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스리슬쩍 오는가 싶더니, 겨울은 어느새 뼛속까지 얼릴 정도로 깊게 찾아왔다. 무기력해지고, 움츠러들게만 되는 것이 겨울이라 했던가. 아니다, 우리의 로맨틱하고 따스하며 건강하기까지 한 겨울은 지금부터 시작일 뿐이다.

어느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 눈이 내리는 기차역, 기차 한 대가 곧 출발할 것처럼 서 있고 기차 안에서 불이 켜져 바깥까지 비치고 있다. 한 소년이 파란 코트를 입고 기차에 타려는 것처럼 서 있고, 차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등불을 든 채 소년에게 안내하듯 기차 안쪽으로 손을 올려보이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때때로 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 속 어딘가 여전히 자라지 않은 소년과 소녀를 간직한 당신에게, 크리스마스는 보이지 않아 더 소중한 추억이다.

설레는 이브, 크리스마스 준비하기

크리스마스를 위한 오너먼트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산타클로스 얼굴과 몸이 그려져 있는 주황색의 원기둥형 오너먼트가 똑 같은 모양으로 진열되어 있다. 매달 수 있도록 산타클로스의 모자 끝에는 노란색 줄이 달려 있다.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벽난로가 없어 산타 할아버지가 들어오지 못하면 어쩌지?’ ‘현관문을 살짝 열어 놓을까?’ 따위의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단지 따뜻하게 데운 우유 한 잔과 쿠키 몇 개를 탁자 위에 놓아 두기만 하면 된다. 이는 밤새 찬바람을 맞으며 지붕 위를 돌아다녀야 하는 그를 위한 작은 배려. 여기에 정성스레 적은 카드까지 준비한다면 더욱 완벽하다. 산타가 잘 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곳에 커다란 양말 한 짝을 걸어 둔다. 이번엔 내가 바라던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안고.

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1

< 산타클로스 > The Santa Clause, 1994

어느 외국의 거실에서 바가지머리를 한 남자 아이 한 명과 백발에 흰 수염이 얼굴을 가득 덮은 산타클로스 한 명이 나란히 앉아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이들에게 있어선 ‘산타=부모님’이라는 공식이 사실인 듯하다. 크리스마스 이브, 우연히 지붕에 추락한 산타를 발견한 완구 회사 마케팅 팀장 스캇은,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며 아직은 어색한 아들 찰리와 며칠을 보내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엄청난 비밀이 생겼다. 죽은 산타를 대신해 스캇이 산타가 되었기 때문. 점점 산타클로스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할 수 없었던 스캇은 아들 찰리와 함께 북극에 가 요정들을 만나고, 순록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전세계 어린이들을 찾아 다니며 선물을 나눠 준다.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고 결국 스캇은 진짜 산타가 된 자신을 받아들이고, 아들 찰리와는 세상에 하나뿐인 비밀을 간직하게 된다.

산타를 맞을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서둘러 잠자리에 들 시간. 하지만 이왕이면 자기 전 침대 곁에 두껍고 움직이기 좋은 외투와 따뜻한 장갑 한 쌍을 걸어두는 것이 좋겠다. 자정이 되면 출발하는 북극행 증기 열차를 타고 하룻밤의 모험에 뛰어들기 위해서. 북극이라고?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심하는 당신, 믿어라. 영화 < 폴라 익스프레스 > 속 소년처럼 어쩌면 당신도 이 잠깐의 여행으로 영영 자라지 않는 어른이 될지도 모른다.

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2

< 폴라 익스프레스 > The Polar Express, 2004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의 포스터. 눈이 내리는 푸른 빛깔의 밤, 어디선가 나타난 듯한 기차의 앞부분이 보인다. 땅에는 철길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환상 속 기차인 듯 하다. 이 기차를 한 작은 소년이 서서 바라보고 있다.

소년은 산타를 믿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산타 행세를 하며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두고 가는 사람이 부모님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년은 어쩐지 아쉽다. 정말 북극에는 산타가 살지 않을까? 하지만 책에는 북극은 생물이 살 수 없는 불모의 땅이라고 쓰여 있다. 그럼 그렇지, 포기하고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던 소년은 창문 밖 요란한 기차 경적 소리에 잠에서 깬다. 맙소사, 오래된 증기 기관차에서 내린 차장은 이 기차가 북극으로 가는 열차라고 한다. 황금티켓을 받은 소년은 열차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북극의 크리스마스 마을로 모험을 떠난다. 그곳에서 산타를 만난 소년은 아름다운 썰매의 은방울 소리를 듣는다. 그에게 남긴 산타의 메시지는 ‘Believe’. 그래, 당신도 믿어라. 당신 마음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산타를.

크리스마스 아침,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보다

어느 성당의 모습이다. 아치형의 높은 천장이 보이고, 성당 벽에는 성당 특유의 장식이, 그리고 창문은 다양한 색의 그림이 그려진 글라스로 되어 있어 빛이 성당 전체에 화려하게 비친다. 가운데에는 빈 의자가 일렬로 가득 놓여 있다.

크리스마스 아침을 깨우는 건 머리맡에 놓여 있을 선물에 대한 기대감과, 저 멀리 교회에서 울려오는 은은한 종소리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가까운 성당 또는 교회를 찾아 보자.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아기 예수의 사랑을 생각해보는 성경 한 구절과 풍성한 성가대의 칸타타 공연을 함께 하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명동성당은 매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미사를 위해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오전 6시 반에 열리는 이브 새벽미사는, 깜깜하고 차가운 새벽을 은은하게 밝히는 성당의 불빛과 오르간의 음색으로 따스함과 경건함을 느낄 수 있다. 흥겨움으로 들뜨기만 했던 당신의 가슴을 차분히 가라앉혀 줄 시간으로 추천. 성당 뒤편의 성모상 앞에서는 잠시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린 뒤 잔잔한 촛불을 보며 소원을 적어 보자. 올 한 해 무탈했음을 감사하고 다가오는 새해가 평안하기를 기원해 본다.

명동성당에서 성탄 미사 드리기

예수 성탄 대축일 마시 일정 안내문. 12월 24일(화) 평일 미사 : 오전 6시 30분, 오전 10시(오후 6, 7시 미사 없음), 밤 10시 30분(구유 예절), 밤 12시(자정 미사). 주례는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님이다. 12월 25일(수) 미사는 주일미사 시간과 동일하며 오전 7시 미사는 없음. 교중미사(낮 12시) : 염수정 대주교님 주례다.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2가 1
대표전화 02-774-1784
홈페이지 www.mdsd.or.kr

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3

< 크리스마스 캐롤 > A Christmas Carol, 2009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의 한 장면.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거리를 스크루지 영감과 한 아이가 걷고 있다. 아이는 스크루지 영감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으며, 스크루지 영감은 백발 위에 큰 중절모를 쓰고 있으며 아이와 눈을 마주한 채 환하게 웃고 있다.

땅 위엔 평화를, 이웃엔 온정을. 고집불통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마주한 뒤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찾는다. 사랑과 나눔,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한 온정의 시간은 그를 새롭게 변화시킨다. 쌩쌩 불어오는 바람처럼 차갑기만 한 이 겨울, 사소하지만 위대한 선행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지하철 구세군 냄비에 동전을 넣는 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일 등. 작은 일이지만 나누고 사랑하는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실천하며 당신의 마음은 봄기운으로 충만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오후, 눈사람 만들기

어느 카페 테이블 위에 털실과 솜으로 만든 눈사람 인형이 놓여 있다. 눈사람 인형은 붉은 실로 만든 목도리와 장갑, 모자까지 쓰고 있으며 눈코입이 달려 있어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눈 융단으로 새하얗게 뒤덮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당신, 이제는 밖으로 나갈 시간이다. 강아지처럼 폴짝폴짝,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눈을 만끽하자. 친구와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그대로 쓰러져 천사의 날개를 그리기도 하면서.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눈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둥글게 둥글게, 조심조심 눈을 굴려 가며 나만의 스노우맨을 만들어 본다. 단,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지 않더라도 겨울 내내 나만의 눈사람을 만들 기회는 많으니 언제든 마음의 준비를 할 것.

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4

< 스노우 맨 > The Snowman, 1982

영화 스노우 맨의 포스터. 색연필로 그린 듯한 보랏빛 밤하늘과 눈으로 뒤덮인 뾰족한 나무들, 그 앞으로 온몸이 눈으로 만들어진 스노우 맨과 잠옷 차림을 한 남자 아이가 손을 잡고 하늘을 날고 있다.

어른이 되어 버린 한 남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나직이 읊조린다. 펑펑 눈이 내린 크리스마스 이브, 소년이었던 남자는 밖으로 나가 자기 키보다도 큰 눈사람을 만든다. 눈코입도 만들고 모자도 씌워주고 목도리까지 둘러 준다. 어쩐지 친근하고 정이 가는 눈사람을 소년은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자정을 알리는 시계가 울리자 눈사람이 살아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년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아 바다를 건너 지구 반대편으로 소년을 이끈다.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소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 당신은 기억하는가? 당신이 만들었던 최초의 눈사람을. 그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크리스마스의 밤, 별들에게 소원을

크리스마스를 위해 꾸며둔 장식들. 왼쪽 사진은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다양한 오너먼트가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선물 상자들이 한가득 쌓여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삼각형 모양으로 된 색색의 종이가 한 줄에 일렬로 매달려 있으며 가운데에는 나뭇잎이 동그랗게 말려 만들어진 커다란 크리스마스 오너먼트가 벽에 걸려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몇 시간, 아니 몇 분 후면 우리는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이 날을 맞을 수 있다. 아쉬움과 그리움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면, 유난히 밝게 빛나는 크리스마스의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파랗게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크리스마스의 마지막 기적이 이뤄지길 기대해 보자.

피터팬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5

< 피노키오 > Pinocchio, 1940

영화 피노키오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 영화 속 모습으로, 나무인형인 피노키오가 진짜 사람이 되려는 듯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옆에서 나무인형을 조종하던 제페토 할아버지가 이를 신기하다는 듯 지켜보며 웃고 있다.

나무 인형은 소년이 되길 소망했다. 파란 요정은 가난하지만 선량한 목수 제페토를 위해 그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단 이는 피노키오가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나무 인형을 위해 파란 요정은 지미니라는 귀뚜라미를 나무 인형의 양심으로 임명한다. 그러나 나무 인형은 번번히 양심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니, 듣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환락의 섬의 유혹에 빠져 당나귀로 변하고, 제페토를 만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고래에게 먹힌다. 그러나 고래 뱃속에서 탈출하며 제페토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피노키오는 결국 살아나 진짜 소년이 된다. 크리스마스는 소망이 이뤄지는 기적의 시간이다. 당신의 소망은 무엇인가?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별에게 그 소원을 빌어 보자.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선한 소망은 반드시 이루어질지니.

네버랜드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는 찾아 온다. 어쩌면 유년 시절에 영영 굳어져 버렸을지 모를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꺼내 잠시 그때를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 가끔은 나이도 잊고 눈치보지 않고, 눈이 오면 뒹굴고 산타를 만나겠다고 두 눈 부릅뜨고 밤을 지새우던 어린 아이가 되어 보자. 더불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도 되새겨 보자. 당신의 크리스마스, 조금 더 따뜻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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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않을 것만 같았던 크리스마스! 작년 크리스마스엔 럽젠 지원서를 끄적끄적 거리고 있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엔 럽젠 사이트에서 댓글을 끄적끄적ㅎㅎ 아이 이 끈적한 기분.ㅋ_ㅋ크리스마스 이브날 읽는 크리스마스 기사라 더 설레고 공감되어요! 예전엔 크리스마스만 다가오면 두근거리고 부모님한테 선물도 받고 했는데, 그 감흥이 점점 없어지더라고요. 다 똑같은 휴일이 되어버린 것 같고. 은혜기자가 추천해준 크리스마스 영화 중에 적어도 한편은 꼭 찾아볼게요! 크리스마스엔 명동성당으로 염수정 주교님이 직접 오시는군요. 오늘 명동 가는데, 천주교인데, 명동 성당은 안가는 게 함정. 그치만 동네 성당가서 성스럽게 보낼 예정이에요! 크리스마스의 환상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지만, 이런 날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만 깨달아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헤헤 무뎌지고 있었던, 어릴 적 가졌던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을 다시금 불러일으켜주는 기사 잘 봤어요. 크리스마에는 축복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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