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 때문에 본 이 영화

그거 있잖아, 1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도 뇌리에 딱 박힌 ‘한 장면’! 하나의 씬scene이 영화를 살린 케이스 바이 케이스.

007 스카이폴SKYFALL(2012) _ 환상적인 오프닝 시퀀스


이 영화는?
007시리즈는 1962년 를 시작으로 50년 동안 이어진 역사상 최장의 영화 시리즈물이다. 은 단순한 스파이물을 넘어서 시리즈의 혁신을 이뤘다는 표현을 동원하면서 당시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냉전 시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스파이가 21세기에서 필요 있는가?’라는 회의적인 시선과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가 너무 노쇠한 건 아닌가?’와 같은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감독과 다니엘 크레이그를 비롯한 화려한 출연진 그리고 아델 노래의 조합은 이런 부정적인 목소리를 불식시키고 기존의 007팬들을 아울러 새로운 007팬들을 양성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 장면은?
007시리즈를 대하는 관객들의 기대는 보통 높은 편이다. 오래된 시리즈물이고 제임스 본드나 본드 걸과 같은 등장인물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많이 아는 유명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라는 이미지로 007시리즈는 여태껏 많은 관객을 대동했지만, 이번 의 양상은 조금 달랐다.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한 아델의 노래 ‘skyfall’과 함께 나오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오프닝 시퀀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을 보고자 극장을 찾았다. 오프닝 시퀀스를 한번 더 보기 위해 아이맥스로 이 영화를 봤다는 사람도 상당하다. 다양한 색감과 촬영 기법으로 잡아낸 하강 이미지, 거기에 원숙한 아델의 목소리가 가미된 4분간의 오프닝 시퀀스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 극장 내 많은 이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김종욱 찾기(2010) _ 인도에서의 2단계 키스


이 영화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첫 사랑, 과거는 미화된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첫 사랑을 그리워하는 듯하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신화 같은 흥행기록을 가진 뮤지컬이 원작인 영화다. 회사에서 잘린 기준(공유)은 첫 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하고, 결혼 적령기임에도 아직 첫 사랑을 잊지 못한 지우(임수정)는 기준을 찾게 된다. 지난날 인도 여행을 하던 중 만난 김종욱이란 사람이 지우의 첫 사랑인 것. 기준과 지우는 김종욱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로서 뭇 여성들의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했던 영화다.

그 장면은?
인도 공유를 탄생시킨 그 영화! 영화를 보지 않고도 공유가 몇 번 나오는지는 여성들의 탄식 소리를 세보면 알 수 있다. 공유가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무조건 반사적인 탄식 소리. 이 소리는 지우가 김종욱을 처음 만났던 인도 여행에서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지우와 종욱(지우의 회상 장면에선 공유가 김종욱으로 나온다)은 인도에서 같은 숙소를 쓰게 된다. 잠든 종욱을 바라보던 지우는 몰래 종욱에게 키스를 하고 이에 놀라서 깬 종욱은 다시 한번 지우와 깊은 키스를 나눈다.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설렘과 그곳에서 만난 이성에 대한 긴장감, 거기에 주연 배우의 훌륭한 비주얼을 즐기고자 많은 이들이 극장을 찾았다.

페임Fame(2009) _ 3분여 급식소 댄스 공연


이 영화는?
우리에게 뮤지컬로도 유명한 <페임>은 1980년에 영화로 먼저 탄생한 작품이다. 이후 30년 만에 리메이크해 2009년 극장을 다시 한번 찾은 뮤지컬 영화 <페임>은 개봉하기 전 예고편으로 많은 사람의 높은 기대를 샀다. ‘춤, 노래, 열정, 감동 그 모든 것은 이 곳에서 시작된다.’라는 카피와 함께 <페임>의 주제곡 <Remember my name>에 맞춰 등장하는 젊은 학생들의 모습은 개봉 전 사람들의 눈과 귀를 달아오르게 하였으나 극장을 찾은 상당수의 관객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그 장면은 정말 괜찮았다.’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과거 <페임>의 향수를 찾거나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은 10대는 그 장면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그 장면은?
많은 인물의 성장 스토리를 담아내기엔 1시간 45분이라는 러닝 타임은 부족했다. 그러나 끼 많고 꿈 많은 뉴욕 예술 고등학교 학생들의 점심시간은 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십분 발휘하는데 충분했다. 시끌벅적한 점심시간, 한 남학생이 테이블을 치며 비트를 맞춘다. 그 비트에 따라 학생들의 평범했던 말소리는 랩이 되고 바이올린과 베이스와 탭 댄스가 더해지면서 급식소는 하나의 공연장이 된다. 밥을 먹으러 온 건지 연주를 하러 온 건지 헷갈리지만, 3분여의 그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발바닥을 달싹달싹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영화 속 또 하나의 공연이었다.

피아니스트의 전설the Legend of 1900(1998) _ 흔들리는 선상 위에서의 연주


이 영화는?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높은 완성도와 호평에도 국내에선 <말할 수 없는 비밀>보다는 덜 알려진 피아노를 소재로 한 영화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1998년에 영화 <시네마 천국>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발표한 작품으로, 음악은 영화 음악의 거장이라 할 수 있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 주인공 1900은 버지니아 호 1등 연회장에 버려졌고, 이를 발견한 노동자 데니 부드맨은 그를 부양하기에 이른다. 아이가 쫓겨날 것을 염려한 데니는 1900을 배에서 몰래 키운다. 그러다 연회장의 피아노를 발견한 1900은 어린 나이임에도 수준 높은 피아노 실력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후 버지니아 호의 피아니스트가 된다. 태어나 한 번도 육지를 밟지 않고 배 위에서만 살며 당시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1900은 결국 버지니아 호와 운명을 같이 한다.

그 장면은?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국내에선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후 MBC <주말의 명화>에 방영된 뒤 많은 사람이 보게 되었고 현재 네이버 기준 평점 9.2를 넘는 명화로 자리 잡았다. 그 중 가장 회자한 장면은 주인공 1900이 친구 맥스를 처음 만나는 것. 선상 위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장면이다. 보기만 해도 멀미가 나올 것 같은 폭풍우가 내리치는 밤, 배 위에서 1900은 피아노의 고정장치를 푼 채 발랄한 피아노곡을 연주한다. 이리저리 두 남자가 피아노와 함께 연회장을 휘저으며 연주하는 신나는 곡은 검은색으로 변한 파도와 아이러니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가장 판타스틱하면서도 1900의 ‘똘끼’ 충만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