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우비>┃네 옆에 있을 거란 희망

뮤지컬 <여우비>는 말한다. 비가 오더라도 햇빛 같은 사랑은 있고, 있을 거라고.

시작하는 연인과 오랜 연인

극 중 서대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연극배우다. 그의 앞집으로 이사를 온 광년은 그의 광팬으로, 적극적으로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옛사랑의 상처에 마음의 문을 닫은 채 그녀를 거부하던 대협은 자신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그녀를 점차 받아들이게 된다. 대협을 일명 ‘꼬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년과 자기도 모르는 새 그녀를 떠올리게 되는 대협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의 두근거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한편, 대협과 함께 사는 그의 친구인 우진에겐 친구이자 가족이자 연인인 그의 오랜 여자친구 민경이 있다. 항상 티격태격하지만 서로 사랑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그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우진이 공부를 하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통보하면서부터다. 우진의 프로포즈만을 기다린 민경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그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드는 무서운 생각, ‘그는 나를 사랑하긴 한 걸까? 나는 그를 사랑하는 걸까?’ 그녀는 사랑이 아닌 습관이 되어 헤어지지 못하는 것인지 갈팡질팡한다.

저마다 다른 사랑 방식

우진과 민경 커플의 연애는 관객에게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한다. 첫 번째로 우진은 자신이 시한부란 사실을 알고 민경을 놓아주려 하는데, 그의 사랑이 진정한 건지 비겁한 것인지 질문한다. 두 번째는 민경이 이 모든 사실을 알고도 사랑을 지속할 것인지, 아닌지 힘든 결정을 내리도록 묻는다. 극중 민경의 선택은 이별이 아닌, 그가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중요하지 않다. 민경의 선택이 언뜻 헌신적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그저 자신의 맘이 편해지려는 이기적인 사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의 선택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없다. 사실, 사랑이 그렇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니라 사랑 방식이 무지개 색깔처럼 다양할 뿐이다. 그에 대한 잣대를 대는 순간, 사랑할 자격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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