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가슴 데우는 데이트의 기억

덥다, 덥다, 덥다!
이 무더위에 삼계탕보다 더욱 몸보신에 좋은 기억, 장애인자립지원자원봉사에 관한 이야기다.


바야흐로 2011년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작년 이맘때쯤 난 이번 여름방학을 남과 다름없이 영어와 자격증 공부에 살짝 발들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는 ‘봉사’의 ‘봉’도 없던 이 인생을 전환하는 제안을 했다. 바로 ‘사람사랑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데려간 것. 당시 임무는 활동 보조인이었다. 바로 장애인과 1:1 커플이 되어 장애인 시설의 특성상 하지 못했던 일, 꼭 하고 싶었던 일, 그리고 시설을 벗어나 자립했을 때 알아야 할 활동을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이었다.

당시 데이트의 주인공은 이종범(31세) 씨였다.

이제 뭐 하고 싶어요?

참으로 일상적인 질문이 아닌가. 하지만 그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시설의 울타리 안에서 수동적인 생활이 일상이 되어버린 까닭이다.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낯설었던 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이게 바로 장애인 자립 지원의 시작이다) 대화를 하며 그와 마음을 나누고, 시설에서 벗어난 것을 그 스스로 느낄 때쯤이었다.

저 영화가 보고 싶어요.

어눌하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낸 종범 씨. 그가 고른 영화는 <고지전>이었다. 티켓을 직접 구매하고 신난 그를 보니, 마음이 더워지는 걸 느꼈다. 영화가 끝난 후 식사 시간이 되었다.

종범 씨, 우리 뭐 먹을까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패스트 푸드점 앞을 서성이던 그가 보였다. 점점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던 그는 직접 주문도 하고 영수증까지 꼼꼼히 챙겼다. 그가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은 햄버거였다. 행복이란 감정이 나에게 전염되는 듯했다. 그때 먹어본 햄버거는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햄버거였다.


그 후 우린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고, 은행에 가서 인출도 해보고, 서점에서 책도 구경했다. 어느덧 이 특별한 데이트에 폭 빠진 건 그가 아닌 나였다. 더불어 남이섬을 구경한 뒤 춘천닭갈비도 든든히 먹는 추억을 남긴 후 우리의 데이트는 끝났다.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는 잊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데이트였다. 짧은 만남의 시간 동안 그가 내게 가장 자주 했던 말은 “미안합니다.”였다. 종범 씨는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가 있었지만, 혹 짐이 될까 휠체어에 타지 않았다. 다른 사람보다 3배는 많은 땀을 흘리면서도, 그저 미안하다고 하는 그 마음.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건강했다. 타인을 배려하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장애인자립지원봉사는 상대보다 내가 치유되는 시간이다. 소외된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통해 오히려 나의 모난 마음을 치료하는 시간이었다. ‘능력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으로 그에게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까.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부자가 되고 싶은가? 올여름도, 다시 시작이다.

친절한 장애인 자립지원 자원봉사 안내서 대학생, 당신이 절절히 필요한 자원봉사
과거의 장애인 봉사는 장애인은 ‘할 수 없다.’라는 편견 아래 세수부터 밥 먹는 것까지 장애인의 모든 것을 도와주었다. 그 결과 장애인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립 의식을 잃어버렸다. 최근 장애인 자립지원 자원봉사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했다. 장애인 스스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한다. 위험한 순간, 또는 신체적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만 최소한의 도움을 준다. 가령 장애인 자신이 가야 할 곳을 바로 앞에 두고 다른 곳을 향해도 알려줘서는 안 된다. 계속된 시행착오와 목표 달성,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자립 의식을 키워주는 봉사. 그것이 바로 장애인자립지원자원봉사이다.
장애인 자립지원 자원봉사는 크게 활동 보조인과 업무 보조인으로 나뉜다. 활동 보조인은 직접 장애인 활동보조를 수행하며, 1급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보조한다. 업무 보조인은 장애인 자립센터에서 주로 컴퓨터로 업무 보조를 한다. 중증 장애인을 보조하기 위해서는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싱싱한 대학생이 필요하고, 컴퓨터를 다루는 업무 보조인 역시 컴퓨터를 잘 다루는 똑똑한 대학생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대부분 일반 주부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대학생의 필요가 절실하다.

장애인과의 데이트를 위한 준비 작전
장애인 자립지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위탁교육을 받으며 총 40시간이다. 대학생을 위해 학기 중엔 주말마다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방학 때 한꺼번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을 이수하면 활동 보조인 수료증이 주어지며, 이때부터 마음껏 활동보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활동 보조인은 일정 금액의 시급도 받고 봉사 활동도 인정되는 일거양득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활동 보조인이 되면 장애인 자립생활 센터에서 자립을 꿈꾸는 장애인과 연결해 준다. 평소 장애인 시설에서 본인의 생각보다는 시설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이 꼭 해보고 싶었던 것, 그리고 자립했을 때 알아야 할 만한 활동을 같이 한다. 영화도 보고, 패스트푸드도 먹고, 은행업무도 보고, 요리도 해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도움은 되도록 주지 않는다는 것. 이와 같은 활동을 위해 장애인 자립생활 센터에서 최소한의 금액을 제공한다. 장애인이 자립해도 국가지원금 이외에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작은 금액이지만 그 안에서 직접 소비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보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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