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미┃거칠게, 진심에 가닿다

까끌까끌, 거칠다. 서원미 씨의 그림은 사물 묘사보다 감정표현에 구심점이 있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은 형체가 불분명하지만, 한없이 생동감이 넘친다. 그 ‘불분명 속 분명’의 균형이 자꾸만 끌리게 한다.

예술고등학교를 다닌 서원미 씨에게 미술부에서의 활동은 예술의 자양분이 되었다. 특히 점심마다 미술부 담당 선생님과 함께 넘겨보던 화집은 그녀에게 ‘인물’이라는 소재의 매력을 알려주었다.

중세부터 현대 작가까지의 화집을 보며 느낀 점은 ‘인물’이라는 소재야말로 작가의 색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점이었어요.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저 역시 주로 인물을 다루게 되었죠.

작품을 그릴 때 ‘자기만의 색’이 드러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서원미 씨의 그림은 직설적인 동시에 진솔하다. 조용하며 느릿느릿한 듯하지만 적확히 핵심을 짚어내는 그녀의 말투가 꼭 그림을 닮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유화를 너무 그리고 싶어 혼자서 캔버스와 물감을 구입해서 그린 그림입니다. 독학으로 배우다 보니 너무 어려웠고, 중간에 망쳐버려서 포기해버릴까 고민했지만, 결국 집념으로 간신히 완성한 그림이에요. 지금 보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제 인생의 ‘첫 작품’이라고 부를만한 작품이죠.

오로지 그림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직접 재료를 사고, <유화 바이블>을 넘겨보며 획마다 정성껏 그림을 그린 그녀의 모습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계획되지 않은 듯 보이는 거친 터치들은 ‘주제’를 향해 뻗어있는 정갈한 ‘길’이었다. 그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다면 어린 그녀가 ‘길’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은 그녀는, 자신만의 색을 갖춘 동시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런 서원미 씨에겐 놀랍게도 아직 마음에 드는 작품이 단 하나도 없다.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면 기존에 그려놨던 작품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동시에, 목표로 가닿는 저력을 잃지 않는 그녀에게서 ‘세계적인 작가’라는 꿈의 전조가 보였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언제나 ‘진심’을 잃지 않는 그녀의 그림이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다.


Profile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09학번
2010.07 (단체전) MYA.관훈갤러리
2011.11 성균지 표지작업
2011.12 shoon & rogy 싱글앨범 자켓 작업.
2012.01~ 장편애니메이션 배경 컨셉아트

그녀를 만나고 싶으면
http://blog.naver.com/wotjr90
wotj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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