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꿈 같은 공간, 하이라인 파크

뉴욕의 오래된 기찻길, 하이라인은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문제가 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의회 공청회에서 하이라인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일은 불가능한 몽상이라는, 한 부동한 지주의 말에 어맨다 버든은 이렇게 말했다. “꿈을 꾸는 게 언제부터 나쁜 일이 되었죠? 이곳은 꿈으로 건설된 도시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꿈을 좇아야 합니다. ”(『하이라인 스토리High Line: The Inside Story of New York City’s Park in the Sky』 중) 그렇게 좇은 꿈이 결국에는 현실이 되어 2009년 6월 8일, 하늘 위의 공원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가 탄생했다.

하이라인 파크의 모습.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으며 양 옆으로는 나무와 꽃들이 우거져 있다. 멀리에는 뉴욕의 여러 건물이 보인다.

꿈 같은 이야기, ‘하이라인 스토리’

하이라인 파크의 모습.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으며 양 옆으로는 나무와 꽃들이 우거져 있다. 멀리에는 뉴욕의 여러 건물이 보인다.하늘 위의 공원이자 고가 철로 위의 공원인 하이라인 파크. 옛 고가와 야생화가 어울리지 않음 속에서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30년 넘게 내버려졌던 고가 철로가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도시의 골칫거리를 도시의 명소로 변화시킨 주역은 바로 그곳에 사는 시민이었다. 고가 철거를 위한 공청회에서 만난 조슈아 데이비드와 로버트 해먼드는 고가를 철거할 것이 아니라 잘 가꾸어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둘의 의지와 시민의 노력이 더해져 하이라인은 도시의 흉물에서 시민에게 여유와 안락함을 주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로버트 해먼드는 1999년 하이라인을 철거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이라인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커뮤니티 위원회를 만들었고 그곳에서 조슈아 데이비드를 만났다. 둘은 철거가 아닌 ‘우리와 다른 시대의 산업 유물 위에 올라서 여기저기 거닐어보는 근사한 일’을 상상했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하이라인 구조물을 보존하기 위한 커뮤니티 ‘하이라인 친구들’을 공동 창립했다.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둘의 노력은 점차 성과를 거두었고 에드워드 노턴, 마사 스튜어트 등 유명인사가 함께했다.

‘하이라인 스토리’ 책 표지. 연두색 표지 위에 하이라인의 모습이 조그만 창처럼 그려져 있다.하이라인 파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하이라인 스토리High Line: The Inside Story of New York City’s Park in the Sky』.

하이라인 파크가 탄생하기까지는 둘의 노력과 더불어 항상 시민의 힘이 함께했다. 사진작가 조앨 스턴펠드는 하이라인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 『하이라인을 걸으며Walking the High Line』를 발간했다. 2003년에는 ‘하이라인 친구들’이 주최한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에 36개국의 720점의 작품이 참여했고, 이어 2004년 설계 공모전을 통해 최종 설계도가 선정되어 ‘단순하게, 야생 그대로, 조용히, 천천히’라는 가치 아래 서서히 하이라인 재탄생 계획이 진행되었다. 2006년 4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었고 2009년 6월 8일 마침내 하이라인 1구간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도시와 시민에게 더욱 편하고 친숙한 공간이 되기 위해 하이라인 파크는 여전히 진화중이다. “불가능한 일을 맡아 해낸 보잘것없는 두 사람”, 한 기자는 조슈아 데이비드와 로버트 해먼드를 이렇게 표현했다. 보잘것없는 두 사람과 도시를 아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하이라인은 없어져야 할 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곳으로 거듭났다.

야생화와 함께 걷는 공중철도 정원, 하이라인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원의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와 꽃, 아름답게 꾸민 연못과 분수, 공원을 따라 난 길을 따라 열심히 달리는 사람, 흔히 공원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모습이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기존 공원 풍경의 틀을 깬 곳이다. 고가 위를 걷고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높은 빌딩이 있다. 철로 위에서 바라보는 뉴욕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과거 방치되었던 철로의 곳곳은 야생화로 가득 메워졌다.

하이라인 파크의 전경. 위 사진은 야생화로 뒤덮인 하이라인 길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 사진은 하이라인 파크 위에 서서 촬영한 사진으로 해바라기 사이로 뉴욕의 큰 건물들이 보인다. 나른한 오후 내리쬐는 햇살과 하이라인을 따라 고개를 내민 야생화와 함께 걷다 보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하이라인 파크의 다양한 모습들. 알록달록한 조형물이 놓인 길을 사람들이 걷거나 계단 형태의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벤치에 노부부가 앉아 있는 모습 등이 보인다. 계단식 좌석부터 벤치까지 하이라인 곳곳에 설치된 휴식 공간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걷고 또 쉬며 충분한 여유를 만끽한다.

하이라인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뷰 포인트 찾기

뉴욕 하이라인 파크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걸어도 된다. 뉴욕 시내의 새로운 모습도 보고, 중간중간 휴식도 취하고 여행객을 위해 마련된 기념품점에 들러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벤치, 계단 어디에든 앉아 뉴욕의 햇살을 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45마일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일상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벤치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사람,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며 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을 공원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하이라인은 도심 속에 자리한 소중한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10th 에비뉴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계단식 쉼터의 모습. 이처럼 하이라인 곳곳에는 뉴욕 시내의 전망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휴식까지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두 사진 모두 하이라인 파크 어딘가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위 사진은 좀 더 위쪽에 위치한 건물들이 올려다보이는 사진, 아래 사진은 아래쪽에 위치한 건물들이 내려다보이는 느낌의 사진이다. 하이라인에서 바라본 뉴욕 시내의 전망. 하이라인을 찾는 이들의 또 다른 재미는 자신만의 뷰 포인트를 찾는 것이다. 자신만의 뷰포인트에서 뉴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이라인 파크에 마련된 물놀이 장소. 얕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다. 하이라인은 아이들에게는 도심 속 거대한 놀이터다. 새롭게 생긴 수경시설 덕분에 더운 여름날에도 맨발로 공원을 걷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009년 6월 8일, 1차 구간이 완공되어 시민에게 개방된 이후 하이라인 파크에는 현지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34번가까지 구간이 완공되면 비로소 뉴욕의 하이라인은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아무도 찾지 않았고, 그저 도시의 흉물, 천덕꾸러기, 애물단지로 취급되던 1.45마일의 화물용 고가 철로. 더 이상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현지인에게도 뉴욕을 찾는 여행객에게도 미움받는 공간이 아니다. 공원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 하이라인 파크는 뉴욕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하이라인 파크에 마련된 물놀이 장소. 얕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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