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세상을 이어 초연결시대를 이끌다


“에이, 저게 말이 돼? 영화니까 가능하지.”
영화관에서 감상한 SF영화 속 현란한 장면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머릿속에 이 같은 물음표 하나를 띄우게 한다. 스크린에 펼쳐진 온갖 최첨단 미래 기술과, 이미 일상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아직은 어색하게만 느껴지기 때문.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고, 그 무한함은 단순한 상상력 그 이상의 초월적인 것들을 만들어낸다.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의 인류를 담았다. 그러나 영화 속 첨단 과학과 기상천외한 공학 기술들을 본 당신이 혹시나 떠올렸을지도 모를 ‘말도 안 된다’는 의문은 고이 접어두시길. 그것들은 10년 뒤, 혹은 당장 5년 뒤에 있을 현실일지도 모르며, 인간은 당신의 상상력을 이미, 그것도 아주 많이 초월했으니 말이다.

사물인터넷의 이미지가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영화 스틸 컷.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틸 컷)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주인공 톰 크루즈가 쇼핑을 위해 매장에 들어섰다. 3D 홀로그램이 나타나 그를 맞이하며, 순식간에 그에 대한 정보 분석을 마친 뒤 맞춤 상품들을 추천한다. 길을 걷다 보면 광고판들이 인사를 하고, 허공에 떠오른 투명한 스크린에 대고 손을 휘저으며 원하는 자료를 일사불란하게 찾아낸다. 이 외에도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어마어마하게 진보한 기술들은 우리에겐 실로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영화 속에 등장한 ‘인공 지능 내비게이션을 통해 운전자 없이도 스스로 운전하는 승용차’나, ‘망막 스캔 기술’ 등, 이미 상용화된 기술들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요즘 심심찮게 보이는 개념인 ‘사물인터넷’의 예시가 되겠다.

인간과 사물의 연결, 사물과 사물의 대화

사물인터넷이란, 인간의 조작 없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 간의 대화’이다. 나아가, 현실과 가상세계의 모든 정보들과도 상호작용하는 개념으로까지 진화했다. 즉, 우리 주변의 물리적인 세계 전체에 고스란히 인터넷이 녹아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Internet of Things의 약자로 ‘IoT’라고 쓴다. 그러나 이는 최근에 새로 등장한 용어는 아니다.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캐빈 애시튼 교수가 처음 이 용어를 사용했고, 현재는 세계가 주목하는 핵심 분야로서 대중화된 개념이다.

사물인터넷이 쓰인 예시를 보여주는 사진. 의류에 IoT 기술이 접목되었다.
IoT를 의류에 접목시킨 사례. (이미지 출처 : LG전자 블로그)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의하면, IoT는 2009년까지만 해도 9억 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약 30배가 증가한 260억 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IoT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695억 달러, 2020년에는 3,280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가전, 자동차, 물류, 유통, 헬스케어, 의류 등 경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IoT가 활용될 수 있기에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발전 가능성과 기대 효과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보다 자세한 분야별 사물인터넷 연결 수와, 시장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 가전과 지능형 빌딩, 수도/전기 등에 사용되며,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형태의 그래프이다.
보다 세부적인 분야별 사물인터넷 연결 수와, 시장 규모. (조사 출처 : GSMAㆍMachina Research 2011)

위의 그래프는, 5년 뒤인 2020년, 사물인터넷을 접목할 분야를 예측한 그래프와 각각의 분야별 시장 규모를 나타낸 것이다. 가전과 주거공간에 가장 크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띄고, 그 뒤를 이어 수도/전기,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도 상당 부문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에 인터넷 네트워크가 연결된다면, 2020년에는 냉장고가 먹을만한 음식을 추천해주고, TV가 어디든 쫓아다니며 눈앞에 펼쳐지거나, 가스레인지를 원격 조종으로 미리 작동시켜, 집에 들어가자마자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사물인터넷, 여기에도 있다

지금까지 사물인터넷의 정의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짚어 보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물인터넷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온갖 분야에 접목시킬 수 있는 놀라운 이 개념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놀라지 마시라. 아래의 사물들은 결코 상상 속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니.

iPavement (아이페이브먼트)
‘비아 인텔리전트(Via INteligente)’라는 스페인 회사는, 와이파이 신호를 방출하는 보도블럭을 개발했다. 도시 지면과 인도 전체를 와이파이 지역으로 바꿔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Super Shoes (슈퍼 슈즈)
MIT 미디어랩의 연구원들이 개발한 스마트 신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기기들과도 연동이 가능하며,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 깔창이 사용자의 위치 및 방향 정보를 분석하여 목적지까지의 길을 알려준다. 왼쪽으로 가야 되면 왼쪽 신발, 오른쪽으로 가야 되면 오른쪽 신발의 깔창에서 진동이 각각 울린다.

Hapi Pork (하피 포크)
포크에 내장된 동작센서를 이용해 사용자가 식사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빠르게 먹는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천천히 먹을 수 있도록 코치하는 스마트 포크다. 식사를 빨리하다 보면 위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적절하게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한데 이 포크를 사용하면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Inspiration Corridor
프랑스의 한 쇼핑센터에서 매장 안에 설치한 부스. 이 부스에 들어가면 영상인식으로 성별, 나이, 신체 사이즈를 자동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 구입한 제품이 있는 경우에는 그 제품과 어울리는 코디도 해 준다. 점원이 없어도 고객 혼자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를 수 있으며, 적합한 제품이 추천되면 실제 제품이 있는 진열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으로 안내해 준다.

Darma (다르마)
자리에 얼마나 오래 앉았는지, 자리를 비웠는지를 알 수 있는 스마트 방석. 사무실에서 오래 동안 자리에 앉아 일을 하고 있으면 잠시 일어나 휴식을 취하게끔 알려줄 수 있고, 카페나 식당 같은 곳에서는 어떤 자리가 비어 있는지를 자동으로 알 수 있어서 매장 관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상품들의 이미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iPavement’, ‘Super Shoes’, ‘Inspiration Corridor’, ‘Darma’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iPavement’, ‘Super Shoes’, ‘Inspiration Corridor’, ‘Darma’. (이미지 출처 : 왼쪽 위부터 gizmag.com, wonderfulengineering.com, youtube.com, darma.co)

급속도로 성장 중인 IoT, 문제점은 없을까?

영화 속에서나 있을법한 장면들이 바로 우리 곁에서 펼쳐질 날도 그다지 멀지 않아 보이는 한편, 급속한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나의 네트워크에 각종 기기와 사물들이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수 있기 때문. 특히 사물인터넷의 활용은 이용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경우가 많고, 장소나 사물의 종류, 방식 등에 상관없이 광범위한 분야에 매우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에 가장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 사물인터넷 보안 상태는 안타깝게도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CISCO’의 에릭 반크는, RSA 컨퍼런스에서 “사물인터넷 적용 분야가 너무나도 방대하기 때문에 시나리오별로 보안 분석을 수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고. ‘사물인터넷을 가장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바로 해커’라고 하는 말이 괜한 우스갯소리가 아닐 수도 있겠다.

사물인터넷, 말 그대로 사물과 인터넷이 하나가 되었다. 갈수록 인간의 능력과 기술로 만든 사물들이 인간의 영역 깊숙이 녹아들며,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세상이 바뀌어왔고, 지금도 또한 쉴새 없이 바뀌는 중이다. 점점 편리해지는 세상, 그러나 빠르고 완벽하게만 바뀌는 현대 사회를 넋 놓고 쫓아가다가 정작 중요한 가치들을 잃는 우를 범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앞으로만 나아가는 세상일지라도, 저 뒤쪽 어딘가에 낮게 수그리고 있을 ‘인간다움’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고귀하니 말이다. 앞으로 바뀔 최첨단의 세상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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