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직장인 밴드 RnF

직장인 밴드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들은 밴드이기 이전에 직장인이다. 업무와 하고 싶은 것을 병행하기 어렵지는 않을까. 10년 동안 LG CNS의 대표 사내 동호회로 자리 잡은 직장인 밴드 RnF 멤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직장인 밴드 RnF, 위대한 탄생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RnF의 회장을 맡고 있는 UX 팀 박광현 대리입니다. RnF 내에는 약 10개의 밴드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 제가 속한 밴드는 견우(犬牛)입니다.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고, 저희 밴드는 처음에는 다 악기를 다루지 못했었던 밴드랍니다. 그래서 이름도 그렇게 붙였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운영진을 역임했었던 전자네트웍 팀 박민경 대리입니다. RnF에는 2008년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때가 사원 2년 차였어요. 지금은 ‘weKIN’이라는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습니다. 거의 동기들로 이루어져 있고, 여초 밴드라서 그런지 8명인데도 같이 잘 놀러다니곤 해요.”

“안녕하세요. 저도 현재 운영진을 맡고 있고요, 스마트보안사업 팀의 최정수 대리입니다. 저는 2011년에 입사하자마자 들어왔어요. ‘Just’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고, 서브 키보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밴드는 처음 지원한 사람들만 다 모여있는 초심자 밴드였어요. 7명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9명입니다.”

RnF는 2003년에 만들어졌다. LG CNS의 사내 동아리는 적어도 임직원이 30명 이상은 되어야 회사의 지원을 받는 단체로 승격된다. 초창기 동아리가 그렇듯, RnF 역시 처음에는 30명의 인원이 한 개 밴드를 구성하여 시작됐다. 그 이후로 꾸준히 회원이 증가하더니 현재는 100명, 10개의 밴드가 운영되는 거대 동호회로 발전하게 되었다. LG CNS는 특히 사내 동호회가 활성화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RnF는 LG CNS를 대표할 수 있는 사내 단체이다. 단체를 이끌어가는 운영진은 1년에 한 번씩 선출하며, 매년 정기 공연을 통해 꾸준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2003년부터 지속되어 왔으니, 올해가 햇수로 10년 째다. 혹시 중간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어려움이 없었다면 말이 안 되겠죠. 사람들이 모이는 단체이니만큼, 밴드 내에서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탄탄하게 운영되었고, 존폐 위기까지 갈만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LG CNS는 회사가 명동과 상암에 있고, 이외의 곳에서도 일을 한다. 주로 프로젝트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각각 다른 지점으로 흩어져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점조직’이라는 특성상 유대관계를 맺기가 어려운데, 멤버들은 RnF를 통해서 같은 부서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무실의 여러 부서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저희 동호회 같은 경우에는 인원이 거의 100명에 이르다 보니, 다른 사무실 어는 곳을 가도 한두 분씩은 꼭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안정감도 생기고, 업무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회사에 애정을 갖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생각되는 일이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오히려 ‘애증’에 가까운 형태들이 많다. LG CNS의 사내 문화는 이런 현실 속에서 단연 장점으로 빛나고 있다. LG 내의 다른 계열사보다 사내 인포멀 활동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RnF 뿐만이 아니라 현재 운영되는 사내 동호회는 약 30개 정도 된다. 스노보드, 사진, 답사, 바둑, 오케스트라,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두세 개에 동시에 가입되어 있는 직원도 여럿이다.

[박광현 씨]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힘든 일이 많죠. 하지만 그런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활동이에요. 회사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최정수 씨]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힘든 일이 많죠. 하지만 그런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활동이에요. 회사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RnF는 신입 회원을 받으면 새 밴드로 배정한다. 음악 취향과는 무관하게, 임의로 지망한 악기로 맞추어 배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의 성향과 포지션이 맞지 않는 경우 자신의 의지대로 다른 밴드로 갈 수 있고, 다른 사람과 맞바꿀 수도 있다. 여기에서 ‘음악 취향과 무관하게’ 라는 부분이 궁금했다. 좋아하는 음악이 비슷해야 밴드 생활을 더 잘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박광현 씨] “사실 음악을 정말 하고 싶어서 온 사람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서 오는 경우가 더 많아요. 혹은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저희는 음악보다도 사람들끼리 잘 맞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밴드라는 것이 누구 한 명이 불성실하거나, 튀게 되면 밴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든요. 밴드를 신규로 조직하는 과정에서 운영진은 개입하지 않아요. 일단 새로 들어온 회원들을 묶어주고, 그 안에서 알아서 잘 구성되게 하는 거죠.”

[박민경 씨] “신입 회원을 받을 때 특별한 조건은 없어요. 다만 1년은 의무 활동 기간이에요. 잠깐 들어왔다 나가면 밴드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오디션은 없지만 인터뷰는 꼭 해요. 면접만 보는 이유는, 다른 동호회와는 다르게 밴드는 ‘같이 하는’ 단체 활동이기 때문이죠. 연습에 빠져서도 안 되고, 성실하게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실력보다도 마음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을 뽑습니다.”

직장인의 특성상, 연습은 주로 주말에 한다. 그래서 멤버들은 가장 어려운 점을, 갑자기 주말 업무를 하게 되거나 황금 같은 주말에 쉬고 싶은데 시간을 내는 것으로 꼽았다. 특히 기혼자들은 아무래도 육아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동호회 활동을 그만두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초보자가 즐겁게 동호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회원은 학원을 따로 다니거나 독학할 수 있도록 수강료를 지원하고 있는 것. 혹은 ‘고수’라고 불리는 밴드 사람에게 개인적인 지도를 받기도 한다. 운영진의 공통적인 생각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실력은 저절로 향상된다는 것이다. 일단 흥미와 보람을 느끼면 활동을 좀 더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이제는 나의 삶의 한 부분인 밴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회사 생활에서 RnF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고 느껴졌다. 회사 생활적으로 혹은 내적으로, 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박민경 씨] “저는 처음 회사에 적응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RnF 활동을 하고부터 적응이 훨씬 쉬웠고,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잘할 수 있었죠. 많은 친구를 알게 되어서 정말 좋아요. 직장에 들어와서 대학생처럼 제 또래의 친구들과 이렇게 친하게 지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박광현 씨] “저는 대학생 시절부터 동아리를 해 와서 사실 커다란 변화는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직장에서의 나’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나’가 분리되었었죠.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는 제가 정말 ‘나’로 있을 수 있었죠. 또 분야가 ‘음악’이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자꾸 비싼 악기에 눈독을 들이게 되고, 결국 사게 되더라고요. 하하.”

활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일 년에 2~3회 공연하는 밴드니 만큼 연습에도 소홀할 수 없다. 공연 날이 가까워질수록 더 자주 만나고 합주를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내 유명 동호회라 그런지 정기 공연 외에 사내 행사 때 초청 공연을 하기도 한다. 특히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는 호응이 남다르다고 한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소속 밴드가 10개이다 보니 단점도 있다.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동호회 내 타 밴드 사람과 얼굴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지금 그들에게 던져진 과제이기도 하다.

공연영상 1) 견우 – 약속 있는 저녁 (2012년 상반기 2차 정기공연)

 

공연영상 2) 견플라쿠키랜드 – 붉은 노을 (2012년 LG CNS 솔루션본부 시무식 축하공연)

일과 취미,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 사이에서 두 가지를 잘 조화시켜 나가는 RnF의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삶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들은 대학생에게도 자신의 ‘취미’를 가지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취업 걱정이나 생활 자체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보내기보다,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취미를 가지라고 말이다.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요즘. 그것을 노력하고 실현해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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