재밌던 일을 기록하곤 하죠. 사실 예술은 작업하는 시간보다 그것을 구상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들기 마련인데, 전 스쳐 지나가는 것에 대한 기록을 통해 구상의 어려움을 많이 극복하고 있어요.”

모짜는 일상생활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키워드나 문장의 형태로 정리해놓는다. 작품화된 아이디어는 따로 표시해 겹치지 않게 한다.

모짜는 자신만의 직설적인 표현을 위해 언제나 ‘꼬아 생각하기’를 실천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뻔한 이미지 대신, 한번 더 비틀어 생각하고 상징을 통해서 표현하기를 즐긴다. 곧 자신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 에곤실레를 좋아하는 그는, 롤모델인 실레가 지향했던 ‘선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펜으로 드로잉을 한다. 떨리는 선은 감정을 극대화한다.

Aquarius(컨버스+쇼핑백+크레용+펜) _ 별자리 시리즈 그림으로, 게자리랑 물병자리를 표현했어요. 그냥 맨 종이에다 그리는 것보다 폐품에 그리면 재밌을 것 같아서 쇼핑백이나 이면지에다가 별자리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그렸죠.

Bitch(색연필+Mix media+펜) _ 감성이 뒤숭숭할 때 그렸던 그림입니다. 사랑에 배신당한 남성을 표현했어요.

Cafe(색연필+Mix media+펜) _ 습작으로 그렸던 건데, 카페에 앉아 있는 남성을 그렸습니다.

Cancer(맥도날드 이면지+크레용+펜)

Who(색연필+Mix media+펜)_ 언론의 폭력성을 스릴러의 한 장면처럼 표현한 일러스트입니다.

그림을 왜 그리냐는 우문에, “그림 그리는 게 가장 재밌어서.”라고 대답하는 그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진솔함. 그의 생생한 일러스트에는 재밌는 삶을 찾아 나서는 20대 청년의 싱싱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Profile

명지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재학 중
<대학내일> 칼럼 일러스트
티셔츠 디자인
아트 웹진 일러스트
밴드 앨범 커버 일러스트
척 테일러 박스 일러스트
2010년 Asia Digital Art Awards, Finalist prizes 수상

그를 만나고 싶으면

http://blog.naver.com/mrlsj/
mrl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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