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벚꽃 그리고 라이브클럽

봄이다. 벚꽃이 알린 봄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만 하다. 벚꽃 아래서 마시는 맥주조차 용서되는 신비로운 계절. 그리고 이 계절을 더욱 애틋하게 만드는 의외의 것이 있었으니, 봄바람 부는 저녁에 찾은 라이브 클럽이다.

클럽 ‘빵’의 무대를 촬영한 사진. 빈 객석과 주황빛 조명 등이 눈에 띈다.

라이브 클럽에선 당신의 MP3는 물론이고, 음악 포털 사이트서 발견하기 어려운 음악을 만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서 말이다. 음악이 좋은 사람들이 적어낸 가사와 멜로디는 진솔하다. 곡을 마칠 때마다 관객에게 전하는 소소한 인사는 부담이 없다. 라이브 클럽이 모인 홍대서부터 홍대를 벗어난 곳까지,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부터 라이브 클럽 근처도 가보지 못한 사람까지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한 곳을 담았다.

라이브 클럽 취재기 ① 살롱 바다비

‘바다에 내리는 비’라는 예쁜 이름을 지닌 살롱 바다비는 홍대 라이브 클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인디 뮤지션의 공연은 기본이고 시 낭송을 위한 ‘일요 시 극장’이 열리거나 작품 전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살롱 바다비 입구. 공연 포스터와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응원메시지가 붙어있다. 바닷속이 떠오르는 푸른 벽이 인상적이다.
살롱 바다비 입구. 공연 포스터와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응원 메시지가 붙어있다.

좁은 공연장 안이 사람들로 빽빽하다. 서로의 살갗을 부딪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다비만의 기획 때문일 것이다.

지난 2월 살롱 바다비서 선보인 <레코드 폐허> 공연 중 일부다. 뮤지션이 공연을 하고 관객들이 앞에서 노래를 듣고 있다.
지난 2월 살롱 바다비서 선보인 <레코드 폐허> 공연 중.

지난 2월 열린 기획 공연 <레코드 폐허>는 유명 기획 공연에서 아이디어를 빌렸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큰 규모의 음반 마켓 ‘레코드 페어’는 아티스트의 음반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음반 마켓이다. <레코드 폐허>는 그 주인공을 인디 뮤지션으로 바꾸었다. 이 공연에서 신보를 발매한 뮤지션의 공연을 감상하고 한쪽에서 그들의 음반을 구매할 수 있다.

살롱 바다비의 공연 모습들. 다양한 인디 밴드들이 공연중인 모습이다.

살롱 바다비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공연에 더한다. 홍대의 아이유를 가려보자는 취지의 ‘홍대 아이유 결정전’, 을미년 구정에 맞춰 떡국을 끓여 나누어 먹은 ‘떡국 끓이는 날’이 기획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2월 살롱 바다비서 선보인 <레코드 폐허> 공연 한 켠에서 인디 뮤지션의 신보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2월 살롱 바다비서 선보인 <레코드 폐허> 공연 한쪽에서 뮤지션의 신보를 판매하고 있다.

Mini interview 1
뮤지션 권나무
통기타 하나를 들고 노래하던 그는 이름처럼 꾸밈없고, 담담했다. 권나무는 <레코드 폐허> 공연자이자 살롱 바다비와의 인연이 남다른 뮤지션이다.

럽젠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노래하고 있는 권나무입니다. 본명이 부르기 어려워 ‘나무’라고 지었어요. 우연히 김광석 씨의 나무란 곡을 듣게 됐는데요. 그 당시에 제가 생각과 가사가 딱 맞더라고요. 이런 노래가 있을까 싶어 결정했죠.”

럽젠 Q 오늘 공연 어떠셨나요?
“오늘은 평소와 달랐어요. 최근에 마음 아픈 일이 있어서인가. 공연 중간에 울컥하더라고요. 바다비가 집처럼 느껴졌나 봐요.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서 눈물을 흘리잖아요.”

뮤지션 권나무가 본인 앨범 <그림>을 들고 있다.
뮤지션 권나무가 본인 앨범 <그림>을 들고 있다.

럽젠 Q 살롱 바다비에서 어떻게 공연하게 되었나요?
“정말 우연이었어요. 사촌 형의 친구분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했었거든요. 사촌 형이 결혼식 축가를 불러달라고 해서 그동안 녹음한 걸 들고 왔죠. 밴드들 틈에 껴서 처음으로 공연하게 됐죠. 공연이 끝나고 바다비 엔지니어께서 음원이 있으면 앞으로 이곳에서 공연해보라 하시더라고요. 바다비에서 공연을 계기로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뮤지션 생활을 하게 됐어요.”

권나무의 공연 모습. 기타를 들고 무대 가운데에 앉아 있다.

럽젠 Q 바다비란 공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다소 좁은 공간이지만 관객과 가깝다는 매력이 있어요. 첫 공연 때도 떨릴 법했건만 방에서 부르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오시는 분들도 이 밀착감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럽젠 Q 권나무 씨에게 바다비는 어떤 의미인가요?
“바다비는 제게 시작의 공간인데요. 요람 같은 곳이죠. 그런데 사람이 성장하면 요람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벗어나고 싶다기보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편안한 고향 같아요. 살롱 바다비는 신인 뮤지션들에게 공연할 시간도 많이 주시고요.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공연을 자주 기획하는 곳이죠. 음악 하시는 분 가운데 저처럼 바다비를 고향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거예요.”

살롱 바다비 공연 일정 및 정보
살롱 바다비 공식 온라인 카페 http://cafe.daum.net/badabie
라이브 클럽 취재기 ② 라이브 클럽 빵

1994년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클럽 빵을 탄생시켰다. 모던락 라이브 클럽으로 유명한 이곳은 20년이 넘는 세월을 꾸준히 걸어오고 있다.

클럽 빵의 입구.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 오늘의 공연 일정을 써붙인 입간판 등이 보인다.

클럽 빵은 홍대 앞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으로 지금껏 클럽의 개성이 분명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년이 넘는 시간 쌓아온 내공과 운영자의 남다른 안목이 바탕일 것이다. 클럽 빵의 주인장 김영등 씨는 조곤조곤 그 노하우를 밝혔다.

 클럽 빵의 내부 모습. 공연장에 조명이 켜져 있다.

“항상 자체 기획공연을 하고요. 자체 공연이 없을 때는 대관을 하기도 합니다. 공연자를 모집할 땐 오디션을 거쳐요. 온라인 카페나 클럽에 직접 찾아와 공연 요청을 하는 팀의 오디션을 보고, 클럽 빵과 스타일이 맞으면 공연 라인업을 짜기 시작해요. “

클럽 빵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저녁 일곱 시 반부터 공연이 있다. 요일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 공연 기획이 특징이다. 운영자가 공연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수요일에는 대체로 음악 생활을 갓 시작하는 솔로나 듀엣의 공연일정을 잡아요. 목요일엔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밴드가 주로 공연하죠. 금요일엔 지속해서 활동해온 밴드가 주로 맡고요. 토요일엔 밴드 혹은 솔로나 듀엣이 공연하죠. 일요일은 지속해서 활동하는 솔로나 듀엣이 주로 공연을 합니다. 요일별로 기본적인 구성이 잡혀있고, 때에 따라 특별한 기획을 하기도 합니다. 팀을 조화롭게 구성해 공연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해요.“

클럽 빵의 공연 사진이다. 듀엣과 밴드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목요일에 찾은 클럽 빵의 공연.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밴드와 듀엣이 공연을 꾸렸다.

홍대엔 수많은 라이브 카페가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이곳이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음악이 가장 중요한 공간이고요. 서로 함께하는 것을 추구해요. 빵에서 공연하는 뮤지션은 이제 시작하는 신인부터 10년이 넘게 활동하는 뮤지션까지 다양하죠. 오래된 만큼 빵을 거쳐 간 뮤지션이 아주 많죠. 빵 컴필레이션 앨범이 지금까지 3개가 나왔는데, 올해 안으로 네 번째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빵에서 이뤄지는 음악을 넉넉히 즐길 수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

클럽 빵 내부의 여러 모습. 입장료를 받는 곳에 15000원이라고 손으로 써 있는 안내판, 모임 공지, CD가 가득 꽂힌 선반 등이 보인다.

라이브 클럽 빵 공연 일정 및 정보
클럽 빵 공식 온라인 카페 : http://cafe.daum.net/cafebbang/
라이브 클럽 취재기 ③ 사운드 마인드

홍대를 벗어나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클럽이 있다. 훌륭한 맥주와 안주는 덤이다. 음악과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낙성대의 숨은 보물을 찾았다.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기념 공연 <음악의 맛, 사랑의 맛>을 꾸린 김사월X김해원(왼)과 김목인(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기념 공연 <음악의 맛, 사랑의 맛>을 꾸린 김사월X김해원(왼쪽)과 김목인(오른쪽)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운드 마인드는 동네 공연장을 꿈꾼다. 외국만 해도 지역 씬(Scene) 문화가 발달했다. 지역 음악가들이 동네 클럽에 모여 음악적 실천을 꽃피우는 것이다. 사운드 마인드는 홍대를 중심으로 발달한 공연 문화를 낙성대에도 피우고 싶었다. 매달 ‘오픈 마인드’를 통해 공연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는 평범한 대학생부터 이름깨나 알린 뮤지션까지 다양하다.

Mini interview 2
사운드 마인드 운영자 이재훈

밴드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의 리더이자 사운드 마인드의 주인장 이재훈 님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밴드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의 리더이자 사운드 마인드의 주인장 이재훈 씨.

럽젠 Q 사운드 마인드는 어떤 곳인가요?
“공연장이자 펍(PUB)이에요. 노래하고 싶은 누구나 공연할 수 있는 동네 공연장을 꿈꾸고 있어요.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공연하고, 맥주 마시면서 음악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사운드 마인드 내부 여러 모습. 손으로 쓴 메뉴판, 음료를 준비하고 있는 오픈 키친 속 주인장의 모습 등이 보인다.

럽젠 Q 로컬 뮤지션을 어떻게 모집하나요?
“매달 ‘오픈 마인드’를 통해 모집해요. 누구나 참가 가능해요. 보통 열다섯에서 스무 팀이 지원하고요. 음악을 들어보고 공연 콘셉트에 맞는 다섯 팀을 정해 공연을 기획해요. 저희는 공연장 대관도 하는데요. 대관하다가 멋진 팀을 만나기도 해요. 또 인근에 대학교가 있다 보니 학생들 공연도 종종 보러 가요. 그곳에서 멋진 팀을 만나면 공연 제의를 하기도 하고요.”

럽젠 Q 사운드 마인드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사운드 마인드는 정말 맛있는 맥주와 독특한 안주가 있는 곳입니다. 좋은 음악을 듣고, 가끔 정말 좋은 공연도 볼 수 있는 곳이고요. 이런 공간이 홍대가 아닌 낙성대에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해요.”

사운드 마인드에서 공연을 보며 맥주 한 잔을 곁들여보자. 이태원 경리단길 못지않은 다양한크래프트 맥주가 준비돼 있다. 시원한 맥주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안주 역시 특별하다.

잠깐, 사운드 마인드 대표 메뉴 소개

왼쪽부터 레드 핫 칠리 포테이토, 스윗 갈릭 소시지 푸틴, 치킨 수란 마요.
왼쪽부터 레드 핫 칠리 포테이토, 스윗 갈릭 소시지 푸틴, 치킨 수란 마요.

1. 레드 핫 칠리 포테이토
청양고추를 넣은 매콤한 칠리소스로 볶아낸 감자튀김 요리

2. 스윗 갈릭 소시지 푸틴
캐나다의 국민 간식 푸틴(감자튀김에 Gravy Sauce, 치즈 커드를 올려 먹는 요리)에 한국 입맛에 맞는 갈릭 칩과 양파 잼, 소시지를 얹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

3. 치킨 수란 마요 (저녁 식사 시간 6:00~8:00 한정 메뉴)
우유에 부드럽게 절인 닭 안심살을 튀긴 치킨 텐더와 수란을 얹고, 고급 마요네즈와 데리야끼 소스, 느끼함을 없애주는 쪽파를 토핑한 푸짐한 식사 메뉴. 맥주와 함께하면 더욱 맛있다.

사운드 마인드 공연 일정 및 정보
사운드 마인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oundmind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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