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안산연구소 최윤영 심리상담실장

보안을 중요시하는 연구소만의 특성 때문일까? LG이노텍 안산연구소의 출입구는 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보안 검색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출입구의 보안 검색대를 지나 동관 3층으로 올라가자 ‘마음누리’라는 팻말이 보였다. 아늑함, LG이노텍 안산연구소 내에 위치한 ‘마음누리’ 상담실의 첫 느낌이었다. 그곳에는 올해로 벌써 5년 차, LG이노텍 안산연구소 임직원을 대상으로 마음을 나누는 최윤영 심리상담실장이 있었다.

기업 판 ‘힐링캠프’, 사내 심리상담실

과연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매출이 100조원이 넘는 회사?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 이런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보다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아닐까?

많은 회사원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그중에서도 연구원들은 업무 특성상 다른 직무에 비해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LG그룹은 자체적으로 사내에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거나 외부에 아웃소싱(Outsoucing)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LG이노텍은 안산연구소에 상담사가 상주하며 ‘마음누리’라는 상담실을 운영 중이다. 고부가가치 부품 소재산업에서 최첨단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는 만큼 임직원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다.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으로 따로 상담실을 찾기 어려운 직원을 생각한 LG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LG이노텍 안산연구소에서 임직원의 힐링(Healing)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LG인의 힐링을 책임지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 박사과정을 수료한 최윤영 실장. 안산연구소의 ‘마음누리’를 책임지고 있는 최 실장은 병원에서 임상심리 전문가로 심리 검사와 상담을 진행하였고, 대학의 학생 상담센터에서 전임 상담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법무부에서 비행 청소년 및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조사, 심리 상담 등을 담당한 경험도 있다. LG이노텍 입사 역시 보다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적응을 돕기 위함이었다.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가 있는 기업에서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원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내 심리상담실이 마련돼 있는 LG이노텍은 안성맞춤이었다.

“’상담’은 제가 전공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상담심리 기법을 이용해 일정기간 1:1 개인상담을 하거나 집단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말해요. 기업 내에 마련된 상담실은 바쁜 업무 중에 외부 상담소를 찾기 어려운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적 상담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죠. 무엇보다 저 역시 회사의 임직원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임직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제가 병원, 학교, 공공기관에서의 업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LG이노텍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상담 활동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기업 상담이라니, 조금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기업 상담은 주로 개인의 업무, 직장 상사나 부하와의 관계 등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등의 대인관계부터 부부 및 자녀문제, 진로적성 상담, 팀워크 문제 등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직원 상황에 맞춰, 특정 팀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집단 심리상담, 사원 대표체인 ‘JUNIOR BOARD’ 워크숍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기업에 적응해 생활하는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높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능력이 있어 상담 효과는 극대화된다. 또한 회복력도 빠른 편이다.

“다년간 상담해본 결과, 기업 특히 LG와 같은 대기업 직원들은 지적 능력도 높고 스트레스에도 강한 편이에요. 하지만 사회가 점점 글로벌화 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은 빠른 변화를 추구하게 되고, 자연히 시스템에 적응하려는 직원은 스트레스가 생길 수밖에 없죠. 업무량이 늘면서 동료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야근이 잦아지고 그로 인해 가정에 소홀해지면서 부부 관계, 자녀 관계 등 가족관계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직원들의 기본적인 자원이 다양하고 적응력이 높아 상담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더욱 건강하게 잘 사는 삶을 위해 심리상담실을 찾는 임직원이 늘고 있어요. 대부분 삶의 만족도와 강점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긍정적인 심리적 자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분들이지요.”

혹자는 기업 상담이라고 하면 으레 비밀보장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상담을 받으러 오는 임직원이 적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한다.

“LG이노텍에서 오랜 기간 일해왔고, 상담자로서 비밀보장의 윤리를 잘 지켜왔기 때문에 임직원 역시 신뢰가 쌓인 것 같아요. 상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상담 효과가 크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뒤 주변 사람에게 상담을 권유하거나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또 LG와 같은 대기업 직원들은 경제적으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의식주 해결 이상으로 본인이 원하는 삶, 가치, 하고 싶은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가 높고, 마음관리가 건강관리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상담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마음관리를 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업무와 관련해서 주변에 털어놓기 어려운 이슈들에 대해 상담실을 찾아오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고요.”

나와 다른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모토라는 그녀.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가다 보면 서로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단다. 타인의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면서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가는 것이다. LG이노텍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상담자와 상담을 잘 마무리한 후 조금이라도 달라진 내담자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뿌듯해요. 그 내담자가 이제는 자신이 주변 동료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고 연락을 해오거나 그들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를 하곤 하죠. 상담의 좋은 에너지가 서로에게 퍼지고 널리 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을 나누는 직업, 천직이 상담사

“초등학생 때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어요. 한 달 정도 학교도 못 가고 병원에서 혼자 있었던 시간이 많았죠. 그때 마음이 힘들고 외로울 때 누군가 이야기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엔 비록 어렸지만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때부터 막연하게 ‘상담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어요.”

운이 좋게도, 그녀는 보통 사람들이 대학에 가서야 배우는 심리학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심리학 개론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심리학에 대한 흥미를 더 키우게 되었고 막연했던 꿈에 대한 확신도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1학년 때 신기하게도 수업 교과목에 ‘심리학’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심리학이 막연하고 모호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실제로 접해보니 매우 과학적이고 증거에 기반하여 접근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심리학 수업시간이 항상 기다려지곤 했었죠. 그래서 대학도 심리학과에 진학했고 석〮박사과정을 무사히 수료해 좋은 환경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천직이라고는 하지만, 타인의 이야기만 듣다 보면 정작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는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이따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을까?

“상담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지칠 때가 있죠. 상담사라는 직업 특성상 항상 다른 이들의 힘든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니까요. 하지만 남들과 비슷하게 저도 저만의 취미 활동을 하면서 다시 한번 저 자신을 리프레시(Re-fresh)해요.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또 문화생활을 많이 즐기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활력이 되는 것이 바로 음악이에요. 음악은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편인데, 요즘은 ‘인디(INDIE)’ 음악을 좋아하고 매년 열리는 락 페스티벌에 참가할 정도로 열렬한 팬이죠.”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부딪히기도 하고, 일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도 있을 테지만 그것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분명히 상담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상담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지혜를 얻을 수 창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직업적 특성상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죠. 이러한 장점들을 살려서 앞으로도 LG이노텍에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관리가 필요한데…… 아직도 막연하게 상담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비밀보장이 두려워 상담실을 찾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LG이노텍 안산연구소의 임직원이라면, 지금 당장 ‘마음누리’ 상담실의 최윤영 상담실장을 찾아가보길 권유해본다. 기업판 ‘힐링캠프’, ‘마음누리’가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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