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바람을 똑바로 잡아라

21세기 현재 대학가의 새로운 풍속 중 하나인 투자. 그런데 잘하고 계십니까?

예전 부모님 세대의 첫 재테크가 은행 예금 통장과 정기 적금이었다면, 요즘 대학생들은 한 두 개쯤의 펀드 계좌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CMA 통장을 갖거나 직접 주식 투자를 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증권사는 대학생을 겨냥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모의투자 대회 역시 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찾기 어려웠던 대학의 주식투자 동아리와 연구 모임도 늘어나 대학 내의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도 같은 추세다.
이런 배경 아래 이종민(고려대 경영학과 05학번) 씨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이동 중에도 시세를 조회하는 학생도 많아졌다. 손해를 보는 경험은 부지기수다. 황인규(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06학번) 씨 역시 주식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3백여 만원 정도 투자한 끝에 20만원 남짓 손해를 봤고, 주식에 빠져 등록금까지 날려버린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지난 2000년 영국과학진흥협회에서 벌인 원숭이와 인간의 투자 대결에서 원숭이가 펀드매니저와 아마추어 투자자를 이겼을 정도로, 투자에는 정답이 없는 게 맞나 보다. 하지만 시장(市場)은 정직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대학생 투자 열풍의 현주소와 올바른 투자 접근 방식은 없을까?

대학생의 투자, ‘어디’가 아니라 ‘어떻게’다


증권 스터디 모임에서 출발해 어느덧 8년째 대학 내의 건전한 투자 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한국외대 증권투자 연구회, 포스트레이드POSTRADE 동아리 방을 찾았다. 회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모니터를 통해 시시각각 변해가는 시장 상황을 분석하는데 바빴다. 학창시절 국내에 희귀한 운동화를 모아 인터넷을 통해 팔면서 ‘투자’에 눈을 떴다는 동아리의 회장 한동엽(한국외대 영문학과 07학번)씨는 대학 내의 투자 동아리는 ‘어디에 투자할까.’를 고민하는 곳이 아닌 ‘어떻게 투자할까.’를 연구하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저희는 투자가 아닌 투기는 지양하고 있고, 소위 ‘대박’에는 관심이 없어요. 현시대를 살아가려면 세상을 경제적 관점에서 볼 줄 알아야 하고, 올바른 재무설계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대학생 때부터 최소한의 투자 상식과 철학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은행이나 증권사의 상품 하나에 가입하려 해도 그 내용과 원리를 이해하고 판단할 만한 지식은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시장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동아리에 들어오는 만큼, 올바른 가치투자를 위해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투자 동아리의 조직도는 실제 증권사나 자산 운용사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 심지어 리크루팅을 통해 신입 회원들이 선발되면, 증권사의 인턴십 과정과 같은 강도의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교육을 바탕으로 시험을 치르고, 기업 분석 발표를 하는 과정을 통과한 회원만이 정회원으로 인정된다.
포스트레이드POSTRADE는 동아리 내에 자산 운용 본부를 통해 3억 원 정도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대부분의 회원이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천 만원 이상의 투자 자금을 관리하는 중이다. 아르바이트나 과외로 돈을 모으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일부 학생은 주식 공부를 해보고 싶다며 부모님께 수업비를 명목으로 손을 벌리기도 한다.

고수가 말하는, 대학생의 투자에 대한 자세

한동엽 씨는 투자 마인드와 상식을 늘리는 방법으로 신문 스크랩을 추천했다. 세계금융위기의 시작과 끝을 군대에서 겪은 그는 2년여간 모았던 경제신문 스크랩이 하나의 경제사 책이 됐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실력이 늘었다. 특히 군대 내에서 주식 동아리를 만들고 공모전에 도전해 지난 2009년 신한금융투자 금융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국방일보에 실리기도 했다.

투자 대상을 생활 속에서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여성은, 화장품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삼을 수 있죠. 경기가 좋아질 것을 판단, 늘어날 소비재의 수요를 예상해 소비재 펀드를 찾아 가입할 수도 있겠죠. 자신이 관심 있고 잘 아는 분야일수록 투자하기 수월하고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대학에서 학생에게 재무 분야를 가르치고 있는 전문가의 견해는 어떨까? 박진우 교수(한국외대 글로벌경영대학장, 한국증권학회장)는 투자 공부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곧 기업과 시장 변화에 대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주식에 굳이 투자하지 않더라도 우선 관심만이라도 두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식을 알려면, 신문도 열심히 읽고 기업에 대해 공부하니까요. 이는 지성인으로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벌어지는 단기성 투자와 이를 부추기는 증권사의 모의투자 대회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한 번 주식에 투자하면 최소 10년은 보유하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대학생들의 투자에 대한 접근 방식도 시장을 이해하고 공부하기 위한 투자가 되어야지, 오늘 아침에 사고 내일 아침에 파는 식은 위험합니다. 현재 증권사마다 경쟁적으로 여는 모의투자 대회는 그 자체로 어폐가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3~6개월 동안 수익률로만 순위를 매긴다면, 어느 누가 건전하고 가치 있는 투자를 하겠어요? 위험이 커도 어차피 사이버 머니란 생각으로 불건전한 투기를 하기 마련이죠. 언제나 장기적인 가치 투자를 지향해야 합니다.

돈을 버는 사람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 주식과 도박의 공통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주식은 철저히 시장 환경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도박보다 학문의 영역에 훨씬 가깝다. 투자를 통해 시장경제를 공부하고, 시장경제를 통해 투자를 알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대학생의 투자 방식이 아닐까?


대학생을 위한 경제적인 눈, 증권 매거진 <POSTRADE INSIGHT> 발간
도약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 것일까? 포스트레이드의 인재들이 최근 잡지까지 창간하는 공작을 벌였다. 분기별로 제작될 이 포스트레이드 인사이트POSTRADE INSIGHT는 자본 시장을 똑 부러지게 바라보는 시선부터 금융권 취업의 날개를 달아줄 정보까지, 경제를 사정권 안에 들이는 실한 컨텐츠를 담고 있다. 투자동아리를 통한 40여 개의 대학 및 증권사에 무료 배포될 예정이며, 홈페이지( postrade.co.kr)에서 pdf 파일로 제공하는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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