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family> 송성근 과장

1968년 7월 <주간동정>이라는 소식지로 시작한 국내 최고령 사보인 <LG화학family>가 2008년 6월 400호 발간이라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약 80여 권의 <LG화학family>를 발간한 송성근 과장에게 400호 발간은, 조금 특별한 순간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형식대로 또 하나의 사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400호라는 의미에 맞게 특별한 사보를 만들어야 했기에 부담도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막상 400호가 인쇄되어 나왔을 때는 필히 아이를 출산하였을 때 산모의 기쁨 같은 것이었어요. 현재 450호를 넘어 500호로 향해 가고 있지만, 지금도 400호는 무엇보다 애착이 많이 가고요. 가끔 사보 업무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면 400호를 보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던 그때를 회상하고 자극받고 있습니다.

소통의 중심에 서다

500호를 향해 달리는 한 권의 <LG화학family>. 이것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약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때 그의 모든 감각은 취재와 편집, 인쇄 등 사보가 만들어지는 모든 작업에 쏠려 있다.

만약 12월에 사보를 만든다고 하면, 10월 마지막 주에 12월 사보에 관한 기획회의를 하고 11월 1일에 12월 기획안을 올려요. 그리고 11월 20일까지 취재를 마치죠. 원고를 마감하고 2~3일 동안 디자인 작업을 하고 23일에 수정을 보고 24~25일 동안 결재를 맡죠. 그렇게 최종안이 나오면 인쇄에 들어가서 12월 1일에 발행이 돼요.

<LG화학family>는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로는 기업의 경영활동, 두 번째로는 임직원의 참여 프로그램과 교양 관련 기사다. 이런 체계적 구성과 알찬 내용을 통해 사보가 가진 역할을 효과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사보의 내용은 경영활동, 교양 관련 내용, 이 두 가지로 볼 수 있거든요. 경영활동 관련된 내용은 현재 CEO의 경영 철학과 회사의 활동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반면, 교양 관련 내용은 재미 위주로 계획해서 많은 임직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에요.

과연 사보의 역할이 뭐길래, 그는 큰 자부심을 안고 만드는 걸까? 그는 사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가장 강조했다. 다시 말해 <LG화학family>는 LG화학 내 2만여 명 임직원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보는 대외 홍보보다는 사내 임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이 강조되죠.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사내 임직원 간 소통이 굉장히 힘들어요. 기업이 클수록 팀 안에서 서로의 일을 하면서 소통이 어려운데, 그런 부분에서 사보의 역할이 필요하죠.

만남을 통해 다시 돌아본 나


<LG화학family>와 송성근 과장의 이런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그에게 사보를 담당하는 일만큼 어울리는 업무는 없었다. 2005년 경력직으로 LG화학에 입사했을 당시, <LG화학family> 담당자를 애타게 찾고 있었고, 만남은 운명적으로 이뤄졌다.

2005년 11월부터 지금까지 <LG화학family>를 담당하고 있어요. 제가 입사했을 때 팀에서 <LG화학family>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렸죠. 그 당시 무슨 일이든 배워야 했기 때문에 기왕이면 사람 만나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요.

드넓은 직장 속에서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원했던 그의 바람은 <LG화학family>를 통해 이룰 수 있었다. 많은 사람과 새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고, 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사보를 담당하면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임직원들을 많이 알게 되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실제로 지금 업무 외적으로 많은 분을 알게 되었고, 그분들과 지금까지도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어요.

그가 만남을 원했던 것만큼 <LG화학family>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만남은 그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새로운 만남은 단순히 인간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스승과 같은 역할이었다.

우선은 400호 특집 때 ‘LG화학 기네스’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특별한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월급명세서를 수집한 분도 계시고, 마라톤 지구 몇 바퀴를 도신 분 등 대단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헌혈을 280회 정도 하셨던 분이 계셨어요. 그분을 보면서 저도 배우는 점이 많았죠.

400호 취재 당시 만남 이외에도 다양한 기획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올해 만났던 현장 직원들만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자신과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자신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그분들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평소 불평불만 많았던 일상을 반성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시작한 기획 중에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기획이 있었어요. 24시간 일하시는 현장직 분들에게 힘을 실어드리기 위해 기획한 코너에요. 현장직 분들은 사무직과 달리 24시간 공장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야간 조가 있어요. 그래서 이분들과 야식을 함께 나누며 인터뷰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야근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기사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남들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셔서 많은 걸 배웠어요.

44년 최고령 사보, 그리고 최고의 사보 LG화학family


<LG화학family>는 2만명 임직원의 각 가정으로 한 부씩 배송한다. 제호에서도 풍기듯 임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 역시 LG화학이 구성원이란 걸 인식시켜주는 일이다.

보통 Work & Life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일과 일상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로 오인될 수 있어요. 이렇게 일과 일상이 분리되는 것은 회사생활을 재미없게 하는 큰 요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LG화학 family는 일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으로 일상이 즐거워지는, 즉 일과 가정이 하나 됨을 family라는 제호로 나타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죠.

가족과 같은 따뜻한 이미지 이외에도 오랜 전통, 소통의 역할, 알찬 내용, 다양한 기획 등 <LG화학family>는 자랑거리가 너무나 많다. 이 중 1968년부터 이어진 오랜 전통은 최고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며, <LG화학family>를 담당하는 그의 자부심이다.

최고령이라고 하면 나이 들어 보여서 조금 그렇지만(웃음)••• 전통 있는 사보라는 점이 큰 자부심이죠. 처음에 사보를 담당하면서 다른 사보를 보면 저희 사보보다 읽기 쉽고 재미있어요. 그때는 재미있는 사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LG화학family>는 오랜 전통 덕분에 체계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충분히 훌륭한 사보라고 생각해요.

사보는 기업을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보를 통해서만이 기업의 역사를 볼 수 있다. 1968년 탄생한 <LG화학family>는 곧 LG화학의 또다른 역사이기도 하다.

사보는 그달의 읽을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축적된다는 점이 중요해요. 사보를 노력해서 만들기 때문에, 애착은 가지만 막상 다시 읽고 싶진 않거든요?(웃음) 그러나 5년, 10년이 지나서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앨범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사보를 한 달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추억 앨범이라는 생각으로 만들거든요. 10년, 20년 후에도 LG화학에 입사하는 사람들이 사보를 통해 과거 LG화학의 모습을 볼 수 있잖아요. 회사의 역사는 오로지 사보를 통해서만 볼 수 있거든요.

사보는 기업의 경영철학을 충실하게 담고 있어야 한다. 2013년, LG화학은 ‘시장선도’가 가장 큰 화두이자 목표다. <LG화학family> 역시 그에 맞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를 통해 기업의 경영철학을 알리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내년 LG의 화두가 시장선도거든요. 그래서 시장선도 관련된 활동을 널리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맡을 계획이에요. 사보를 통해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고히 만들면서 동시에 SNS와 온라인 홍보 분야에서 남들보다 먼저 개척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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