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군인 계급별 맞춤 선물

매서운 바람이 따귀를 때리는 겨울이 되면 꼭 기억해야 할 사람은? 지구 반 바퀴의 난민, 독거 노인, 그리고 국군장병이다. 꺼진 불을 다시 보기 전, 국군장병을 다시 보자. 예비군 3년 차가 명쾌하게 제안하는, 이등병부터 병장까지의 마음을 훔칠 맞춤 선물.

1. 이등병 선물 공략법

작대기가 고작 하나인 이등병은 호흡조차 힘들다. 군대가 좋아졌다고, 이등병을 위한 세상이라고 ‘이등별’이라고 비아냥거려도 이등병은 이등병이다. 민간인, 동물, 병장, 상병, 일병, 이등병 순으로 세상이 구성되어있다고 농담할 만큼 이등병의 겨울은 더욱 춥고 매섭다. 이런 이등병을 보듬어줄 최고의 아이템은?


초코파이 혹은 간단 먹거리
이등병은 먹고 또 먹고 또 먹어도 배고프다. 초코파이라면 목숨보다 더 귀한 선물이다. 특히 PX가 없는 격오지부대라면 더욱 귀한 몸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초코파이일 뿐 다른 먹거리 역시 가리지 않으므로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더 큰 감동을 유발할 수 있다.


미모의 여성 사진
이등병에게 먹거리 다음으로 힘든 점은 난생처음 오랜 기간 떨어져서 지내게 된 가족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때 사진은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래줄 매개체. 주기적으로 가족과 친구의 사진을 보낸다면 침낭 속에서 붉어질 눈시울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Tip! 가족이나 지인 사진 중 미모의 여성이 있다면, 군 생활은 훨씬 윤택해지고 편해진다. 사실이다.


명확히 맞춰진 시계
항상 시간을 알고 자신의 할 일을 철저하게 해내며, 선임의 할 일까지 기억해서 도와준다면 A급 이등병으로서 인정받을 것. 시계가 없는 이등병은 선임병에게 시간을 물어볼 수도 없고, 선임병이 시간을 물어본다면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만약 그에게 시계가 없다면, 지금 당장 시계를 선물해라.


다량의 편지지와 봉투, 우표
카카오톡에 매진하던 그들이 편지에 우표를 붙여 보내는 것을 즐기게 된다. 답장은 읽고 또 읽는다. 이등병이 편지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편지지와 봉투, 우표를 넉넉히 보내자. 기왕이면 자필 편지와 함께.

2. 일병 선물 공략법

이등병 시절 일병으로 진급하면 세상을 다 가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일병에게는 이등병과 비슷한 업무량에 이등병을 보살피는 업무가 추가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는 두 줄짜리 계급장도 만족스럽지 않다! 위, 아래로 치이게 되는 샌드위치인 그들을 위로할 방법은?


걸 그룹의 사진
가족, 친구와 떨어져서 지내는 것이 익숙해진 일병. 이제는 이등병 후임들이 생기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6개월가량 이등병 생활을 마친 일병들은 이성에 대한 외로움이 고조되어 음악방송에 나오는 걸 그룹에 열광하게 된다. 자, 걸 그룹 사진의 수집 배틀이 시작된다. 예비역 3년 차에 접어든 본인의 군 복무 시절 대세는 소녀시대였다. 선임들 앞에서 <Gee>와 <소원을 말해봐>를 잘 추는 후임이 예쁨을 받던 시절, 일병들의 관물대에는 소녀시대가 가득했다. 지금은 현아가 대세라는 소식이 들린다. 군인들에게 현아는 TV에서 방영하는 야동이라나 뭐라나∙∙∙.

3. 상병 선물 공략법

계급장 3줄을 채운 순간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가고 계급장이 없을 때도 나의 ‘짬밥’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최고조에 달한다. 상병이 되는 시점부터 사제(사회제품)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지고, 이등병이나 일병과 차이를 두는 권력욕에 심취하게 된다.


절대 흰 속옷
입대 전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흰 속옷을 입는 기쁨을 느낀다. 상병이 되면 흰 속옷을 입을 수 있다는 불문율이 있기에, 흰 속옷은 그 자체가 ‘짬밥 과시’인 동시에 이등병, 일병과의 ‘차별화’를 뜻한다. 훈련소에 입소하면 보급받는 국방색 속옷을 증오하며,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와 가까워지고자 한다. 상병이 되기 전 혹은 상병 진급 직후 흰 속옷을 선물한다면, 그들은 지난 1년간의 세월을 회고하며 사회에 가까워지는 감격을 누린다.


15세 잡지 <MAXIM>
군대에는 사회에 대한 궁금함과 여가를 즐길만한 활동이 적기에, 잡지가 인기 많다. 잡지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있는데, 주로 <에스콰이어>, <GQ>, <아레나> 등의 남성 잡지와 <포포투>, <베스트일레븐> 등 축구 잡지가 각광받는다. 운전병들에게는 물론 자동차 잡지도 인기가 있다. 하지만 군인을 위한 잡지의 종결자는 <MAXIM>. 물론 반입을 금하는 부대도 더러 있긴 하지만, 관대하게 이 15세 잡지를 허락하는 편이다. 부대원 전체가 꼼꼼하게 정독하며 돌려보는 잡지이나 이등병과 일병에게는 선임의 선처가 필요하다. 상병이라면 ‘<MAXIM> 정도는 침대에 누워서 볼 수 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4. 병장 선물 공략법

계급장을 꽉 채운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시곗바늘만 바라본다. 매일 달력에 X자 표시를 하며 시간이 멈춘 듯한 감정을 느끼는 병장은 초코파이, 연예인 사진, 가족사진에도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깐깐하기 그지없는 그들에게 정녕 선물이란 게 필요할까?


전역증
깔깔이를 상∙하의로 입고 세상을 초월한 표정으로 부대를 거니는 병장들. ‘이곳의 공기를 마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나름대로 힘들었지만 즐거운 일도 있었지.’라고 허세를 부리고 있을 때, 저 멀리 행정보급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행보관을 피해 도망가는 그들에게 유일한 선물은 ‘전역증’ 일터. 혹시 개발된다면 타임머신이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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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네요 ㅋㅋㅋ 위장크림도 짬밥이있어야 사용할수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위장크림은 언제쯤 선물하면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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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상 기자

    부대마다 차이가있을거같아요 ㅎㅎ저희부대는 위장크림은 부조리가 없었거든요 군인들이 피부에 많이 민감해서 위장크림도 정말 좋은선물이 될것같네요^^ 선임들이 뺏어쓰지못하게 몰래잘쓰라고 전해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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