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애드 AE 이환희

올해도 어김없이 예비 광고인들은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얼마 전 접수를 마감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HS애드 대학생 광고대상 덕분이었다. 전국 각지의 아이디어 뱅커가 모인 이 대학생 광고 월드컵에서 이례적으로 재작년과 작년 대상을 포함해 3년 연속 수상 이력을 품은 전설의 사나이가 있다. 바로 광고계의 ‘박힌 돌’을 긴장케 한 이환희 AE(Account Executive). 만약 세상에 광고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뼛속까지 광고인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이환희 AE는 일찍이 1학년 때부터 ‘너리알리’라는 광고기획동아리에 몸담았다. 예상대로 그는 선배가 모여 광고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 껴서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신입생이었다. 동시에 관련 책이나 자료, 프레젠테이션 스킬에 관한 하드웨어적인 것뿐 아니라 필드에서 실행되는 광고를 보며 광고인의 꿈을 키워나갔는데•••.

다른 동아리나 활동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광고 하나에 열정을 쏟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던 것 같아요. 흔히 하는 이중전공이나 부전공도 하지 않았어요. 굳이 학위 하나 더 따려고 듣기 싫은 과목을 듣기보다 다른 학과 수업 중에 관심 있거나 유용한 과목만 골라 들었죠.

좋고 싫음이 확실한 그가 준전문가로 자평하는 분야는 바로 IT다. 평소에도 IT 업계의 동향을 살피고 관련 이슈를 검색하고 정독한다. 이는 2학년 때 처음으로 도전한 <제19회 HS애드 대학생 광고대상>에서 제대로 빛을 발휘했다.

기획서 부문 엑스캔버스 과제에 지원했었어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엑스캔버스 타임’이라는 캠페인을 제안했죠.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인 타임머신 기능을 감성 소구로 이용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접목한 것이죠. 즉, TV 방송을 녹화해두면 밖에서 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원하는 시간에 TV를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한 겁니다.

HS애드 대학생 광고 공모전 3년 연속 수상의 비결? 즐겨라!

올해로 24회를 맞는 HS애드 대학생 광고대상에서 3회 연속 수상한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대상을 거머쥔 22회와 23회 대회 때 스스로 관심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인 휴대폰과 노트북 종목을 택했다. 22회 과제였던 싸이언 롤리팝은 ‘Design Yourself Lollipop’이라는 슬로건 아래 ‘나만의 휴대폰’을 위한 DIY 패키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여성 전용폰의 이미지가 강했던 아이스크림 폰은 아예 커플 폰으로 포지셔닝해 특화된 기능을 추가해 남성 타깃까지 확장했다. 이는 두 휴대폰을 차별적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대상의 영예를 얻었으니 이쯤 되면 만족할 법도 하지만, 이듬해 그는 엑스노트 기획서 부문에 또 도전했다. 넷북 붐으로 휴대성 노트북의 성장세가 뚜렷하던 당시, ‘엑스노트 캐주얼’이라는 브랜드 네이밍 하에 ‘THE CASUAL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패션업계에서 쓰는 용어를 사용해 노트북에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칠한 것.

공모전을 준비하는 동안 온종일 주제를 머리에 두고 세상을 바라봐요. 그러면 평소에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죠. 엑스노트 기획서를 준비할 때 학교에서 수업 조모임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 한 여학생이 백 대신 검고 큰 노트북 가방을 어깨에 메고 왔었죠. 그 가방이 화려한 여대생의 옷차림과는 어울리지 않게 무겁고 투박해 보였죠. 여기서 인사이트를 얻어 노트북을 백에 쏙 넣고 다녀도 티가 안 난다는 걸 강조한 CF를 제안하게 됐어요.

그는 늘 여름방학을 HS애드 공모전과 함께 보냈고, 수상의 혜택으로 4주간의 겨울방학 동안 HS애드의 인턴을 3번이나 했다. 그런 그가 대뜸 광고 공모전을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상금이나 커리어를 위해 도전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금가루 같은 혜택을 누린 장본인이 이런 호위를 누리기 위해 덤비지 말라니? 그러나 그의 이어진 대답을 들으며 이순신 장군의 ‘생즉필사(生則必死), 사즉필생(死則必生)’이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3번의 공모전 준비기간 동안 저는 늘 즐기고 몰입하려 했어요. 대상이 목표였다면, 한번 수상한 뒤 더 도전하지 않았겠죠. 일단 공모전에서 성공하려면, 과제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하고 관련 제품과 브랜드, 업계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뒷받침되어야 해요. 광고하는 사람은 자본주의에 친화적이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싼 돈 주고 루이비통을 사는 사람을 ‘된장녀’라 표현하기보다는, 그 값에 팔 수 있는 사람이 대단해 보여야 한다는 거죠.

그는 행여나 공모전에 떨어졌더라도 남은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입상하지 못하면 다시 쳐다보기 싫기 마련이지만, 그는 그 속에서 본인의 부족한 점과 실패의 원인, 그리고 다른 이에 배울 점을 체크해 다음 기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컨버전스한 광고인이 되는 게 꿈

스스로 얼리 어댑터라는 그는 태블릿PC를 이용해 여러 잡지를 즐겨 보고, 개인 블로그 운영에도 열심이다. 인터넷을 하다가도 인사이트를 자극하는 글이나 사진 등을 보면, 그 즉시 스크랩하고 기록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구경하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걸 즐겨 명동과 이태원, 홍대 등을 자주 찾는다.

잡지를 읽다 보면 미처 몰랐던 상식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고 후에 도움될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죠. 또, SNS와 커뮤니티 활동도 자주 하면서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가 뭔지 살펴보면, 아이디어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

작년 공모전 대상 수상 후, “빨리 필드에 뛰어들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힌 그는 현재 그 꿈을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중이다. LG 모바일 옵티머스, 진로 참이슬과 즐겨찾기 등의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그는 현재 막내 AE로서 프로젝트 업무를 팔로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같은 건물 안에서도 하루에 몇 번이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학생 때는 아이디어를 내서 광고를 내보내는 것만 생각했는데, 막상 회사에 들어와 보니 광고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광고 심의뿐 아니라 편집과 녹음 등의 제작 프로세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그 시점의 다양한 마케팅 상황과 여러 이슈, 광고주의 취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 때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우는 중이에요.

그의 꿈은 IMC(Im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화된 광고인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컨버전스convergence화 되어가기에, 10년 후엔 아이디어가 확산되는 기획, 제작, 디자인 등의 프로세스 구분이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기본 통화 기능에 더해 카메라와 MP3, 인터넷의 기능까지 합쳐진 스마트폰처럼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의 제한 없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스스로 그림을 그리거나 디자인해서 발표하고 공유하는 광고인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다. 화려하게 광고판에 등장한 그의 모습에는 아마추어적인 긴장감보다는 프로의 분위기가 가득한 설렘이 가득 차 보였다.

이환희 AE가 뽑은 최고의 광고는?
대한항공의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 (에이전시: HS애드)

 

‘대한항공 로드트립 캠페인: USA’의 하나로 2008년 11월 동부 편을 시작으로 방송된 총 50편의 시리즈 TV 광고. 15초 광고를 통해 미국 곳곳에 숨은 다양한 풍경과 소재를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시리즈 광고는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 이환희 씨는 이 광고를 보며 평소 도시적인 이미지만 가득했던 미국에 대한 편견을 깨는 동시에 미국 곳곳을 여행하고 싶은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 선배님의 열정에 댓글을 안남길 수가 없어요..ㅎㅎ 한양대 홍보전공 학생이랍니다. 학교에서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그냥 이뤄지도록 바라기보다 이러한 열정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셨네요!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
  • 멋지네요~ 대학교1학년때부터 열정이대단하신...ㅋㅋ...광고인들은 크리에이티브한면을 빼놓을수없는거같아요~그만큼 자기발전도 만만찮게필요할거같네요-ㅋㅋ
  • 너무 멋지네요. 열심히 준비하신 만큼 남다른 성과가 뒤따라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멋진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
  • Mary J. 마징가

    올 해 봄 HS애스 신입사원들이 직접 LG트윈스 경기 치어리더로 뛰었던 사진도 있네요~ 이 때 정말 귀여웠어요. ㅎㅎㅎ
  • 멋있는 분이네요!ㅎ 대한항공광고 지금 처음 봤는데, 4개뿐인데도 괜히 기분 좋은 광고네요ㅎ 대한항공이 젊어진거 같아여ㅋ
  • 럽젠집착남

    @한아름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 두 가지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DK, 배울 점이 많은 인터뷰이였습니다!
  • DK

    우와!! 천재인듯~
  • 한아름

    즐기면서 몰입한다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은데, 역시 멋지네요 : ) 앞으로가 너무 기대됩니다!

소챌 스토리 더보기

방학하고 오랜만에 고향 가면 꼭 느끼는 것들 모음.jpg

한국 속 유럽

LG글로벌챌린저 설렘포인트 7

LG글로벌챌린저 24기에게 묻다. 나에게 도전이란?

패션의 완성은 기부

전공별 전공병

편의점 혼칵테일

익숙함에 속은 예상 밖 브랜드 이야기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