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돈 대신 사람을 벌라

강의명 본격 청춘고민상담소 “저••• 돈이 없어요.”
강사 카피라이터 정철
강의 일시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오후 7시
강의 장소 대학로 작은소나무 소극장

청춘고민상담소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곳은 88만원 세대, 천만 등록금 세대 등 자신의 이름보다 노동 결과물의 값어치로 불리고 있는 청춘을 위로하고자 마련된 본격 청춘고민상담소입니다. 그리고 저는 카피라이터 정철입니다.

지난 13일, 대학로 작은소나무 소극장에는 청춘고민상담소가 오픈했다. 이날 강연은 카피라이터 정철의 ‘돈 없는 청춘’에게 위로를 던져주는 시간. 본 공연은 기부에서 시작해 기부로 끝났다. 기부받은 공간인 소극장에서 정철은 강연 기부를 했으며, 인디밴드 백수와 조씨도 공연 재능을 기부했다. 돈 없는 청춘에 이리도 많은 기부 천사라니, 다같이 환호를 지를 수밖에!

돈 없어요? 사실 나도 재테크를 잘 몰라요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기 전, 인디 밴드 ‘백수와 조씨’의 공연이 시작됐다. 그들 역시 이 시대의 청춘으로, 20대의 가난함을 기타와 트라이앵글, 그리고 노래로 표현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낸 노래는 만약 돈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사람들과 술 마시며 즐거움을 나누겠다는 가사를 담고 있었다. 이 노래는 어떻게 보면 대책 없는 20대의 노래인 듯하지만, 사실 이는 아무 목적 없이 타인과 똑같은 공부와 일을 하며 힘들게 살 바엔 지금 이 순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즐겁게 살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내가 만약 십 억원이 생긴다면 십 만원 어치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백 억원이 생긴다면 십 만원 어치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천 억원이 생긴다면 십 만원 어치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일 조원이 생긴다면 십 만원 어치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김태희랑 사귄다면 김태희 델꼬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송혜교랑 사귄다면 송혜교 델꼬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김연아랑 사귄다면 김연아 델꼬 술 사먹을 거야
내가 만약 박근혜랑 사귄다면 박근혜 델꼬 술 사먹을 거야

– 백수와 조씨 <I have a dream> 중에서.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는 명사 정철의 한마디가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여러분 오늘 돈이 없나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오늘 이 자리에 오셨나요? 그런데 사실 저도 재택근무는 하지만, 재테크는 잘 몰라요.(웃음)

청중의 표정은 이 말에 연신 즐거움을 머금었다. 돈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위해 온 사람들인 것처럼.

그럼에도, 제가 부자 되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위조 지폐를 만드는 것, 둘째는 은행 금고를 터는 겁니다. 마지막 방법은 돈에게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조금은 장난기가 느껴진 방법과 달리, 세 번째 방법은 궁금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 말인즉, 마음속에 품은 저마다의 꿈을 위해 노력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돈이 저절로 생긴다는 의미였다. 그는 눈앞에 돈이 없다고 불편해하기 전에, 꿈을 가지면 덜 불안하다고 조언했다. “제가 그랬거든요.”라고 신임 어린 목소리를 내면서.

당신만의 자서전은 이미 준비되었다

20대를 부르는 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88만원 세대, 비정규직 세대, 천만 등록금 세대 등 모두 돈의 부정적인 의미와 엮여 불리는 불편한 수식어들이다.
카피라이터 정철도 이 시대의 대학생처럼 불안한 시절을 보냈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이를 공부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술 마시고 글 쓰는 것을 사랑했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었을 터, 그는 당시 경제학과를 선호했던 대기업의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카피라이터 모집 공고와 번쩍 만나게 되었다.

모든 성공의 기준은 3할이에요. 무려 일곱 번이나 실패해도 좋아요. 그 실패에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지금의 나는 너무 불행하다고, 가난하다고 힘들어 하지 마세요. 그렇게 느끼고 있는 청춘은 지금 이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자서전을 준비하는 중이니까요.

사람을 벌면, 당신은 떼부자다

그럼에도, 삶이 퍽퍽하면 어쩔까? 수중에 있는 돈이 없어 사람을 만나기가 꺼려진다면 어떻게 할까? 결국, 놀고 쉬고 싶은 청춘은 돈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을까 하는 질문이 그에게 떨어졌다. 이때 그의 반응은 예상 외로 단호했다.

돈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은 맞아요. 하지만 그 물건이 없다고, 사람을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돼요. 사람은 삶의 목적이지만, 돈은 그저 수단일 뿐이니까요. 돈이 없어서 친구랑 술을 못 마셔요? 연애를 못 해요? 아니요, 분명히 대안은 있어요. 내가 좀 덜 마시고요, 내가 좀 더 나눠 마시고요, 조금 더 가난하게, ‘찌질하게’ 연애하면 되는 거에요. 돈이 있든, 없든 그 만남 자체는 변하지 않거든요.

국회의원 한명숙의 ‘사람특별시’, ‘5월은 노무현입니다’ 등의 카피로 많은 사람에게 박수를 받았던 그의 카피들. 돈이 사람의 위에 존재한다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도 그의 카피는 다른 어떤 이의 것보다 더욱 빛난다. 이유인즉, ‘사람’이 중심이 되고, 그들에게 꿈꿀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여러분, 돈이 아니라 사람을 버세요.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입니다. 평생 물에 젖어 살아온 오징어가 마른안주의 대표가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긍정적으로 살다 보면 당신의 청춘도 빛날 겁니다.

그는 지금의 폭력적이고, 소수가 무시되는 사회에 대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청춘과 함께 분노하고,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아, 돈 없는 청춘에게 다가오는, 살가운 사람 냄새가 아닌가. 그렇다. 우리에겐 곁에 있는 이들이 있다. 고로, 우린 이미 그리고 모두 부자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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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가사가 정말 재밌네요~
  • 한아름

    @진장훈기자님, 맞아요. 관계에 '진심'이 빠지면, 그건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어설픈 짐만 될 뿐이겠죠 : (
    @꽁수님, 마이크임팩트 관계자분께 꼭-꼭 전하겠습니다! 부산에서도 강의 좀 해달라고... 실현될지는 .. 헛헛 ;_ ;
    @으헣님, 기사를 통해서 위로를 받으셨나요? 토닥토닥. 이제 으헣님이 다른 분께 위로를~ 서로서로 으쌰으쌰해야죠!
    @LovelyJane님, 저도 LovelyJane님의 댓글을 읽고 울컥-하네요. 헤헤. 울컥하는건 좋아요, 하지만 잠시동안만 그러기를! 다시 기운내세요, 더 좋은 글과 사진들로 그 마음 헤아려드릴게요 : D
  • 청춘, 듣기도 많이듣고 하기도 많이하는 단어인데 왜이렇게 오늘 이 글을 보고 울컥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 으헣

    도서관에서 찍어내는 청춘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참 신선하네요. 좀 이렇게 엉뚱하게 살았으면 하네요.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 마이크로임팩트!! 저도꼭강의들으러가고파요ㅜㅜ서울..너무먼그곳!!!!!!!!
  • 럽젠집착남

    언제부턴가 청춘을 위로받는 존재로 표현하는 책과 강연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기사를 읽으며 관계를 위한 관계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때 그 만남도 오래 남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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