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대표 미술관에서 거리 페인팅까지, 뉴욕 속 예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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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보자. 당신에게 뉴욕행 비행기 티켓이 생겼다. 들뜬 마음으로 뉴욕에서 보낼 시간을 짜기 시작한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검색하고, 주변인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만약 당신의 계획에 ‘미술관 가기’가 있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다. 뉴욕은 예술의 도시로 여행자의 발길을 끌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 노부부가 벽에 걸린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뉴욕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예술이다.

뉴욕이 예술의 도시라는 영예를 얻은 배경엔 미술관이 있다. 뉴욕엔 10개가 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 모여있을 뿐 아니라 각 미술관이 보존하고 있는 작품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 도시의 예술을 설명하기엔 미술관만으로 부족하다. 뉴욕엔 미술관이라는 틀에 담지 못한 예술이 살아있다. 거리를 메운 그래피티 아트는 눈길을 사로잡고, 지하철역에서 흘러오는 재즈는 여행자의 발길을 세운다. 미술관과 거리 예술이 공존하는 곳이 뉴욕이다.

왼쪽 사진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한 중년 남성이 예술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롱아일랜드 시티의 그래피티 거리로 벽 한 면이 그래피티로 도배됐다. 다양한 색깔로 글자와 동물 형상을 개성있게 그려놓았다. 딱딱한 사각 틀에 들어있는 작품, 그리고 길거리의 그래피티가 공존하는 곳이 뉴욕이다.

가장 먼저 뉴욕 미술관의 위엄을 느껴보자. 다음으로 실험정신을 추구하는 미술관을 만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술관이란 공간 밖에서 숨 쉬는 예술 에너지를 담았다. 뉴욕의 예술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담고 있는 현장을 살핀다.

뉴욕 예술의 최전선을 말하다, 뉴욕을 대표하는 미술관

이곳에서 미술관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권위마저 느껴지는 미술관의 위용을 느끼고 싶다면 이 리스트를 주목하자.

고대 유물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인류 예술 역사의 집대성,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다. 잿빛 색의 돌로 지어진 건물로 입구 앞에 50개 가량의 계단이 있다. 신전을 연상시키는 건축 디자인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역사는 18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의 수천 년을 아우르는 예술사를 담았다 총 3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고대 유물에서 중세와 근대를 거쳐 현대미술을 다룬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중세 미술관’의 일부이다. 가운데 그리스도를 그린 회화가 있고 양 옆에 다른 그림이 걸려있다.  중세 미술관 중 일부.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유럽 회화관’이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손 뻗을 거리에서 말을 건넨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유럽 회화관’에서 만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다 노란 밀짚모자를 쓴 반 고흐가 사선을 응시하고 있다. 뒤로 고흐의 다른 작품이 일렬로 전시돼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뉴왼쪽 사진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만난 고대 유물 가운데 하나이다. 청동색 가면으로 사람 형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대 유물로 사자상을 닮은 작은 모형 6개가 일렬로 전시돼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원전의 고대 유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중국 미술관’에 전시된 거대 불상과 벽화이다. 사람들이 불상과 벽화 곁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중국 미술관에서 만난 거대 불상과 벽화.

인류 예술사를 집대성한 곳답게 전 세계 예술을 다룬다. 한•중•일본의 동아시아 미술뿐 아니라 동•서남아시아 미술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중국 미술관에서는, 위로 2m를 훌쩍 넘는 거대한 불상 곁에 사람들이 모였다. 불상은 거대함으로 관객을 압도하다가, 온화한 미소로 마음을 녹인다. 서양 미술을 넘어 전 인류의 미술 역사를 수집해 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 예술의 보고(寶庫), 모마(MoMA | Museum of Modern Art)

뉴욕 현대 미술관 모마의 입구다. 출입문 위로 ‘The Museum of Modern Art’가 적혀있다. 아래의 자동문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나가는 중이다. 뉴욕 현대 미술관 모마의 입구.

모마(MoMA)는 현대 미술의 보고(寶庫)다. 150,000개가 넘는 현대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보유한 작품의 수가 어마어마하기에 아카이브(Archive, 기록 보관소)를 함께 운영할 정도. 앤디 워홀, 브루스 나우만 등 현대 미술사에 진한 자취를 남긴 자들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왼쪽 사진은 뉴욕 현대 미술관 모마에 전시된 앤디 워홀의 작품. 같은 그림의 통조림 캔을 4X8로 붙여 놓았다. 오른쪽 사진은 전구로 글씨를 만든 브루스 나우만의 작품. 3개의 메시지가 철사에 감겨 일렬로 늘어서 있다. 뉴욕 현대 미술관 모마에 전시된 앤디 워홀과 브루스 나우만의 작품.

이곳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현대 예술을 담기 위해 노력해왔다. 회화는 기본이고 영상•사진•건축•퍼포먼스를 넘나든다. 네모난 틀에 박힌 그림이 줄지어 선 박물관의 딱딱함을 벗어나려던 시도였다.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이 손가락으로 작품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모마는 도슨트의 설명은 물론이고 다양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미지 출처 : 모마 공식 홈페이지)

모마는 대중을 위한 미술 교육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도슨트의 전시 설명은 기본이고, 현대 예술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현대 예술을 알차게 경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모마를 떠올리자.

떠오르는 미국 예술가를 만나고 싶다면,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내부다. 관람객 10여 명이 제프 쿤스 전을 돌아보고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 내부와 관람객들.

‘당신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미국 작가를 알려줄게요.’ 휘트니 미술관의 정체성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휘트니 미술관은 세계적인 미국 작가를 발굴한 곳으로 유명하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신진 작가를 알아본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처음 주목한 곳도 이곳이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제프 쿤스의 작품이다. 반짝거리는 금속으로 만든 거대 강아지 모형이다. 높이가 성인 남성의 2배에 달하는 크기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제프 쿤스의 풍선개 <Balloon Dog, Orange>, 고작 ‘강아지’라고 피식하긴 이르다. 풍선개(Yellow)의 가격은 한화 592억에 달한다.

왼쪽 사진은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제프 쿤스의 작품들이다. 반짝이는 금속으로 만든 코끼리 모형으로 파랑, 빨강, 노랑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른쪽 사진에는 동상으로 마이클 잭슨이 원숭이를 오른 손으로 껴안고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제프 쿤스의 작품들.

올해 휘트니 미술관은 현대 미술의 거장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신디 셔먼(Cindy Sherman), 제스퍼 존스(Jasper Johns)의 회고전을 열어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올해의 주인공은 제프 쿤스(Jeff Koons)로 10월 19일까지 <Jeff Koons : A Retrospective>를 전시했다. 대중의 사랑과 채찍을 동시의 받는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실험 정신이 뛰어난 미술관들

다음으로 미술관의 위엄과 예술의 실험 정신의 경계에선 공간을 살핀다. 회화를 담는 네모진 틀을 벗어난 지는 오래 전이고 민감한 주제를 과감히 예술로 승화시킨다.

기존 미술관의 틀을 깨는 예술을 지향하다, 뉴 뮤지엄 (New Museum)

“New Art, New Ideas”. 뉴 뮤지엄의 슬로건은 이곳의 정체성을 단번에 나타낸다. 이곳에서 예술의 범위는 무한하다. 다루는 주제는 위험하리만큼 아슬하고, 다양한 장르에 담겨 관람객의 가슴을 자극한다.

미술관 뉴 뮤지엄의 외관이다. 회색 건물로 중간에 외관 디자인을 하는 중이다. 뉴 뮤지엄의 외관, 배 모형으로 외관 디자인을 하는 중이다.

9월 28일에 마친 <Here and Elsewhere> 전을 주목하자. 이 전시에서 아랍에 뿌리를 둔 45명의 아티스트가 전쟁의 실상과 가난의 처참함을 말한다. 잘 빚어낸 조형이 주는 전율은 덜하지만 그들의 뜨거운 울부짖음은 가슴 한편을 건드린다.

왼쪽 사진은 여성의 몸을 한 그림이 히잡을 쓰고 손가락 욕을 하거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가슴에 새겨넣은 작품이다. 오른쪽 사진 속 작품은 작은 빗에 사람의 머리카락이 엉켜 꽂혀있는 작품이다. 왼쪽은 아랍 사회의 정치 부패, 인권 탄압을 풍자하는 삽화 가운데 하나다. 오른쪽은 머리카락을 이용한 작가의 작품이다. 이곳에서 예술가는 자신의 거친 목소리를 자유롭게 표현한다.

뉴 뮤지엄 한 층에 4개의 스크린이 걸려있고 이곳의 작가의 메시지가 오디오와 함께 나온다.뉴 뮤지엄의 전시 중 하나로 비디오와 스크린을 활용했다.

전쟁의 현장에서 획득한 캔, 작은 벽화, 알루미늄 종이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실제 전쟁 중에 쓰인 소품들이 작품으로 나섰다.

모마(MoMA)에서 미처 채우지 못한 실험 정신을 위해, 모마 PS 1 현대 미술 센터

미국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모마 PS1(MoMA PS1)의 건물로 한쪽 벽에 ‘MoMAPS 1’라고 크게 적혀있다. 미국 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모마 PS1(MoMA PS1).

뉴욕 롱아일랜드시티(Long Island City)의 비영리 예술 공간이었던 이곳은 MoMA와 손을 잡고 ‘MoMA PS1’으로 탄생한다. “A True Artistic Laboratory”라는 명성에 걸맞게 실험적인 작품이 대부분이다. MoMA보다 규모는 작지만, 예술가의 펄떡이는 에너지로 관객의 발길을 끈다.

모마 PS1(MoMA PS1)에서 전시했던 ‘Christoph Schlingensief’전 가운데 일부로 통로를 활용하여 전시했다. 포스터, 비디오, 사진이 벽과 바닥에 특별한 규칙없이 자유롭게 놓여 있다. 모마 PS1(MoMA PS1)에서 전시했던 ‘Christoph Schlingensief’전 가운데 일부로, 통로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포스터, 비디오, 사진이 자유롭게 배치돼 있다.

왼쪽 사진에서는 TV 3대와 의자 3개가 나란히 있고 마주보는 벽 위로 작가의 사진 작품이 배치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계단과 레이저 빔을 활용해 묘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필름과 사진, 계단과 레이저 빔을 활용해 예술가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을 전시하는 특별한 규칙과 틀은 없다.

올 9월 1일까지 이곳에선 삶 자체가 예술이었던 ‘Christoph Schlingensief’의 삶을 전시했다. 종교•전쟁•정치와 같이 다루기 민감한 주제를 신랄히 요리하던 그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전시였다.

가운데 파란 쿠션이 널브러져 있다. 이 주변에 몇몇의 사람들이 걸터앉았다. 벽면에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Korakrit Arunanondchai’의 전시 중 일부.

왼쪽 사진에는 가운데 쿠션이 널브러져있고, 여기 한 사람이 들어가 누워있다. 벽에 작품 2점이 걸려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왼쪽 장면을 확대한 것으로 쿠션에 들어가 있는 사람의 윤곽이 더 또렷이 보인다. 작품 한 가운데 누워 비디오와 음악에 집중하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다.

모마PS1 전시장 1층 한복판에 사람들이 누워있다. 이 어색한 장면에 당황할 즈음 작품의 일부임을 알아차린다. 작가 ‘Korakrit Arunanondchai’는 관객이 작품을 온 몸으로 느끼길 바랐다. 푹신한 쿠션 꾸러미에 들어앉아 신비로운 선율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몽환에 젖는다. 꿈 속을 헤매는 건지 작품을 감상하러 온 건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무렵 작품과 하나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미처 틀에 담지 못한 예술 에너지

차마 미술관에 담지 못한 에너지는 뉴욕 거리 곳곳을 떠돌고 있다. 그 에너지는 이름 모를 작가의 벽화 혹은 지역 주민을 위한 아트 프로그램으로 완성됐다.

쓰레기 처리장에서 전시공간으로, 전시공간에서 지역 사회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소크라테스 조각공원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이곳은 1986년 예술 공원으로 태어난다. 작품을 제작하고 선보일 여건이 마땅치 않은 조각가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이트에 정식 등록하면 누구나 이 공원에서 작품을 만들고 전시할 수 있다. 100평 남짓한 잔디밭 한쪽엔 조각과 씨름하는 작가가 다른 한쪽엔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예술가와 관객 그리고 예술 공간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의 전시 기록이다. 총 3개의 전시 썸네일의 작은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다.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에서 열렸던 전시들 (이미지 출처 :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 공식 사이트 socratessculpturepark.org)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에서 누군가 조형물을 제작하고 있다. 누군가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 한 쪽에 조형물을 제작하고 있다.

이곳은 신진 조각가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의미 있는 공원이다. 소크라테스 조각공원은 지역 사회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매년 ‘연날리기 행사’, ‘자전거 퍼레이드’로 주민 간의 친목을 도모한다. 요가나 요리강좌를 들으러 주말 공원을 찾는 사람도 상당하다. 그 가운데 조형물 만들기 강좌가 가장 인기 있다. 이 강좌를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간단한 가구나 조형을 만들 수 있다.

왼쪽 사진은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에서 열린 연 날리 행사의 일부로 공원 내부에서 20여 명의 어른, 아이가 연을 날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의 아트 메이킹 수업 사진이다. 선생님 주변에 성인과 청소년이 둘러 앉아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 연 날리기와 같은 연간 행사를 열어 지역 주민이 만날 장(場)으로 역할한다. 조각 공원답게 예술 강좌는 필수! 매 강좌는 조기 마감된다 하니 욕심이 난다면 서둘러야 한다. (이미지 출처 :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 공식 사이트 socratessculpturepark.org)

재야의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실험 예술의 가능성, 화이트 박스
뉴욕 소호에 위치한 화이트 박스의 모습이다. 왼쪽 상단은 화이트 박스 건물을 멀리서 찍은 사진이다. 왼쪽 하단은 화이트 박스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문구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White Box, Art center’라고 적혀있다. 오른쪽은 화이트 박스를 45도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뉴욕 소호 골목에 위치한 화이트 박스. 작은 공간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화이트 박스는 비영리 공간으로 아직 세상에 발을 내딛지 못한 지역 아티스트에게 전시 기회를 주는 공간이다. 전시의 주인공은 뉴욕 차이나타운(Chinatown), 로어 이스트 사이드(Lower East Side)와 첼시(Chelsea)의 아티스트가 주로 맡는다.

화이트 박스 ‘Coded After Lovelace’ 전시장의 모습이다. 왼쪽은 전시장 전경으로 7평 남짓의 공간에 7개의 전시물이 띄엄띄엄 놓여 있다. 오른쪽 상단은 비디오와 인체의 모션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오른쪽 아래는 소리와 시각 그리고 비디오를 활용한 작품이다.화이트 박스에서 9월 2일까지 <Coded After Lovelace>전이 열렸다. 7명의 아티스트들이 기술과 예술에 대해 고찰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기부로 운영되기에 공간을 홍보할 재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의 독특한 기획과 실험적인 전시로 예술계에 입소문을 타면서 2009년 국제 아트 비평가 협회로부터 “Best Group Show” 부문에 임명되는 기회를 얻었다. 화이트 박스에서 주제와 장르의 제한은 없다. ‘저소득층의 주거’ 혹은 ‘여성 감옥’과 같이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가 하면 전시 공간이 현대 무용 극장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기성 미술관에서 보기 힘든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제되지 않은, 그러나 자신의 에너지에 충실한 거리의 예술

그래피티 아트와 거리 공연은 뉴욕 골목 곳곳에서 당신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거리 예술은 즉흥성이 매력이다.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르는 재미가 있다. 때론 뉴욕 거리를 정처 없이 걸어보자. 미술관의 관습에서 느끼지 못할 긴장감과 생동감을 느낄 테니 말이다.

뉴욕 곳곳에서 그래피티 아트를 만날 수 있다. 왼쪽은 벽에 칠한 노란 그래피티다. 파랑, 청록, 분홍으로 글씨가 새겨져 있다. 오른쪽은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현장을 포착한 사진이다. 빨간 배경에 ‘We Own The Future’라는 메시지를 건물 꼭대기에 새기고 있다. 뉴욕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그래피티 아트. 오른쪽은 한 건물에 그래피티를 작업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지금까지 뉴욕 예술의 다양함을 보았다. 인류의 궤적을 꼼꼼히 따른 거대 박물관부터 지역 예술가를 위한 작은 대안공간까지 살폈다. 부르는 게 값인 작품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누군가의 거리 그림을 만났다. 때론 지루하게 느껴지는 예술의 고상함과 불편한 메시지로 장르를 허무는 예술의 자유로움을 경험했다.

뉴욕에서 미술관의 안과 밖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어디서든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이 만남은 롤러코스터보다 변화무쌍하다. 미술관 한가운데 수백억을 호가하는 작품에 입이 벌어지다가도 거리 버스킹의 리듬에 몸을 맡길 수 있으니 말이다. 튼튼한 두 발과 즐기려는 마음만 있다면, 시원하게 오르내리는 뉴욕 예술을 맛볼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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