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인구의 입맛을 실어 나른다! 뉴욕 푸드트럭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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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무조건 ‘밥’이 빠질 수 없다. 그것이 대한민국이든, 아프리카든, 북극이든, 사막이든, 심지어 우주에서도 인간은 삼시 세끼 밥을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아무리 악덕한 고용주라도 고용인에게 밥 먹을 시간은 주고, 밥 먹는 사람을 건드리는 행위는 하늘과 땅도 지탄할 죄악으로 꼽힌다.

일가족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도란도란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얼굴이 다 보이지 않아도 밝게 웃고 있음이 느껴진다
“일단 밥부터 먹고 합시다!”

바야흐로 현대문명에 진입하면서 인간은 ‘얼마나 많이 먹느냐’라는 고민보다는 ‘얼마나 잘 먹느냐’라는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기왕 무언가를 먹을 것이면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바쁜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가’도 새로운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근처의 공터 사진. 드문드문 놓여진 빨간 테이블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건물들의 반짝이는 유리창이 눈에 띈다.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결정체, 뉴욕. 이곳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다. 아무리 밥을 먹는 일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매번 느긋한 식사 시간을 가지기는 결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그런 뉴요커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책임지는 비장의 수단, ‘푸드트럭’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푸드트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갈색에 달팽이 문양이 그려진 푸드트럭에서 일가족이 메뉴를 고르고 있다.

푸드트럭은 음식을 조리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특수 개조된 차량을 말한다. 도로변에 세워진 푸드트럭에서 손님은 간편하고 빠르게 맛있는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뉴욕에서만 운영되는 푸드트럭은 약 50대 이상! 뉴욕에 거주하는 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매주 1회 이상 푸드트럭을 이용할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푸드트럭의 대수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식당’이라는 고정적인 공간을 탈출해 거리로 나와 시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진 푸드트럭. 거리의 음식이라 자칫 그 품질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푸드트럭의 대표적인 매력 세 가지를 살펴보면 푸드트럭은 기존의 불량했던 거리 음식과는 급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1. 다양한 메뉴
뉴욕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만큼 개개인의 입맛 또한 다양할 터, 이에 맞추어 푸드트럭 역시 다양한 메뉴의 향연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9개의 푸드트럭 전신사진을 이어 붙인 파노라마 이미지. 각 푸드트럭 마다 빨간색, 하얀색, 초록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과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기를 끄는 메뉴는 샌드위치, 타코, 할랄 푸드가 있으며 최근에는 김치•불고기 등 한식을 주재료로 한 퓨전 한식 푸드트럭도 새로운 열풍을 이끌고 있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면 아이스크림, 스무디 등 디저트 푸드트럭으로 달달하게 혀를 녹여주는 것도 좋다.

상하이 푸드트럭, 태국 푸드트럭과 각각 취급하는 메뉴들의 사진. 첫 번째 메뉴는 잘게 다진 고기를 빵에 쌓은 것이고, 두 번째 메뉴는 각종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분홍빛을 띈 카레다.
상하이 푸드트럭, 태국 푸드트럭은 그 컬러마저도 이국적이다.

중식, 일식, 그리스 음식, 태국 음식 등 평소엔 접하기 힘든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도 전문점에 갈 필요 없이 푸드트럭을 통해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단, 메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숙지하고 갈 것. 자칫하면 입맛에 상당히 안 맞는 메뉴를 고를 수도 있다.

2. 좋은 접근성
푸드트럭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접근성이다. 거리를 나서서 조금만 걸으면 어렵지 않게 푸드트럭을 발견할 수 있으며 패스트푸드와 맞먹는 속도로 따끈따끈한 메뉴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보통 8달러 내외로 일반 식당보다 저렴한 편.

점심시간을 맞아 수많은 회사원들이 푸드트럭에서 줄을 서 있는 사진. 회사원들 뒤로 어렴풋이 푸드트럭이 줄지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점심시간이면 푸드트럭이 늘어선 곳에서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발견할 수 있다.

푸드트럭은 바퀴가 달려있는 만큼 시시때때로 위치가 바뀐다. 평일 점심에는 배고픈 사무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오피스빌딩 근처에 자리 잡고, 주말에는 관광지, 공원근처에 주로 모인다. 푸드트럭의 이동계획은 홈페이지, SNS, 푸드트럭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살펴볼 수 있다.

푸드트럭 창업비용은 일반식당 창업비용의 20~30%에 불과하다. 덕분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창업주가 많아, 다채롭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자주 열리며 SNS를 활용하는 유연한 소통도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3. 철저한 관리
모든 푸드트럭은 기관에 영업신고를 해야 하며, 일반 식당처럼 수시로 식품 위생 점검을 받는다. 최근 미국에서는 깨끗하고 신선한 유기농 재료를 이용하자는 로컬 푸드 열풍이 불면서 푸드트럭 역시 건강한 식재료로 조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테이토 하우스’라는 이름의 푸드트럭에서 선글라스를 낀 남성이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미지. 하와이 분위기가 나는 트럭의 색,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it food truck’, ‘The Great Food truck Race’라는 푸드트럭 전용 요리대회가 있을 정도로 맛 또한 이미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으며. 최근엔 대형식당을 모태로 분리된 푸드트럭도 생겨나면서 전반적인 운영 측면에서 더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이든 백인여성이 푸드트럭에 비용을 지불하는 모습. 트럭 아래 부분에는 유리창 너머로 먹음직스러운 도넛, 제과류가 진열돼있다.

편리함, 철저한 품질관리, 그리고 맛까지 두루 갖춘 푸드트럭!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복에도 뉴욕 시민들은 고민이 없었다. 물론, 지금의 안전한 푸드트럭 문화가 형성되기까진 더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푸드트럭 스스로의 노력과, 식품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밑바탕 됐을 것.

지난 7월, 대한민국도 차량개조법이 완화되면서 합법적인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해졌다. ‘길거리 불량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실태가 속속히 드러나는 시점에서, 합법화와 관리체계의 도입으로 길거리음식을 양지로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에 식품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까지 더해, 조만간 대한민국 거리에서도 편리하고 맛있으며 건강하기까지 한 요리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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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생적인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푸드트럭의 인기가
    좋지않을까 라는 생각해보네요 ^^
  • 윤수진

    할랄 푸드... 뉴욕에서 먹은 그 맛을 잊을수가 없네요 ㅠㅠ
  • 이지예

    배고파요.. 사주세요..(2)
  • 최동준

    배운기자님! 행복한 취재를 하셨군요ㅎ 저렇게 푸드트럭을 한데 모아 보니 뭔가 더 재밌네요ㅎ 소개해주신 모든 푸드트럭의 음식들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깊었던 건 역시 할랄푸드였네요ㅎ 추운 겨울 날에도 생각나네요 할랄~~~
  • 이휘주

    푸드트럭이라 하면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떠나던 이른 새벽에 동료 기자들, 편집장님께 먹었던 곳이 생각나네요. 알록달록한 여러 푸드트럭들이 보고 싶어서 동행하기를 희망했지만 스케줄 상 동행하지 못했던....ㅠㅠ그래도 기사로나마 보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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