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초’를 기획하라! LG전자 MC상품기획팀 이안나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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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는데 6일이 걸렸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된 이래로 스마트폰에 영혼이 도입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근 6년.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AKA는 독특한 컨셉과 외관으로 20~30대 고객의 큰 호응을 이끌었고, AKA를 배경으로 한 미술품 전시전, 눈에 띄는 옥외 광고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신선한 충격에 빠트렸다.

아카의 네 가지 모델과 각 캐릭터를 나열한 이미지. 상단에 지구최초 성격있는 스마트폰 aka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져있다.
성격 있는 스마트폰, AKA! (이미지 출처: LG전자 홈페이지)

비슷비슷한 모양의 스마트폰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스마트폰에 개성과 영혼을 불어넣을 생각을 처음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호쾌한 웃음이 특히 매력적이었던 LG전자의 이안나 대리. 창조와 아이디어가 뒹구는 그녀와 AKA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안나 대리의 인터뷰 중 사진. 테이블에 AKA의 네 가지 모델과 캐릭터 피규어가 가지런하게 나열되어 있다. 이안나 대리가 오른손으로 그 중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스마트폰에 개성 덧입히기, 왜 안돼?

이안나 대리는 LG전자 MC상품기획팀에서 모델기획을 맡고 있다. 모델기획이란 상품의 사양, 콘셉트, 기능 등 출시될 상품의 전체적인 틀을 짜는 업무. 즉 창조될 상품의 거의 모든 면을 지정하는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델기획팀은 보다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기획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요. G시리즈처럼 최신 기술이 도입되는 폰은 꾸준한 고객층이 있지만, 이보다 조금 낮은 기능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이 아주 치열하죠.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부상하면서 순수 가격경쟁으로는 상대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이런 상황에서 보다 차별화되고 특정 타깃을 공략하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필요했죠.”

시대가 발전하면 사람들의 개성도 다양해지는 법. 특히 요즘의 젊은 세대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이에 AKA는 기존의 스마트폰과 달리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외향 변경이 가능하도록 기획됐다. AKA의 가장 큰 특징인 전면 커버는 보면 볼수록 다양한 미적 효과와 실용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AKA는 스마트폰과 액세서리가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동시에 자기 개성 표현을 충족시킨다는 목표에 맞춰서 탄생했어요. 실제로 AKA의 커버들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쉽고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하고 눈길을 끌기도 좋죠. 해외 시장의 경우에는 G시리즈를 주로 광고하느라 AKA를 따로 광고할 시간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AKA는 외형만으로도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죠.”

AKA 광고 영상 중 한 장면. 모자를 쓴 하얀 캐릭터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아카 폰을 바라보고 있다.
AKA의 매력 포인트, 동글동글한 눈! (이미지 출처: LG전자 AKA 홍보영상)

사람들은 항상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즉 스마트폰은 주인의 성격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기제로 떠오른 것. 그렇다면 스마트폰도 주인을 닮은 의인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이안나 대리는 스마트폰 상단에 ‘눈’을 붙인다는 현안을 떠올렸다.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다름 아닌 ‘눈’이에요. 눈은 모양을 조금만 바꾸어도 다양한 분위기와 상황을 연출할 수 있고, 사람들 각자의 개성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잖아요. 또 매장에 들어갔는데 스마트폰이 매대에서 눈을 반짝이면서 고객들을 쳐다본다고 생각해보세요. 고객 역시 호기심을 갖고 쳐다보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예상했죠.”

AKA만의 또 다른 특징은 모델별로 귀여운 캐릭터들이 존재한다는 것. 왠지 우리 주변에 꼭 한 명씩 있을 것만 같은 이 캐릭터들은 에니메이션 ‘라바’를 만든 투바앤 회사와 이안나 대리가 머리를 맞대어 만들었다.

“혈액형 네 가지로 사람들의 성격을 뚜렷하게 구분하곤 하잖아요. 저도 네 명의 캐릭터에 우리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성격들을 채워 넣으려고 했어요. 다만 AKA를 최초로 기획할 당시에는 구매 타깃이 20~30대여서 ‘에기’는 변태, ‘우키’는 욕쟁이 등 설정이 다소 센 감이 있었죠. 그러다 타깃을 20대 초반의 연령대로 내리면서 ‘에기’는 사랑이 많은 아이, ‘우키’는 욱하는 성격, ‘소울’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 ‘요요’는 식탐이 강한 아이로 순화됐어요.”

인터뷰 중의 이안나 대리. 두 손을 모은 체 시선은 상측의 카메라를 향하여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내 자식’을 탄생시키다, 모델기획팀

상품의 콘셉트와 기능을 총괄하고 결정하는 모델기획팀. 모델기획팀의 과감한 도전은 마침내 ‘영혼이 담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일할까? 이안나 대리의 일과 삶 이야기를 들어보니 AKA가 탄생할 수 있었던 그 창의적인 배경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들과 아주 똑같은 건 피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굉장히 튀게 하는 편도 아니지만요. 차를 사고 싶어도 남들이 대중적으로 타는 차에 주목하기보다는 조금 알려지지 않았어도 실속은 비슷하면 그걸로 사려고 할 거예요. AKA에도 그런 코드가 반영됐죠.”

모델기획팀은 어떤 상품을 기획하면 그것을 제작하는데 관여하는 다양한 부서들과 수시로 소통해야 한다. 부서 간의 긴밀한 소통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지만, 때로는 새로운 도전을 설득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저희가 하는 일은 새로운 상품 구상하기, 즉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예요. 하지만 품질팀, 개발팀은 새로운 기능으로 인해 고객에게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늘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새로운 상품 기획안을 제시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안 나오면 최종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AKA의 경우는 전면 케이스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어요. 기존의 스마트폰엔 없던 시도이다 보니 이게 과연 필요할 것인지, 여러 부분에서 불안정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반론이 이어졌죠. 하지만 AKA는 최초 콘셉트가 워낙 명확했고 기능성, 대처 측면에서 설득이 잘 이루어질 수 있었어요.
사실 더욱 어려웠던 부분은 AKA 캐릭터 피규어 도입이었죠. 처음에 이 기획을 말했을 때는 ‘왜 핸드폰에 장난감을 집어넣느냐’, ‘어떤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건가?’ 등 다들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피규어가 특별한 기능은 없어도 그 자체로 분명 심미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잖아요. 다행히, 그때 마침 맥도날드의 마리오 피규어 대란이 일어나서 그것을 예시로 설득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아카 광고 영상 중 한 장면. 아카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폰 케이스에 개성이 드러나는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있다.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AKA의 주요 콘셉트 중 하나였다.(이미지 출처: LG전자 AKA 홍보영상)

창조의 고통을 앓고, 동시에 그 창조를 설득해야만 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 하지만 고통 뒤에 따라오는 열매는 항상 달콤했다.

“모델기획팀의 최고 강점은 본인이 기획한 제품을 당당하게 ‘내 자식’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거예요. AKA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기술이 투입됐죠. 하지만 AKA의 모든 틀을 구성한 사람은 어쨌든 저잖아요?(웃음) 길을 걷다 보면 AKA를 쓰는 사람들, 또 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옵티머스 LTE 2, 옵티머스 블랙을 쓰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그럴 때는 기분이 정말 뿌듯해요.”

새로운 도전이 항상 더 나은 결과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도전은 실패를 낳기도 하고, 때로는 도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저지당할 수 있는 법. 하지만 한 번 실패했다고 다음의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면 영원히 정체된 체 발전 없이 머무르게 된다. 이에 이안나 대리는 도전과 창조를 이룩하기 위한 덕목으로 ‘집요함’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새로운 기획을 제시했다고 항상 승인되는 건 아니에요. 강한 반대에 부딪혀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죠. 그렇게 몇 번 아이디어가 막혀서 맥없이 포기하다 보면 점점 더 자신감이 줄어들고 아이디어도 잘 안 나와요. ‘또 안 될 거 어떻게 해’하고 위축돼 버리죠. 그래서 지치지 않는 집요함이 필요해요. 좋은 아이디어라면 믿음을 갖고 끝까지 추진해보는 그런 자세요. 물론 이것이 맹목적인 집요함이어서는 안 되겠죠. 타인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보다 유연하게 보완•수정하는, 그런 융합적인 사고를 가지면서도 끝까지 간다는 집요함이어야 해요.”

새로운 기획을 만들어야 하는 모델기획자들은 세간에 나오는 트렌드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안나 대리는 최근 대한민국을 뒤엎은 ‘셀카봉’ 열풍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셀카봉이 나오기 전에 저희는 원거리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작동시키는 제품기획에만 집중하고 있었어요. 즉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려고 한 거죠. 셀카봉은 기술적인 기능이 전혀 없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바로 ‘각’이었죠. 상품은 무조건 기술이 진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단순하면서도 소비자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인터뷰 중의 이안나 대리를 위에서 아래로 찍은 사진. 자신의 아카폰들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더 나은 창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창조력이 샘솟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수적이다. 이안나 대리가 근무하는 모델기획팀 역시 개방적인 근무환경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팀 분위기는 굉장히 젊고 개방적이에요. 나이가 있는 임원 분들도 생각만큼은 젊고 열려 있으시죠. 최신기기가 나오면 다들 꼭 먼저 사서 다뤄 봐요. 사무실에 드론이 날아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하죠. 매번 느끼지만 우리 사무실은 굉장히 시끄러워요. 항상 다른 곳과 전화를 하고 수다나 회의가 잦거든요.
또 트렌드 파악을 목적으로 유럽, 미국 등 다양한 해외 전시회에 다녀올 수 있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주말에 뮤지컬, 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를 자주 찾는 편이죠. 나이가 들면서 머리는 굳어가지만 창의력을 살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고 때로는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해요. 트렌드에 밝은 것이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창조에는 고통이 따르니까요.”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꾸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모델기획팀. 그들의 대표적인 목표와 방향성은 바로 ‘패러다임’의 변환에 있었다.

“요즘은 사물인터넷(IOT)이라고 해서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이 없잖아요? 이 범용성으로 우리의 삶에 더 큰 즐거움과 편리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예요. 예를 들면 디지털 카메라의 역할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거의 대체하고 있잖아요. 이처럼 기존에 있던 무언가를 더욱 편리하고 실용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것이죠.”

모델기획을 위한 인재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사실 모델기획을 잘 하기 위한 전공은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공학 분야를 전공한 사람도, 인문 계열을 전공한 사람도 자신이 가진 지식과 창의력을 잘 융합해서 새로운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 이안나 대리는 자기만의 확실한 관심분야를 가지는 동시에, 새로운 것들에 언제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태도를 강조했다.

“예전에는 이 분야엔 주로 엔지니어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상품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인문학적 요소가 중시되기 시작하면서 철학, 미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죠. 여기에 제 견해를 덧붙인다면 자기 의견을 꾸준하게 잘 얘기할 수 있는 집요함과 도전정신까지 갖추면 좋을 것 같아요.”

LG CI가 크게 세겨진 벽 앞에서 이안나 대리가 노란색 아카폰을 앞으로 내밀고 찍은 정면사진.

원하는 후임상을 묻자 이안나 대리는 선뜻 “잘 노는 후임”이라고 답했다. 잘 논다는 것은 정말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일 뿐더러,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것이 좋은 창조의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더해서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자유로운 한마디를 요청하자 이안나 대리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저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졸업이 좀 늦은 편이었어요. 그렇게 취직도 늦어지다 보니 상당히 불안해하면서 살았죠. 세상만사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그게 항상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럴 땐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조급해 하지도 말고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찾아 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크릿>이라는 책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항상 긍정하는 태도를 가지면 언젠가는 그것이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죠. 지난 제 인생을 돌아보면 조금 늦어지기는 해도 결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없어요. 지치지 말고 자신의 길을 찾길 바라요.”

색다른 생각으로 색다른 창조를 이루어낸 이안나 대리.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키기 위해 몇 분, 몇 시간째 전화기를 붙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다소 괴로울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러한 집요함 덕분에 ‘AKA’라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것 아닐까.

끊임없는 창조의 고통. 그러나 이안나 대리의 집요함 앞에선 그 고통들조차도 사소한 장애물에 불과했다. 항상 다양한 시각을 유지하고 새로운 기술에 집중하는 상품기획팀에겐 더 큰 새로운 창조와 기대를 걸기 충분하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그것’을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안고 올 사람들. 이안나 대리의 계속되는 활약으로 언젠가 우리의 일상에 정말로 큰 패러다임이 바뀌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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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 국내 최초를 넘어선 지구최초!ㅋㅋㅋ 귀여운 AKA의 외모에 한번 반하고, MC상품기획팀에 대해 알수 있어서 두번 반한 기사!!
  • 최동준

    스마트폰에서 주목받고 있는 AKA 뿐만 아니라 상품기획팀이 하는 일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사였습니다:) 기사 잘 읽었어요 배운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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