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정┃ 그리고 남은 정다정 작가와의 10문 10답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니컬한 유머 코드를 지닌 <역전! 야매 요리>의 숨은 이야기를 파헤칠 요량으로 만났다가 작가 정다정과 푹 정이 들어 수다를 떨고 나왔다. 여기에서 뒷담화는 으레 말하는 뒷담화가 아니다. 그녀가 공인 인증한, 말 그대로 ‘뒷이야기’다.

STAY FOOLISH
STAY HUNGRY
– Steve Jobs
1. 럽젠Q _ 요리 시 기본 레시피는 어디에서 참고하나요?

기본 레시피는 네이버 키친에 나온 공식 레시피를 참고해요. 일반인이 올려놓은 블로그 포스팅을 꽤 많이 살펴봐요. 한 가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레시피가 다르거든요. 그래서 두루 포스팅을 살펴보고 겹치는 알맹이가 되는 교집합 부분과 제 입맛대로 변형된 부분을 섞어서 요리를 만들어요.

2. 럽젠Q _ 작품당 요리 소재는 어떻게 정하나요?


일단 제가 먹고 싶은 요리, 그리고 스토리를 고려해 정하고 있어요. ‘화이트데이’ 편처럼 기념일과 연관해서 스토리가 나오기도 하고요. ‘족발’ 편은 제 손이 좀 족발 같잖아요. 제 손에서 모티브를 얻고 스토리를 짠 건데 왜 만들었느냐고 물어보는 분이 계셨는데••• 네, 그렇습니다.

3. 럽젠Q _ 아무리 ‘야매요리’라고 하지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올릴 수 없어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메뉴는요?

사실 모두 제 요리가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나요?(웃음) 아직 사장된 메뉴는 하나도 없네요. 저는 모든 요리를 다 쓰고 있습니다.(웃음) 하지만 음식으로 장난치는 것은 절대 아니고요. 저는 요리를 하다가 실패하는 것도 요리과정 중의 하나고, 또 요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것을 솔직히 보여 드리는 거죠. 그런 것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4. 럽젠Q _ 개그를 위해 의도적으로 지저분하게 요리한 것은 아닌지, 혹은 그런 의심을 받은 적은 없는지요?


이 질문과 관련해 댓글도 많이 달리죠. 하지만 개그를 위해서 일부러 그러지는 않아요. 휘핑하는 장면을 예로 들면요. 저는 한 손으로 휘핑하면, 다른 한 손으론 사진을 찍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서둘러 사진을 찍으려고 휘핑을 빨리하다 보니, 볼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때 든 생각이 ‘아 그럼 좋다, 내가 거품기를 들고 가만히 있으면 볼만 돌려지니까 휘핑이 되겠구나.’ 가만히 있었더니, 그게 사방으로 튄 거예요. 바로 그 상황을 찍은 거죠. 딱히 제가 유별나다기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서 자막을 붙이고 웹툰으로 만들어 보여 드리는 것뿐이에요.

5. 럽젠Q _ 좋아하는 요리사나 롤모델이 있나요?

많죠. 고든 램지 아저씨를 좋아하는데 특히 그분의 거친 면을 좋아해요. 또 영국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도 좋아해요. 약간 저랑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손으로 소금, 후추 뿌리고 뒷마당에서 바질 따와서 넣는 분이죠. 물론 그분은 저와 달리 요리를 매우 잘하지만.

6. 럽젠Q _ 작가님의 요리 중 ‘레전드’라 불리는 ‘치킨 카레’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치킨 카레’ 편이 뜨고 나서 전 거의 2개월 동안 카레를 입에 대지도 않았어요. 너무 질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전히 치킨 카레를 좋아합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고마운 요리니까요.

7. 럽젠Q _ 캐릭터가 ‘토끼’인 이유는 무엇이죠?

블로그에서 제 필명이 ‘우사미(눈이 부리부리한 일본 만화의 탐정 캐릭터)’예요 사실 별 생각 없이 지은 필명이었는데, ‘카레’ 편을 만든 후 쉬는 동안 독자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제게 들어온 질문을 모아 Q&A식 만화를 만들었어요. 그 만화에서 화자 역할이 필요했는데, ‘필명도 토끼에서 따왔으니까 토끼로 가자!’라고 해서 토끼로 만들었죠. 웹툰 작가로 활동할 줄 알았으면, 다른 것으로 했을 수도 있겠죠?

8. 럽젠Q _ 실제 요리사에게 메일이 온 적은 없나요?

셰프가 저를 채용하겠다고 메일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었고요.(웃음) 식품업체에서 협찬하겠다고 메일이 온 적은 있었어요. 또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분의 요리사가 간간이 댓글을 달아주세요. ‘나는 이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인데, 너무 잘하고 있다.’는 식의 칭찬 댓글이죠. 물론 이런 댓글보다는 ‘저렇게 지저분하게 휘핑을 안 해도 되는데’와 같은 충고성 댓글이 더 많이 달리지만요.

9. 럽젠Q _ 특별히 좋아하는 재료와 싫어하는 식재료가 있다면요?

좋아하는 재료는 양파예요. 양파는 굉장히 활용하기 좋은 재료죠. 스파게티에도, 라면에도, 어디에 넣어도 맛있어요. 반면 싫어하는 재료는 고수예요. 저번에 ‘고수요리’ 편에서 ‘고수탕’을 했었잖아요? 비주얼을 위해서 꽤 많이 넣었는데, 먹을 때 국물에서 비누 맛이 나더라고요.

10. 럽젠Q _ 지금까지 그렸던 요리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요?


블로그에서는 ‘찹쌀떡’ 편이 기억에 남네요. 이 요리의 배경음악이 아이유가 부른 <꿈빛 파티시엘>이었는데, 찹쌀떡을 조물조물 거리는 상황과 매치가 잘 되어서 기억에 남아요. 노래 가사는 ‘내가 베이킹 왕이 될 거야.’라는 그런 내용인데 현실은••• 저의 찹쌀떡이네요.

웹툰에서는 ‘멘탈붕괴 오므라이스’ 편이 괜찮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으로 제 동생이 소개된 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망친 비주얼이 꽤 훌륭했어요. 저는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데 오므라이스는 누가 봐도 ‘아, 저거 정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비주얼이었죠. 또 달걀을 뒤집기 위해 프라이팬을 들고 있던 포즈도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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