럽젠판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개념 있는 식당

‘미슐랭 가이드’가 정한 훌륭한 식당의 기준은 재료의 질, 요리법, 양념의 완성도, 질 대비 가격, 개성, 일관성이란 5개 항목이다. ‘럽젠’이 정한 훌륭한 식당은? 다 각설하고 이 개념 있는 착한 집이다.

21.5% ‘훈훈’법칙, <Go!밥21.5>

<고밥 21.5>는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에 있는, 크기는 작지만 마음은 초대형인 식당이다. 이익의 무려 21.5%를 기부하기 때문. 기부 식당이라니,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한 걸까?

식당에 들어서서 메뉴판을 본 순간, 개념이 철철 흘러넘친다. 최고의 맛과 서비스, 거기에 정직함을 곁들이고 21.5%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는 문구가 보인다. 힘들지만 열심히 전진하는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서 대학생(대학원생 포함) 할인 혜택도 있다.

식당 안은 화려한 장식이나 조명 따윈 없다. 하지만 전혀 허전하지 않다. 오히려 어느 식당보다 아름다운 인테리어가 돋보였는데, 바로 등대의 집과 기아대책기구, 해비타트, 굿네이버스 등을 위한 자그마한 선반이 그 주인공이다. 선반엔 각 단체를 위한 모금함과 홍보 책자가 함께 비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식사한 손님이 배를 채고 마음의 양식도 함께 채우는 식당임을 알 수 있다.

무작정 궁금해졌다. 맛도 좋고 맘도 좋고 푸짐한 리필 서비스까지, 도대체 어떤 마음이길래 이렇게 훌륭한 식당을 기획했는지. 반갑게 인사부터 건넨 김윤환 점장(45세)은 2007년부터 해비타트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던 터에, 해비타트 내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을 맞이했다.

저는 해비타트에서 건축을 담당했고, 기획한 건축이 올해 끝나게 되었어요.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다른 건축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비타트에 음식을 공급하는 통로에도 문제가 생기게 되었죠. 결정적으로 마음이 맞는 몇 명이 <Go!밥21.5>를 설립했어요.

그런데 왜 꼭 21.5%인 걸까? 수지타산이 맞을까? 그래도 식당인데 말이다.

탈무드에서 정사각형 내부에 접하는 원과 그 사각형에서 원을 뺀 나머지 부분의 면적 비율이 78.5:21.5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 이외에 남는 부분인 21.5%를 기부하자는 의미지요. 물론 적은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을 풍족하게 할 순 없습니다. 직원의 임금도 주고 세금과 자제비가 지출되죠. 마지막 21.5%를 모두 기부합니다. 그래도 나 자신, 그리고 손님과 처음 정한 약속이자 고밥 고유의 취지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식당 운영은 그에게도 처음이다. 아직 손님이 오면 오히려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는 것은 보통 일.

처음에는 직원과 제가 손님이 오면 매우 반갑고 기쁜데, 다들 피하기 바빴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아직도 완벽하진 않죠. 그리고 오시는 손님 대부분 21.5가 뭐냐고 물어보세요. 이를 말씀 드리면 각종 격려와 칭찬이 쏟아져서 감사한 마음이 든답니다.

아직 초보 사장이지만 그에게도 꿈이 있다.

장기적인 계획은 <Go!밥21.5>의 체인점을 내고 싶어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관심을 두고 전국에 체인점을 낸다면, 기부금액도 전국 단위가 되겠죠. 사실 21.5%가 절대적인 금액이 아니라 비율이기 때문에, 현재 기부금액이 그리 많진 않아요. 장사가 잘되면 21.5%도 그만큼 커지겠죠. 단기적인 계획은 21.5%를 큰 금액으로 만드는 거예요. 럽젠을 이용하는 대학생을 비롯해 천안에 있는 대학생이 우리 가게를 많이 찾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기부에 대한 마음을 빨리 품을수록 좋다는 김윤환 점장. 비록 우리가 직접 기부하지 않더라고 이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일을 할 수 있다. 먹으면서 하는 기부, 누구나 가능하고 누구나 해야만 한다.

따뜻한 1천원 활력소, <기운차림>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기운차림> 식당은 1천 원짜리 한 장이면 ok다. 선불로 밥값을 내면 푸짐한 한 상 차림이 나오고 함박웃음은 환불되어 돌아온다. 1천원으로 과자 한 봉지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얼마나 정겨운 일인가!

<기운차림>은 기운차림 봉사단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밥값이 단돈 1천원이다. 고로 주변 상권을 배려해 하루에 딱 1백명까지만 손님을 받는다. 전국적으로 매장 수를 증가시켜 나가는 상황인데, 봉사단은 이 식당 외에도 사랑의 밥차, 밑반찬 지원사업 등 소외된 이를 위해 위풍당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운차림>은 하루에 1백명만 받아요.
더 많이 제공하고 싶지만,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기 때문이에요.


놀라운 건 한상차림을 보고 난 후다. 1천원 밥상이라고 하기엔 1천억의 인심 밥상이었다. 믿기 어려운 푸짐한 양에 놀랐고, 그것도 모자라 부족하면 말하라는 그 마음에 입이 벌어졌다. 왠지 <기운차림>에선 밥 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인심을 얻으러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야박한 세상에 더운 기운은 넘쳐난다고.

<기운차림>에서 밥 먹기 죄송하다면? 지원하러 가기 http://kiunup.org/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후원하기와 봉사신청을 할 수 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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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 앤셜리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시는 멋진 분....! 고밥 체인점 서울에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 흠냐아

    우와 저희학교 앞에 있는 식당이 나오니 참 신기하네요! Go 밥은 맛도 좋아요~ ㅎㅎ
  • sonjy2000

    요새 물가가 많이 올라서 천원으로 할 게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개념 식당도 있었네요!!!!!
  • 안지섭

    여기 말고도 전국에 다양한 착한 식당이 군데군데 있더라고요~
  • 뽀뽀리

    와 멋져요! 체인점도 많이 어서어서 생겨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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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상 기자

    마음 따뜻한 사장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ㅋㅋ

  • 이채원

    어머 정말 개념 넘치는 식당들이네요!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천원으로 저렇게 푸짐한 상을 먹을 수 있다니 놀랍네요.....
    댓글 달기

    이용상 기자

    천원으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오고가는 가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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