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보아야 예쁘다, 독도도 그렇다


2005년. 뉴욕타임즈에 하나의 전면광고가 게재되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글자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름다운 섬이 많은 나라, 대한민국에 놀러 오세요!” 사실 두 가지 모두 독도를 지키고 한국을 알리는 한 사람의 노력이다. 한국 홍보전문가 1호, 서경덕 교수다.

사진 제공_LG하우시스 독도사랑 청년지킴이

연두색 티셔츠를 입은 서경덕 교수가 한 나무 앞에서 두 팔을 벌리며 웃고 있다.

우리를 벗어난 우리나라 한국

TV와 기사로만 접하던 서경덕 교수를 만났다. 지난 8월 3일 열린 LG 하우시스 독도사랑 청년캠프에서다. 다섯 해째 진행되고 있는 독도사랑 청년캠프에는 매년 대학생 독도지킴이들이 선발된다. 독도지킴이들은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며 독도 홍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 홍보 전문가이자, ‘원조’ 독도 지킴이기도 한 서경덕 교수는 우선적으로 한국 홍보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을 이야기했다.

늘 같은 고민을 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까?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서경덕 교수가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강단 앞에 서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8월 3일, LG하우시스 독도사랑 청년캠프 발대식. 서경덕 교수는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한국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끊임없는 고민을 증명하듯 실제로 그는 지난 9년간 다양한 분야의 한국을 전세계에 알렸다. 독도, 동해, 위안부, 한글, 한복, 한식 등 그 범위는 정치, 역사, 문화를 아우른다. 하지만 키워드 선정에 있어서 그가 가진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가?’ ‘우리가 아닌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낼 수 있는가?’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더욱 유명해진 비빔밥 광고도 동일한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음식은 타지의 사람이 다른 지역의 문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또 직관적으로 접할 수 있는 루트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을 통해 중국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를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죠. 주말에 가족끼리 찾은 중국의 식당에서 그들의 음식, 의상, 분위기를 느끼게 되니까요.

그가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비빔밥이라는 한식이 가진 음식으로서의 매력이 아닌 한국 그 자체였던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왜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왜? 왜 비빔밥이었을까?

서경덕 교수의 강연 모습. 강단 앞에 서 있는 서경덕 교수가 보이고 그 옆의 큰 화면에는 가수 김장훈과 서경덕 교수가 함께 찍은 사진, 그들의 광고 활동 내용이 보인다.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한국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웰빙’은 그 시기 세계적인 음식 트렌드였어요. 가지각색의 채소가 듬뿍 올려진 비빔밥은 웰빙 음식으로 흠 잡힐 데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To go’, 테이크 아웃에도 적절하다는 점까지, 비빔밥은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거죠.

그는 한국 홍보에 있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 왔다.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과 연결 지었으며, 안중근 의사는 영웅 시리즈로 꾸려냈다. 우리 것이 우리가 아닌 사람들과 공통 분모를 가질 수 있는가? 그가 가진 단순하지만 명확한 첫 번째 홍보 전략이다.

#DOKDO, KOREA – 새롭게 본 독도

독도도 마찬가지다. 독도지킴이를 자처한 대학생들 앞에서, 그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독도는 분명하게 한국의 땅이에요. 때문에 굳이 크게 떠벌릴 이유도 없죠. 도리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분쟁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니까요. 분쟁지역보다는 관광지역의 하나로 홍보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 ‘Visit Korea’라는 문구의 광고물이다. 언뜻 보면 온전히 관광 상품 소개로 보이는 이 광고는 다시 한 번 뉴욕타임즈의 전면을 장식했다.

VISIT KOREA 광고. 흑백으로 된 한국과 일본 지도에 한국의 주요 섬을 표시해 두었고, Dokdo라는 표시 또한 보인다. 화면 위에 ‘VISIT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가진 사람으로서의 여유를 부려보는 거죠. 대한민국에 놀러 오세요. 서쪽의 강화도, 남쪽의 제주도, 동쪽의 울릉도와 독도까지. 대한민국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부분이죠.

이를 기점으로 그가 참여한 독도 프로젝트들은 ‘가진 사람으로서의 여유’를 한껏 부린다. 독도를 주인공으로 영화가 제작되었고, 한국체육대학교 수영부 학생들이 독도를 횡단하기도 했다. 이번 LG하우시스 독도사랑 청년캠프에서 그가 대학생들에게 제안한 내용 또한 유사하다. ‘사진’을 이용하는 것이다. 독도의 자연경관, 그리고 그곳의 인물을 사진으로 담아내, SNS를 통해 울릉도와 연계한 관광 섬의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20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땅이라면, 많이 보고 많이 밟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거든요.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독도와 관련해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우리는 훨씬 가까이서 독도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 직접 두 발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을 기록해두면 됩니다.

독도를 바라보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독도사랑 청년챔프 참가자들의 모습. 왼쪽 사진에는 흰 셔츠를 입고 있는 서경덕 교수의 뒷모습도 보인다.
독도사랑 청년지킴이들과 서경덕 교수가 독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서경덕 교수의 20대를 위한 비현실적 현실 조언

서경덕 교수가 쌓아온 시간은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수 억을 들여 한국 홍보를 위한 광고를 싣는다는 것부터 그렇다. ‘나’가 아닌 무언가를 위해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사실은 당장의 오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대한민국 1호라는 수식어를 달고 세계를 누비는 그를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하다. 현실을 위해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서, 한편으로는 그와 같은 비현실적 커리어를 꿈꾸는 우리에게 던지는 그의 비현실적 현실 조언을 들어보자.

흰 티셔츠를 입고 편안한 모습으로 독도사랑 청년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어느 정자로 보이는 곳에 앉아 웃고 있는 서경덕 교수의 모습이다.

1. 모든 걸 돈으로 연결 짓지 말 것
저 같은 경우에는 돈을 좇지 않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었고, 어떻게 생각하면 저절로 돈을 벌게 된 거죠. 그래서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이 생겼고요.

2.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
대학생 때 경험을 많이 하라는 것도 결국은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라는 말이거든요. 다른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 가능한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필요해요.

3. 내 젊음을 불사를 무언가를 직업으로 만들 것
요즘 20대는 직장과 직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OO신문사의 기자’라고 한다면 신문사는 직장, 기자는 직업이 되는 거잖아요. 안정된 직장, 조건이 좋은 직장 이전에 젊음을 불사를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세요.

그의 독도 사랑은 어찌 보면 일반인이 쉽게 따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가 ‘한국 홍보 전문가’라는 수식을 달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의 출발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애국심’에 다름 아닐 것. 관심을 갖는다는 것, 그리고 그 관심을 행동으로 옮길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 서경덕 교수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던 힘의 원동력은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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